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벌컥 들이키고, 음료수인 줄 알고 목을 축이고…’

그들이 마시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옆집 아가씨가 제초제를 마셨어요. 언니와 심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충동적으로 병을 집어들었는데 그만…흠,

농약을 마신겁니다. 아가씨는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어요. 그 때 이 노란 상자만 있었더라면…“


강원도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 이 마을에서 60년 넘게 살아온 이광우(67)씨가 전하는 말이다.

어르신댁을 방문했을 때 이 노란상자는 지하창고에 얌전히 자리잡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 주민인 이광우씨 자택 내부에 설치된 농약안전보관함



손님은 이 상자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양양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사회복지사 심솔씨다. 심솔씨가 노란상자를 열자 그곳엔 가지런하게 농약병이 종류별로 분류돼 있었다.


“어르신, 참 잘 정리해 놓으셨네요”


칭찬에 머쓱해 하시던 어르신이 노란색 상자에 손수 적어 붙여 놓은 글귀를 보여준다.


“내가 이 상자를 받아들고 처음 한 일은 ‘잠깐! 사랑이 꽃피는 우리집!’ 이란 글귀를 적어 놓는 일이었어요. 옛날 옆집 아가씨가 생각나서요. 그 땐 정말 농약병들이 집안 구석구석 마구 뒹굴고 다니다 보니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위 문구는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어르신의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일단 일이 벌어지면 되돌이킬 수 없으니 꼭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뜻이란다. 이광우씨는 이 보관함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고 마을 전체가 안전해졌다고 설명한다.

노란색 상자는 정확히 말하면 농약안전보관함이다. 우리나라 농약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농약은 농촌에서 어르신들의 자살 수단으로 가장 흔히 쓰인다.



양양군 정신건강증진센터 담당자가 농약보관함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농약안전보관함 설치운동은 이같은 사회문제를 개선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자는 취지에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손잡고 벌이고 있는 ‘생명사랑 녹색마을’ 운동의 하나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경기,충청,강원 등지에 2,395개의 농약보관함이 설치됐고, 올해에도 전북, 강원, 경북 3개도 53개 마을에 1,900개의 농약안전보관함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음독자살률 ’0′의 기적

농약안전보관함이 생긴 마을에는 기적이 일어났다.




단지 상자하나를 만들어 놓았을 뿐인데 ‘자살률 제로(0)’라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해 평균 16건의 음독사고가 발생했던 강원도의 경우에도 농약안전보관함이 설치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해 담당자에게 물으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담당자는 “ 자살과 같은 정신건강문제는 그 해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통된 점은 불통에서 오는 것이라고 봅니다. 농약보관함설치는 여러 가지 작용을 하지만 소통이 가장 큰 목적이죠. 월 1회씩 농약보관함을 매개로 만나면서 잘 계신가? 안부를 묻고 자식문제, 경제적 문제 등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이 더 큰 예방효과라고 봅니다. 어찌보면 큰 효과를 봤다기 보다는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죠. 자살이 많은 나라가 비정상 아닌가요?”



지난해 9월 열린 농약안전보관함 현판식 <사진제공: 양양군 정신건강증진센터>


농약을 안전하게 보관했다고 해서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관함의 갯수 보다는 관리가 중요하고, 관리란 농약병의 안전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서로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마을 이장님이나 부녀회장, 노인회장님과 같은 분들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모니터링을 하는 담당하는 사람과 주민간에 유대감을 싹트게 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서면 공수전리 신원섭 이장댁에 가보니 열쇠가 한뭉치 보관돼있었다. 이 마을에 설치된 농약보관함 비상열쇠다.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 설치해놓은 보관함의 열쇠를 잃어버렸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옛날엔 관리가 정말 엉망이었죠. 그동안 농약병들은 창고. 집안 말고도 마을 여기저기에 널리 방치돼 있었으니까요. 보관함을 통해 마을이 서로 안전을 지키는 환경으로 바뀌자 인근동네에서도 농약안전보관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생명사랑 녹색마을’로 선정된 마을은 농가에 농약안전보관함이 배포되고 해당 지자체의 보건소와 정신보건센터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마을을 직접 찾아 사용실태를 모니터링 한다. 이와동시에 농촌 주민들의 건강과 정신상태, 심리상태도 함께 체크하고 있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련기관으로 바로 연계해드리기 위함이다.


“양양 오면 산다더라!~”

마을 주민들을 한데 묶고 교류하는 중요한 장소는 마을회관이다. 마을회관을 찾았을 때 입구에 먼저 커다란 보관함이 눈에 들어왔다.



서면 공수전리 마을회관에 설치된 폐농약용기 수거함


다 쓴 농약병을 수거하는 폐농약병수거함이다. 병에 묻은 잔류 농약에 따른 환경오염을 막기위해 마련된 것이다. 빈 농약용기는 1킬로그램에 유리병은 150원, 플라스틱은 800원, 봉지는 2760원이다. 이렇게 마을에서 분리 배출된 폐용기들은 한국 환경공단에서 수거한 뒤 , 해당 마을주민들에게 수거비를 돌려준다. 주민들은 폐농약용기류 수거함으로 안전도 지키면서 적게나마 부수입도 챙기는 셈이다.


마을회관 안에서는 각종 정신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양양군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경우, 지난해 11월엔 마을회관에서 자살예방 스트레스 관리방법 교육이, 여가시간이 많은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노래교실, 과자만들기, 가방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는 프로그램별로 20만원의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지자체가 주민들의 자살예방을 위해 하드웨어를 마련해주었다면 이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은 바로 주민들이다. 그 예로 양양군에 가면 ‘양양 산다라’를 만날 수 있다.

