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워크 CEO 권오현,

제4회 휴먼테크놀로지어워드 특별부문 최우수상 수상


(오른쪽이 시스) 


휴먼테크놀로지어워드 시상식은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한 행사입니다. 디지털 기술을 똑똑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사용자 주권을 강조하며, 인간중심적이고 사람 친화적인 기술을 발굴하고 개발하도록 독려하며 평가하는 독창적인 시상식이죠.


특별부문 최우수상은 사람친화적인 기술에 기여한 주체나 조직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가 뛰어난 기술을 만들고 운영한 주체에게 주어집니다. 시스는 개인으로서는 최초로! 특별부문 수상자가 되었네요. 디지털 환경에서의 민주주의와 사회 참여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정보기술 플랫폼, 콘텐츠, 커뮤니티로 현실화해 각 영역에 민주주의 문화를 확산 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죠.


한편으로는 ‘창의적이고 영감을 주는 솔루션을 통해 조직과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고, 이러한 변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슬로워크의 미션을 지속적으로 추구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럼 시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왔는지 살펴볼까요?^^


  • 우선 개발자 및 기획자로서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온라인 공론장인 아고라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회적인 의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죠.


(아고라 메인 페이지 캡처)


  • 다음으로는 국내 온라인 정치토론 공론장 빠띠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 개개인이 관심 두는 분야나,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회 이슈에 개입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네 개 종류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공론장을 만들었죠. 관련 툴킷을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빠띠 메인 페이지 캡처)


빠띠는 또한 서울시의 시민 정치 참여 플랫폼 민주주의서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 곳곳에 민주주의 문화를 퍼뜨릴 뿐만 아니라 제도,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합니다. 현재 슬로워크의 가족 회사죠.


  • 시스는 프로젝트 정당에도 참가했습니다. ‘나는알아야겠당’과 ‘우주당’이 그것이죠. 정치라는 것이 직업 정치인이나 정당에게만 배타적으로 주어진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시민들도 디지털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나는알아야겠당은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목표로 한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입니다. 현재 법안선택 참여는 18,884건, 당원은 833명, 게시글은 753건입니다.

(나는알아야겠당 메인 페이지 캡처) 


‘우주당’은 같은 아젠다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해당 이슈가 해결될 때까지 결속했다가 해결되면 자유롭게 해산하는 정당입니다.


정말 여러가지 활동을 했는데요. 그 중 하나는 주요 시위 지역인 서울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 지도 맵핑을 한 일입니다. 독일, 폴란드, 태국, 미국 등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17년에는 ‘특검시한 연장을 위한 서명' 및 시민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시민 행동 중 하나는 정치인에게 소셜 미디어로 메시지 남기기였고요. 6만 2천명 넘는 시민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우주당 메인 페이지 캡처)


아, 놓쳐서는 안될 사실 하나 더! 슬로워크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오픈 아카이브’도 이번 휴먼테크놀로지어워드 사회공공부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짝짝)



(시상식 엠블럼도 사실 슬로워크가 만들었답니다~^^ 악수하는 두 사람의 형태로, 악수하는 두 손을 픽셀로 표현해 사람과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사람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형상화해 시상식의 취지를 드러냈습니다)


슬로워크 CEO 권오현은 “시작할 때 다른 분들이 저를 아끼는 마음으로, ‘고생할 것 같으니 시작하지 말라'고 했는데, 요샌 그래도 좀더 해도 되겠다 싶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습니다^^ 네, 사람을 위한 기술은 계속됩니다. 쭉-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18 수상작>


대상

- 한국야쿠르트 ‘코코'


이용자 부문 최우수상

- SNU 팩트체크 이용자 부문 우수상 - (주)카카오 찾아가는 코딩교실

- BLUEnLIVE 구라제거기

- SK텔레콤 Big Data Hub


사회·공공 부문 최우수상

-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사회·공공 부문 우수상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 여성가족부 디지털 성범죄 종합지원 서비스

- 보건복지부 어린이집 정보공개 포털


특별 부문 최우수상

- 슬로워크 CEO 권오현




정리 | 오렌지랩 테크니컬라이터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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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제주에 가게 되었나

