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 그들의 빛나는 재능과 협업하여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면? 난민들의 재능에 기회를 주고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회적 기업 모델 ‘내일의 커피’를 소개합니다.

 

 

 

 

내일의 커피는 총 318개 팀이 등록한 '위키서울(서울시 사회적경제 아이디어대회)'에서 선정된 46개의 팀 중, '난민 지원 프로젝트' 이름으로 선정이 된 프로젝트입니다. 난민들의 다양한 재능과 지속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한 공간과 프로젝트로, 위키서울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를 통해 최우수 팀 중 하나로 선정되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로 난민들과 함께 하는 밝은 내일을 꿈꾸는 내일의 사회적 기업가 문준석 씨, 디자이너 박정원 씨와 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1. '내일의 커피'에 대해 자세한 소개 부탁드려요.

 

'내일의 커피'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난민들의 재능을 기반으로 꾸려가고자 하는 사회적 기업 성격의 카페로, 현재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 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많은 난민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카페를 통해 그들이 그냥 공장에서만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비스업, 예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내일의 커피'라는 이름은 난민들의 내일, 우리 사회의 더 건강하고 밝은 내일을 위한 커피를 마시자는 의미에서 짓게 된 이름입니다.

 

 

  

 

2. 우리 나라에도 아프리카 난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생소해요. 어떻게 함께 하는 일을 구상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난민이란 인종, 종교,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기존 거주지를 떠나 국외 또는 다른 지방으로 탈출한 사람들을 말하며 전 세계 약 4,52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거주하기 위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은 2013년 기준 6천 6백 명이 넘습니다. 그중 377명만이 난민인정을 받았죠. 이는 OECD 가입국 중 난민 인정률 최하위를 기록하는 안타까운 수치이기도 합니다. 낮은 인정률만큼이나 한국사람들은 난민이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지, 난민들이 한국에 살고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상당수에요. 이처럼 한국인들의 난민에 대한 낮은 인식과 편견으로 인해 난민지위를 인정받더라도 한국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6년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아프리카 난민 가정들과 놀이공원, 찜질방, 한강변 수영장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난민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난민 어머니, 아버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다니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렇게 6년을 함께 지내며 가까운 친구로 지내다 보니, 난민들의 생활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근본적으로 한국사회의 시선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국사회에서 난민들은 취약계층으로도 인정을 못 받거든요. 제가 아는 난민 친구들은 재능도 많고 무서운 사람들도 아닌데 본인의 재능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답답한 마음이 들었죠. 아내와 이런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어느 날엔 문득 그런 장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카페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면서 음식, 음악, 인테리어, 상품판매 등 고객들과 다양한 접점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문화적인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고요. 난민들과 함께 운영하는 카페를 오픈한다면 한국사회와 난민들 사이에 소통의 역할도 하고 그들의 숨겨진 재능을 보여줄 다양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금씩 그러한 생각들을 실행에 옮겨가고 있습니다.

 

  

  

 

3. 내일의 커피에서 난민들의 재능과 협업하여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영역과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우선, 아프리카 난민 바리스타들이 만드는 특유의 커피, 디저트 그리고 카페 내에서 판매할 디자인 상품들이 핵심입니다. 내일의 커피를 찾는 고객들이 이러한 것들에 만족하고 타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메뉴, 디자인 상품들과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해주신다면 그것이 곧 난민들도 충분히 다양한 영역에서 본인들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증명이 될 것이고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성과를 보고 '내일의 커피'가 아닌 다른 커피전문점들, 디자인 상품 판매처, 다른 기업들이 그들을 고용하는 일들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그러한 기회들이 쌓여갈 때 자활이 녹록하지 않은 한국사회의 현실에 낙담해 있던 난민들이 더욱 의욕과 희망을 품고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겠죠. 난민들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 가장자리에 놓인 소외계층들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면 난민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그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에게도 더 건강한 내일을 꿈꿔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4. 얼마 전에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진행되었고, 반응은 어땠나요? 

