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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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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도이지만 360도 역할을 다하는 가구? 90° 가구이야기입니다. 아침부터 “90°(degree)"를 꺼내니 학창시절 수학 때문에 고생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무슨 공식을 그렇게 많이 외웠는지, 살아가는데 기본 셈만 할 줄 알면 되는데 말이지요.^^ 수학처럼 복잡하고 무겁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생활을 꾸려가면서 많은 가구들을 삽니다. 이른바 장농표 가구들. 신혼살림을 꾸릴 때 의례적으로 구입하는 무거운 가구들. 몸을 조금 가볍게 해야 하는데 우리 살림살이는 너무 크고 넓지 않는지 90° 가구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아파트에서 버려지는 가구들은 보면 아직 쓸 만한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아파트에 버려진 무거겁 큰 원목의자. 아직 쓸만 한 것 같은데...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
아파트, 성냥곽에서 마천루가 되기까지 서울 김포에 착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면 세상 어느 나라가 이럴까 싶도록 서울은 거대한 아파트 숲이다. 《아파트공화국》(발레리 줄레조 지음, 후마니타스)이라는 책에 보면, 이 고밀도 집적 주택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군사정권이 주도한 초고속 압축적인 경제개발 과정에서 아파트는 우리 생활에 등장해 중산층의 트렌드가 되었고 이런 경향은 지금도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아파트 나라가 되었을까. 새로운 아파트가 등장하던 순간들이 신문 광고와 언론기사에는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살펴본다. 1957년 서울에 등장한 최초의 아파트 1991년 11월 11일자,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아파트는 1930년대 일본인들이 서울 회현동에 지은 3층짜리 미쿠니아파트지만 우리 ..
밥상vs 밥상,그 날 그 집 밥상 탐색기 #1 김은정씨 밥상이야기 맞벌이 부부의 저녁 저녁 6시 반, 김은정 씨는 퇴근해서 집에 도착했다. 맞벌이 부부인 그녀는 두 아이, 시부모와 함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 시간이 부족한 김은정 씨를 대신해서 함께 사는 시어머니가 아직도 부엌살림의 대부분을 도맡다 시피 하고 있다. 이날도 김은정 씨가 도착하기 전부터 시어머니가 저녁식사를 준비 중이었다. “결혼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살림은 한 1년 정도 밖에 안 한 것 같아요. 시장에 가도 저보다야 살림경험이 많은 시어머니가 더 많은 것을 아니까 그 선택에 많이 따르지요.”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 장보기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 가족의 장보기는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주요 밥상 먹을거리는 시어머니가, 아이들과 가족들 간식거리 장보기는 남편이..
“여섯 집이 차 한 대 나누어 타요.” 아이들이 공을 차고 고무줄놀이를 하는 골목길, 군데군데 모여 앉아 소꿉장난이랑 공기놀이를 하는 여자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로 시끌시끌했던 골목길.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그곳에 이제는 자동차가 들어섰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차 빼라”는 소리로 아침이 시끄럽다. 차 댈 데가 정해지지 않아 물 양동이 2개로 자리를 먼저 잡아놓느라 이웃끼리 감정 상하는 일도 생긴다. 타이어에 자물쇠 쇠고랑을 채워 집 앞에 ‘떡’ 하니 자리 찜을 해놓기도 한다. 새벽에 ‘차 빼라’ 하며 난리치는 일도 싫고, 오래 사용한 차를 바꾸자니 목돈 몇 천만 원이 들어가는 일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던 설현정 씨는 그 참에 ‘차 나눠 타기 운동’을 하는 ‘차두레’ 회원이 되었다. ‘차두레’는 독일의 카 셰어링 사례를 보고 온 몇몇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