슬로워크 생산성 엔지니어로 들어온 지 넉 달. 그동안 일을 하며 끊임없이 고민되던 것이 있었다. 바로 같은 팀에 시니어 엔지니어가 없다는 점. 내가 속한 오렌지랩에는 개발자가 나 혼자다. 시니어 엔지니어가 없더라도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동료 개발자가 있다면 서로 실패와 성공의 경험도 나누고 노하우도 전수받으며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 팀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다른 팀에 이런 이야기를 나눌 개발자가 많긴 하지만, 겹치는 업무가 별로 없는 데다 각자 맡은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 피드백을 요청하기가 조심스러웠다.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이 깊어갈 때쯤, 오렌지랩의 리더인 펭도님이 슬로워크의 대표이자 개발자 선배이기도 한 시스님과의 면담을 제안해주셨다. 내가 원하는 개발자의 모습은 어떤지, 좋은 개발자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 시스님이 외부 개발자를 많이 만나볼 것을 추천해주셨다. 슬로워크와 한 가족인 빠띠의 달리님이 그중 한 명이었는데, 마침 빠띠에서 진행 중인 3주짜리 코딩캠프의 마지막 주차를 함께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아니, 다른 개발자들과 코딩캠프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무려 제주도라니! 고민할 필요가 뭐 있겠나. 바로 가겠다고 했다.


(용눈이 오름)


코딩캠프는 월요일부터 시작이었지만, 나는 이틀 전인 토요일에 비행기를 탔다. 제주도에 가는데, 우선 놀아야지! 토요일엔 김영갑 갤러리를 갔다. 용눈이오름과 제주의 바람을 담은 사진을 한참 바라보다 왔다. 얼마나 아름답던지. 일요일엔 일어나자마자 서핑을 했다. 태풍의 영향 때문에 파도가 높아서 서핑할 맛이 났다. 덕분에 팔과 얼굴에 화상을 입어서 코딩캠프 내내 화상약과 수딩젤을 바르며 지내야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창문 너머 보이는 푸른 바다가 일품!)


신입개발자, 제주에서 코딩하다

드디어 시작된 월요일, 코딩캠프의 시작이다. 오전에는 각자 회사 업무를 했다. 슬로워크는 워낙 원격근무가 활발하기 때문에, 같은 팀 동료들과 떨어져 일해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어서야 본격적인 코딩캠프가 시작됐다. 주로 표선해수욕장 근처 카페에서 진행되었는데, 공간도 아늑하고 전경도 멋졌다. 코딩캠프에 참여한 다른 빠띠 개발자들과 처음 만나는 거라, 처음엔 거의 한시간 반 정도를 자기소개와 기대하는 것을 말하는 데 썼다.


내가 기대했던 건, 1) 슬로워크에 적용할만한 디지털 보안규정 사례 듣기, 2) 다른 개발자와 페어 프로그래밍 하기, 3) 빠띠 개발자와 친해지기 이 세 가지였다. 개발자들만 모인 자리라 “우리 전처리기만 돌리다가 끝나는 것 아니냐", “이거 끝나고 컴파일도 하는 거냐"하는 개발자 전용 농담이 난무했고 그게 무척 즐거웠다. 


(자주 갔던 카페의 주인님이 노트북으로 찜질 중)


물론 농담이나 하며 놀기만 했던 건 아니다. 현재 빠띠와 슬로워크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왜 직접 만들지 않고 돈을 주고 서비스를 쓰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높은 엔지니어가 할 만한 일을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날 가장 신났던 것은, 빠띠 동료들이 내 개인 프로젝트를 보고, 괜찮은 프로젝트라며 깃허브(Github)에 별을 달아주고 기능제안까지 한 일이다. (슬로워크에서는 서로의 개인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주작러'라는 소모임을 하는데, 그곳에서 개인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있다.) 나는 평소에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머를 설정해두고 일을 하는데, 작업을 작은 시간 단위로 쪼개서 작업하고 강제로 회고를 하도록 하는 타이머를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 더 추가하고 싶은 기능도 있지만, 최근에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피드백을 받고 나니 더 힘이 났다.

(깨알 홍보: https://github.com/ErickRyu/Powerdoro)


(코딩캠프를 함께한 빠띠 개발자 초록머리님과 켄타님)


둘째 날엔 모놀리딕(monolithic)과 마이크로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켄타님이 커리큘럼을 구성해 온 ‘dapp 101’을 진행했다. 블록체인은 나와 거리가 먼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dapp을 만들게 되다니. 프레임워크도 있는 데다, 켄타님이 커리큘럼을 잘 정리해주셔서 하루 만에 간단한 투표 프로그램을 만들어볼 수 있었다. 여전히 이게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이 프로그램에 적절한 기술인지 이해는 잘 안 갔지만, 블록체인 세계에 한 발 쓱 담가본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머리를 썼으니 저녁은 맛있는 음식으로. 제주에 왔으니 회를 먹었다.