 

내일의 커피 팝업카페는 위키서울 참가자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를 얻어 오픈하게 된 일일 행사였습니다. 사실 '팝업카페'는 일종의 테스트였습니다. 제가 구상해오던 '내일의 카페'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지, 그 의미에 선뜻 동참해줄 수 있을지,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커피와 베이킹이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난민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지 걱정도 되었고요.

 

그래서 제 친구인 아프리카 난민들 중 몇몇과 디자인, 홍보영상 등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친구들과 함께 한 달 동안 함께 '팝업카페' 오픈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준비 기간이 그리 길진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준비 기간은 2주 정도였던 것 같아요. 한 번도 커피를 직접 내려본 적 없는 난민 어머니들에게 핸드 드립 커피를 알려주었는데, 행사 당일 60여 명에 달하는 초청객들에게 균일한 맛으로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연습하는 기간으로는 많이 짧았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어머니들의 의지가 강했고, 그동안 일해왔던 방식과는 달리 서비스 직종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이 즐거워하고 신기해했습니다.

 

함께 레시피를 여러 가지로 변형해가며 디저트 메뉴도 만들어보고 디자인 상품을 함께 준비하면서 '내일의 커피'가 현실화됐을 때에 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질 거란 생각에 설레기도 했어요. 팝업카페 당일 초대했던 사람 중 대부분이 참석해주셨고 설문을 통해 커피와 디저트 메뉴의 맛, 전반적인 카페 분위기와 디자인 상품들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모은 결과,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이 한국에도 아프리카 난민들이 살고 있고 그분들이 이처럼 다재다능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놀라워했죠. 실제로 카페가 오픈하면 꼭 방문하고 싶다고 밝힌 분들과 그날 전시한 샘플 상품들을 나중에 직접 구매하고 싶다고 밝힌 분들의 비율도 높게 나왔어요. 팝업카페의 성과에 힘입어 위키서울에서도 최우수 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5. 난민들의 그림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내일의 커피의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문화 상품들도 흥미로워요. 디자인 컨셉트와 구체적인 협업 과정이 궁금해요.

 

(디자이너 박정원 씨) 아프리카에서 온 난민작가들은 특별한 요구나 지시 없이 그냥 그림을 그려도, 한국에서 교육받고 한국의 자연이나 도시 속에서 살아온 우리와는 다른 색감과 형태 감을 갖고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그분들의 그림을 보고, ‘잘 그렸다’, ‘못 그렸다’를 떠나 우리와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다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 그림에서 조금만 리 터치를 하면 상품화했을 때 색다르면서 재미있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난민 여성 5~6분이 모여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고 저는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 정도만 알려드렸어요. 그때 그린 그림 중에 하나를 발전시켜 지금의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난민들 중 한 명이 그린 그림을 패턴으로 재조합한 디자인
 

  

기본 모티브 중 부분만 떼어내 반복하거나, 모티브를 다 분해해 다시 재조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패턴을 만들었고 이 패턴들로 원단을 찍어내 쿠션이나, 앞치마 등을 만들었어요. 그릇에도 넣고요. 난민들도 다들 각자 잘하는 것이 있어요. 미술에 재능이 있는 분이 있어서 그분이 그린 그림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패턴이나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의 커피가 잘 되면 저도 난민작가분과 더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6. 내일의 커피를 통해 꿈꾸는 내일이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팝업카페를 통해서 가능성을 확인해봤으니 이제부터 실제적인 창업을 준비해야죠. 해야 할 일이 참 많네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업이 잘되는 건 아니니까요.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해가며 올해 안에 '내일의 커피' 매장을 오픈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내일을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통해 다른 커피전문점들, 디자인 상품 판매처, 다른 기업들이 그들을 고용하는 일들이 생기길 기대한다는 문준석 씨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카페의 공간으로 첫발을 내딛지만, 난민들의 재능과 다양한 영역에서 접점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문화적인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역할을 제시하는 내일의 커피가 만들어갈 내일이 기대됩니다. :-)

 

 

사진 제공 : 문준석, 박정원


 

by 해달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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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