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셜록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한 파파라치 샷이 화제가 되었었죠. 자신을 쫓아다니는 파파라치들에게 "이집트에 가서 더 중요한 것을 찍어라"라는 도발적인 멘트를 날렸기 때문인데요, 아마도 그는 심상치 않은 이집트 사태에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집트와 튀니지, 예멘 등 이른바 범아랍권 국가의 정치상황은 유혈사태를 일으키며 더욱 격해지는 상황이구요.



사진 : Matthew Horwood(matt-horwood.com)



아랍의 봄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던 예멘도 종교와 부족 간의 분쟁으로 불안한 상황 속에 놓여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카에다의 주요 근거지로 지목되어 테러와의 전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죠.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시민들의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텐데요, 이를 지켜본 예멘의 아티스트인 무라드(murad sobay)는 12개의 벽에 예멘이 가지고 있는 12가지의 문제를 낙서로 표현하는 "12th hour"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총 없는 평화 속에서 살고 싶은 예멘인



무라드는 예멘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벽에 낙서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한, 비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폭력에 대응함으로써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하네요.


12번의 시간 중 첫 번째 시간의 낙서는 평화를 바라는 시민의 모습입니다. 2012년 알자지라의 조사에 따르면 예멘은 총기 소지율은 55%로 세계에서 2번째로 높다고 합니다.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잠재적인 분쟁 또한 많다는 사실일 텐데요, 총이 없는 나머지 45%의 불안감도 무시 못 할 것 같습니다.



두 종파의 이름으로 프린트 되는 예멘의 국기



두 번째 시간에는 예멘의 종교분쟁에 대한 낙서입니다. 예멘에는 수니파 이슬람교와 시아파 이슬람교 두 종파가 존재합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각각 53%와 46.9%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수니파가 조금 더 높긴 하지만 예멘 인구를 서로 반반씩 가진 셈이라서 그 긴장감은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종파주의가 없음을 상징하는 심볼


종파주의의 문제를 제기하는 거리 예술 운동


 

세 번째 시간의 주제는 바로 납치입니다. 예멘에서 일어나는 납치는 예멘의 국가 이미지에 심한 손상을 입히기도 했죠. 이번 시간이 더 특별한 이유는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되었기 때문인데요, 낙서에 참여한 시민들은 실종된 사람들의 얼굴을 벽에 남기는 작업을 함께함으로써 납치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합니다. 실종자들의 이름은 아랍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표시해 예멘을 방문한 외국인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예멘의 납치문제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심각한 문제입니다. 올해 7월에는 납치된 네덜란드 기자 주디스와 그의 남자친구의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죠. 무라드는 이 커플의 얼굴도 벽에 남겨두었는데요, 옆에는 납치된 그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예멘 사람들의 말도 함께 남겨두었습니다. 



주디스와 그녀의 남자친구의 얼굴



예멘인들은 친절하다고 말했던 주디스. 안타깝게도 그녀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많은 예멘인의 바람처럼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되길 바랍니다. 





얼마 전인 8월 26일에는 예멘의 공군 수송 버스가 폭발해 최소 26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9월 1일에는 예멘 총리가 귀가도중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기도 했죠. 말 그대로 예멘은 아랍의 봄 이후 혹독한 여름을 지나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예멘의 정치상황이 안정되어 납치국가라는 불명예를 벗고 친절한 예멘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자료출처 : Murad Subay 블로그, designboom



by 펭귄 발자국



Posted by slowalk



훌륭한 그래픽노블과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를 아시나요?

<페르세폴리스>는 이란의 어느 가정에서 무남독녀로 태어난 마르잔 사트라피 작가 자신이 이슬람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이 있었던 혼돈의 시기를 이란 안팎에서 겪으며 성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슬림 여성들 또한 자유와 권리를 누렸던 1969년 태어난 마르잔은 이슬람 근본주의 혁명으로 이란 여성들이
사회적, 종교적으로 억압받게 된 이후 홀로 오스트리아로 떠나 살게 되는데요,
이 곳에서도 문화적, 정신적인 이방인으로서 방황하다가 결국 다시 이란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후에 프랑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 겸 동화작가로 활동하게 된 마르잔 사트라피는
유태인 학살에 대한 아트 슈피겔만의 그래픽 노블 <쥐>를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만들어진 <페르세폴리스>의 한 이슬람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무슬림 여성들이 겪고 있는 억압뿐 아니라
이슬람 근본주의 이전의 이슬람 사회의 모습, 그리고 이슬람 문화에 대한 서구 사회의 무조건적인 편견 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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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 또 다른 이란 여성이 로드 무비 형식의 다큐멘터리에 중동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단, 이번에는 아주 유쾌하고 즐거운 버전으로요.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Finding Bibi>!

알자지라 방송보다는 MTV를 즐겨보고 학교의 치어리더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란계 미국인 소녀 비타 하이다리안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기 위해 미국 내 다른 도시들을 비롯해
이스라엘, 인도, 두바이, 런던,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이 다큐멘터리를 찍었는데요,

여기에는 이란 난민이었던 비타의 부모님과 가족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게 된 비극적인 이야기와
텍사스에서 보낸 어린시절, 적응하고자 애썼던 이야기들 또한 담겨있다고 합니다.




여느 20대 미국 여성과 다름없는 옷차림으로 텍사스 시내를 다녔을 때와
부르카로 온몸을 가리고 다닐때 사람들이 지극히 다른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흥미롭네요.

재치 넘치면서도 분명한 메세지가 담긴 영상을 통해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여성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해주고 싶었다는 비타 하이다리안의 이야기,
아직 개봉되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국내에서도 꼭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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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가지 더!

LA의 R&R 갤러리에서 <Before the Chador>라는 타이틀로 '이슬람 혁명 이전의 이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이란 사회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의 흑백 사진들이
참 아름다워 보이면서도, 이후 이 사진 속의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생각하면 씁쓸해지기도 하네요.

누구 못지않게 자유롭고 있는 그대로도 아름다웠던 이 사진 속 여성들이, 
이제 검은 부르카와 차도르로 얼굴과 몸을 가려야 하고,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 교육받으며
살고 있는 여성들의 과거 모습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시나요?





(사진출처 | http://flavorwire.com)

by 살쾡이발자국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