(달리님 댁으로 가는 길에 찍은 구름)


광복절이었던 셋째 날, 빠띠팀은 다른 날 대체휴일로 쉬기로 하고 평소처럼 일을 하고 나는 주로 개인 작업을 했다. 저녁에는 달리님 댁에서 바베큐 파티가 열렸다! 매일 그랬지만, 달리님 댁으로 가는 이날 따라 특히 구름이 너무 예뻐서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봤다. 드디어 도착한 달리님 댁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었는데, 달리님 아내분께서 우리의 어색함 때문에 숨이 막힌다는 피드백을 하셨다...하핳… 


(우리 친해요?)


넷째 날엔 거버넌스와 컨센서스에 대한 글을 읽고 대화를 나눴다. 빠띠팀과 있으면서 재밌었던 건, 이분들의 모든 대화의 끝이 민주주의였던 것. 정말 회사의 방향성과 일치된 분들이구나 싶었다.

(깨알 홍보: 빠띠의 슬로건은 “민주적인 삶과 문화를 만듭니다.”)


대망의 마지막 날. 크로스 페어 프로그래밍을 했다. 나와 달리님, 달리님과 초록머리님, 초록머리님과 켄타님, 마지막으로 켄타님과 나. 이렇게 돌아가면서 두 명이 페어프로그래밍을 하고 나머지 두 명은 관찰을 했다. 내가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대상을 정했고, 목표는 개발모드와 프로덕트모드 분리하기였다. 나는 package.json에 설정을 주는 것을 생각했는데 달리님이 간단하게 파라미터로 dev를 전달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그게 더 쉬울 것 같아 동의했다. 1분도 안 걸려 첫 번째 개발모드가 분리됐다. 예전에 살리고살리고 패턴*을 배운 적이 있는데, 이렇게 같이 프로그래밍을 하다 보니까 내가 최근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느껴졌다. 돌아가는 것을 빠르게 보니 에너지가 생겨서 다른 부분에도 재밌게 적용을 시작했다. 


*살리고살리고 패턴: 

애자일 코치인 김창준님이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NOO의 원리와 애자일의 원리, TDD의 원리 등을 융합해 만든 것으로, 돌아가는 상태(Working)를 빨리 보는 것이다. 어떤 작업을 시작하면 프로그램이 돌아가지 않는 상태(Not working)가 되는데, 거기서 돌아가는 상태(Working)로 빨리 넘기는 것이다. 단순하고 핵심이 되는 것을 만들고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 등을 함축한 패턴이다.


(회고시간 붙여놓은 포스트잇들)


제주 코딩캠프가 내게 남긴 것

코딩캠프 첫날, 달리님이 “짧은 1주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돌아가서 무엇을 해봐야겠다는 단서들을 가지고 가면 좋겠다.” 뭐 이런 비슷한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여전히 고민은 그대로다. 하지만 그 고민을 함께해볼 동료들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빠띠 분들도 슬로워크 사무실에 올 때마다 약간 어색하기도 하고, 괜히 눈치가 보이기도 했는데 이제 내가 있어서 편하게 올 수 있다고 얘기해주셨다. 


개발자가 일을 할 조직을 고를 때 고민하는 것 중에 학습하기 좋은 조직에 들어가는가, 또 조직에 들어가서 학습하기 좋은 문화에 기여하는가, 이 두 가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솔직히 아직 슬로워크가 학습하기 좋은 조직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변화를 지지해주고 ‘학습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조직’이라는 것은 항상 느끼고 있다. 이번 코딩캠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해준 게 그렇듯이. 더불어 나도 슬로워크가 학습하기 좋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기여하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즐거웠던 일주일간의 제주 코딩캠프를 마무리한다.



개발자의 학습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슬로워크, 지금 프론트엔드 개발자 채용중!


 

빠띠 초록머리의 ‘제주에서 3주일의 코딩캠프’ 구경가기

빠띠 켄타의 ‘제주에서 일주일’ 보러가기





글, 사진 | 슬로워크 오렌지랩 생산성엔지니어 류성진

편집 | 슬로워크 오렌지랩 마케팅라이터 누들

Posted by slowalk


저는 매일 아침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우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1년뿐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내가 되고 싶은 정체성을 적어 놓은 버킷리스트를 열고, 한 번 더 내가 되고 싶은 정체성에 더 가까워지도록 다듬고, 내가 가진 자원과 역량, 시간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담기도록 다듬습니다.

이 목록에는 일치되고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몸과 마음의 건강, 가족과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 알고 싶고 익히고 싶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게 삶을 준 이 세상 속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일을 할지가 담겨 있습니다.