‘양양산다라’는 이장님을 비롯해 부녀회장, 노인회장, 복지관 독거생활관리사등 20명으로 꾸려진 생명지킴이단을 일컫는다. ‘ 산다라’는 순 우리말로 ‘굳세고 꿋꿋하다’는 뜻이란다.




양양 산다라들은 두달마다 마을회관에서 농약관리함 보급과 관리 방법뿐 아니라 심폐소생술, 자살위험증후군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다. 이를 통해 우울증을 앓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이웃을 발견하면 보건소로 연결시켜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활동으로 생명지킴이 ‘양양산다라’는 지난해 10월 춘천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열린 ‘2014 생명지킴이 발전대회’에서 18개 시군 중 우수사례상을 수상했다.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생명지킴이단 모니터링 현장. <사진제공: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현장 모니터링을 나온 보건소 직원들은 양양산다라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저희는 이 생명지킴이단을 그냥 이렇게 불러요. ‘양양오면 산다더라~’라구요. 교육이 있을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고 날이 궂거나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이웃집을 돌며 챙겨주시는 그분들의 이웃사랑이 자살이 높던 마을을 자살청정마을로 변화시킨 일등공신이 아닐까요?”


양양군 정신건강증진센터 _ 033 -673-0197,(http://blog.naver.com/diddid0197)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http://www.lif.or.kr/renew/)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블로그: (http://blog.naver.com/life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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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나미 이로운넷 리포터

사진: 강승원 사진가


이 글은 사회적기업들과 함께 만드는 ‘대안경제 미디어’ 이로운닷넷의 동의를 얻어 발행합니다. (기사 보기)


Posted by slowalk

직접 나무를 베어다가 톱질을 하고, 망치질을 하고, 사포질을 하며
탁자와 침대 그리고 집까지 뚝딱뚝딱 만들곤 하시던 푸근한 인상의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십니다.





혹시 이분이 누군지 알고 계시나요?


바로 1976년,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이었던 지미카터입니다.


재임 당시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지탄을 받았고, 연임에도 실패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엔 미국 역사상 가장 빛나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존경받고 있죠.
그가 이처럼 아이러니한 평가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의 화려한 업적보단 퇴임 후, 그가 보여준 소탈한 모습 때문입니다.
땅콩농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직접 만든 가구들을 경매를 통해 팔아, 자선활동에 기증하며,
카터재단을 만들어 독재국가의 선거 감시 활동, 제3세계 질병 및 빈곤 퇴치 운동, 분쟁지역 평화 중재 활동,
그리고 사랑의 집짓기인 해비타트(Habitat) 운동 등을 활발히 펼쳤습니다.

전 대통령이었던 그가 평범한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허름한 곳에서 밥을 먹고 망치질하는 모습,
대통령이라는 감투를 벗은 지 오래지만 그 위용과 명예를 닦아 더욱 빛을 내고있는 그의 노력이
그를 실패한 대통령에서 성공한 리더 탈바꿈시킨 것이죠.



우리나라에도 퇴임 후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셨던 분이 계십니다.
지금은 저 하늘나라에서 온화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계실 노무현 전 대통령.
그러고보니 두 분은 닮은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리아빠가 되어 쌀농사를 짓고, 신나게 논 썰매를 타고, 손녀들을 자전거 뒤 캐리어에 싣고 여유롭게
동네 길을 달리는 그의 모습에서 또 다른 인간 노무현을 보았습니다.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한 그리고 자유로운.


한 사람은 땅콩농부의 아들이었고, 또 한 사람도 저 멀리 시골 출신. 혜성처럼 정치권에 나타나 50대라는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되었고, 두 분 모두 인권운동에 남다른 열정과 고집스런 정치철학을 가지셨습니다.
그리고는 "경제적으로 무능하다"고 평가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었구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시고 고향, 봉하마을으로 돌아가 친환경농법으로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만들고자 했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고, 오리우렁이의 힘을 빌려 자연농업을 실천해, 생태계도 살리고 또,
그런 친환경 쌀을 먹고 건강해지는 국민들을 보고 싶으셨던 것이죠.








이런 농법은 다소 품이 많이 드는 단점도 있지만, 잡초와 벼물바구미, 진딧물 등 해충을 먹으며 자란
오리의 배설물이 자연스럽게 땅의 기운을 높이고, 농약으로 인한 위험도 피할 수 있구요. 또 넒은 논둑이
오리 사육장이 되어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게 하는 마법같은 일이게에, 뜨거운 태양아래서
그는 밀짚모자를 쓰고 오리들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여의도 면적의 66배에 이르는 논과 밭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들판의 생명들도 집을 잃어 죽어가고 있구요. 농약과 오염으로 개구리와 메뚜기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죠.



지구의 환경오염 중 수질오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그 중 농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아주 높습니다.
농업의 수질오염은 화학비료나 유기화학농약이 그 주범이죠. 그렇다면 친환경농업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 만을 사용하기에 푸른 지구를 살리는 최고의 방법이겠죠?. 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서 국민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랍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먹을거리 사고가 연일 뉴스에서 터져나오고,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먹을거리의 문제로
국민들이 충격을 받아 친환경 농산물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 가족 내 몸 건강을 위해
먹거리를 고민하고 챙기는 것이 절대 사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가야만 합니다.



정직하고 진심어리게 푸른 농산물을 길러내고,
소비자는 그 진심을 믿고 푸른 농산물을 맛있게 먹어주는 일. 
이제 우리가 노대통령님의 마지막으로 소망이였던 '푸른농촌'을 향해 걸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그분은 안타깝게도 농촌이 푸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시지 못했지만,
그분의 뜻을 따르는 우리의 모습이 하늘에 계신 그분의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다시 드리우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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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