오랫동안 다듬어온 이 목록의 2017년 지금 이 시점에는 peace builder라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평화 빌더입니다. 스스로의 평화로부터 가까운 사람들과의 평화, 그리고 세상과의 평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길 바라고, 그럼으로써 세상이 더 평화로운 곳이 되도록 기여하는 것이 저의 욕심입니다. 그 일에 빌더라는 정체성으로 도전하려고 합니다.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조직하고 서비스와 플랫폼을 만들어내어 적절한 자리에 세우고 지속 가능하도록 북돋는 작업. 지금은 인터넷과 IT라는 기술을 주로 활용하지만, 더 많은 것들을 배워서 세상을 더 평화롭게 만드는 데 활용하고 싶습니다. 대문자가 아닌 소문자인 이유는 수많은 피스빌더 중의 나도 한 명이란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에 평화가 가득하도록 제가 구체적으로 하고 싶다고 정리한 세부항목은 다섯 가지 플랫폼입니다. 전문가들을 위한 삶의 기반, 미디어, 컬렉티브, 민주주의, 그리고 다시 삶입니다. 그리고 이 각각은 현재 제가 진행하고 있는 일들, 혹은 앞으로 하려는 일들과 연결됩니다. 슬로워크, 빠띠, 우주당, 라이프퀘스트 등입니다.

가장 첫 번째가 전문가들을 위한 삶의 기반입니다. UFOfactory였고, 지금은 슬로워크입니다. 사회의 혁신이든, 소셜 임팩트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든, 더 재밌게 만들든 모두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 일들이 지속되려면 가장 먼저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금수저가 아닌 저에게도 이 기반은 필요합니다. 라이트 형제가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면서 비행기를 만들었지요. 슬로워크의 미션은 사실 이보다는 더 포괄적입니다만,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의 삶의 기반”이 되는 것입니다. 기본 소득 논의에서 이슈가 되는 어느 정도가 삶의 기반으로 적절한가에 대해서도 각자 팀이 자율적으로 정의하면 목표가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평화의 여정에 이 자립의 과정은 가장 기본이 됩니다. (한 가지 더 기대하는 바가 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풀어 보겠습니다.)

두 번째는 미디어입니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개인 미디어입니다. Me이면서 Media입니다. 슬로워크가 하는 일 중 상당수가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물과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일이 가지는 의미를 저는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수단을 갖게 하는 것으로 봅니다. 서로 존중하기 위해선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로 이해하려면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알기 위해선 나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 수단이 모두에게 주어졌습니다. 이 힘을 모두가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다음 블로거뉴스와 다음뷰를 만들 때에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컬렉티브입니다. 커뮤니티라는 말이 더 익숙합니다만, 굳이 컬렉티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까닭은 앞서 언급한 자립과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양을 설명하는데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만나서 부딪히고 새로운 답을 만들어내고, 적절한 도움을 서로 주고받는 곳. 우리가 일하는 조직,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의 모임,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더 민주적인 관계를 맺도록 돕는 기반 플랫폼과 가이드를 빠띠를 통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정치입니다. 정치를 통해서 우리가 바꾸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규정하고 있는 여러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그 시스템은 법률이기도 하고, 행정이기도 합니다. 이 시스템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작동하도록 만들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 달리 지금 시대에는 인터넷의 힘을 활용해 시민들이 더 직접 더 자주 우리 사회의 시스템의 개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주당으로 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다시 삶입니다. 메이커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수단으로써의 일뿐만 아니라, 자신다움을 표현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수단으로서의 일을 하는 기회(덕업일치)를 갖는 것. 더 나아가 노동하지 않고 놀 권리를 갖게 되는 것. 이를 돕기 위해 기술을 활용해 플랫폼을 만든다면 어떤 서비스가 될까요? 롤플레잉 게임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듯이 우리가 이 세상을 도전과 모험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인생 게임을 만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앞의 네 가지를 마무리하고 어서 도전해 보고 싶은 과제입니다.

저에게는 이 다섯 가지가 한 사람이 평화에 도달하는 과정이자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기반을 통해 자립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낼 수단을 갖게 되고, 서로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협업하고, 세상을 이루는 시스템들을 정치 참여를 통해 변화시키고, 그 환경 속에서 다시 각자의 개성에 맞는 삶을 즐기는 것. 이런 삶이 평화로운 삶이고, 이런 세상이 저에겐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글쎄 그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만, 하고 싶은 일이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중요한 저이기에 19년째 여러 일을 하며 꾸역꾸역 도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마 그럴 것 같아요.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