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서를 한 번도 안 써본 분 있으신가요? 대학생, 취업준비생, 또는 이미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예외 없이 입사지원서 몇 번씩은 써보셨을 겁니다.


슬로워크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인 저는 맡은 일의 특성상 여러 형태의 입사지원서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슬로워크에 입사하는 거의 모든 사람의 지원서를 검토하기도 하지만, 다른 기업이나 단체를 진단하고 자문하는 과정에서도 항상 그 조직의 입사지원서를 검토합니다. 그런데 입사지원서를 살피다 보면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이건 왜 물어보지?”

“이런 것까지 적어야 하나?”



사실 이런 궁금증을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일반적인 입사지원서에 숨어 있는 차별적인 요소나 문제점을 살펴보고 인권을 존중하는 입사지원서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떤 입사지원서를 사용하세요?


사람마다, 또 지원하는 곳에 따라 사용하는 입사지원서가 다를 때가 많습니다. 공공기관이나 큰 규모의 기업들은 자체 입사지원서 서식을 활용하지만 대개는 취업사이트에서 관련 서식을 내려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마음에 드는 입사지원서를 구해 활용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입사지원서를 사용하세요? 한 가지 서글픈 사실이 있습니다. 어떤 입사지원서를 사용하든 간에 그 입사지원서 안에 인권 침해 또는 차별의 요소가 2개 이상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100%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활용하는 입사지원서에 평균 4개의 차별요소가 포함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채용 공고 사이트의 입사지원서도 그 안에 4개의 차별 요소를 담고 있다고 하고요. 한 시민단체가 국내 30대 기업의 입사지원서를 검토한 조사에서도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유사한 문제점을 지적한 조사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이 정도라면 우리 모두 한 번 정도는 차별 요소를 담고 있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과연 어떤 요소들이 인권 침해와 차별의 소지가 있는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입사지원서에 대한 내 인권감수성은 어느 정도?


먼저 인권감수성 테스트를 하나 진행해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입사지원서 서식 중 하나인데요. 이 서식에는 인권 침해 또는 차별의 요소가 몇 가지나 숨어 있을까요? 입사지원서의 항목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최대한 많은 차별 요소를 찾아보세요. 제한시간은 5분입니다.

인권 침해나 차별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를 많이 찾으셨나요? 테스트를 마쳤다면 이제 입사지원서에 대한 자신의 인권감수성이 어느 정도인지 아래의 선택지 중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보세요.


보기의 입사지원서에서 찾아낸 인권 침해나 차별 요소의 개수가,


① 2개 미만 - 당신의 인권감수성은 빨간불입니다. 소중한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 ‘열공’이 필요합니다.

② 2개-5개 미만 - 당신의 인권감수성이 아쉽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심각한 차별을 당할 수 있습니다.

③ 5개-8개 미만 - 당신은 인권감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별을 당할까 걱정되기도 하네요.

④ 8개-11개 미만 - 당신은 인권감수성이 높은 편입니다. 심각한 차별로부터 안전합니다.

⑤ 11개-14개 미만 - 당신은 인권감수성이 풍부합니다. 크고 작은 차별을 그냥 당하지는 않을겁니다.

⑥ 14개 이상 - 당신은 인권감수성이 흘러 넘칩니다. 누구도 당신을 차별하지 못합니다.

※ 이 테스트는 본 블로그 글 작성을 위해 즉석에서 개발한 것으로 단순한 재미 추구 목적 이외에 이 테스트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평가의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이제 자신이 찾은 문제점이 정말 인권 침해 또는 차별 요소가 맞는지, 어떤 점에서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보기의 입사지원서에는 직접적인 인권 침해나 차별 요소들도 여러 개일 뿐 아니라, 심각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문제가 될만한 부분도 많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모두 합치면 15개가 넘는데요, 구체적으로 ‘확실히’ 문제가 될만한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답을 확인하셨다면 중요한 부분 위주로 의문을 제기해볼까요?


의문 1) 사진을 꼭 붙여야 할까?

한국에서 입사지원서에 사진을 붙이는 것은 당연시되는 관행입니다. 사진을 붙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기업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사진을 붙이도록 하는 관점에서는 사진을 통해 성격이나 성향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과 업무 특성상 외모가 중요하다는 점이 중요한 논리입니다.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서슴없이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 않고요.


그러나 성격이나 성향을 면접도 아닌 서류전형에서 사진으로 판단할 절박한 필요가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상 외모가 중요하다는 논리도 오히려 우리 사회에 외모지상주의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 소위 ‘어떻게 생겼다'고 평가할 수 있는 생김새가 가장 큽니다. 여기에 성별, 인종, 피부색 등 사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들은 모두 외모에 관한 부분입니다. 외모에 대한 차별은 세계인권선언과 국제협약을 비롯해 국내의 법에서도 금지하는 심각한 차별의 요소 중 하나인데요, 이런 차별의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사진을 붙이는 논리가 정당한지는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다행히 정부에서 권장하는 표준이력서에도 차별을 방지하고자 사진을 부착하지 않도록 했고, 아시아나항공에서 2014년부터 승무원 지원 시 증명사진부착란을 없앤 사례처럼 사진을 요구하지 않는 기업의 사례들도 늘고는 있습니다. 대다수 입사지원서에서 사진부착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지만 사진을 요구하는 것이 심각한 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원자도 기업의 담당자도 인지하면 좋겠습니다.


의문 2) 신체사이즈는 왜 적어야 할까?

슬로워크에서는 키, 몸무게와 같은 신체사이즈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성격의 업무나 작업이 없습니다. 그래서 슬로워크 입사지원서에는 신체사이즈를 적는 난이 없습니다. 사실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조직이 슬로워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입사지원서에는 신체 사이즈를 적어야 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사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외모 차별과 마찬가지로 키와 몸무게 같은 신체사이즈 역시 부당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채용 시 불필요하게 요구하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키나 몸무게에 민감한 개인에게는 상당한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생활 침해이기도 합니다.


입사지원자라면 앞으로는 신체사이즈를 적는 난이 없는 입사지원서를 골라서 활용하세요. 기업의 담당자라면 입사지원서에 신체사이즈를 요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제외하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시력이나 다른 신체적 정보는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져보시면 좋겠네요.


의문 3) 무슨 학교 나왔는지가 그렇게 중요할까?


학력을 묻는 것을 두고 차별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조직에서든 지원자가 채용하고자 하는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고 학력은 그러한 능력을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러나 학력 정보를 불필요하게 자세히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학벌주의가 사라지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학력 또는 학벌은 인권 침해나 차별의 가능성과 떼어 생각할 수 없습니다. 명확한 업무 필요성에 의해 기본적인 학력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필요하겠죠. 그러나 반드시 출신학교를 알아야 하는 업무상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보기의 입사지원서처럼 본교를 나왔느냐 분교를 나왔느냐, 또는 주간이냐 야간이냐를 물어보는 것은 과도한 정보 요구이고 좋은 의도라고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어떤 입사지원서에는 편입 여부도 확인하는데 역시 직접적인 차별의 소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입사지원서에 출신학교 기재란을 없애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입니다. 채용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지원자가 우리 조직이 필요로 하는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 대학에서 배웠든 저 대학에서 배웠든 아니면 독학을 했든 결과적으로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이 조직에도 가장 이득이겠죠.


슬로워크 입사지원서에도 학력란이 아예 없습니다. 슬로워크가 원하는 전문가를 채용하는 데 있어 학력이 후광효과로 지원자의 능력 대한 판단을 방해할지언정 능력을 증명하는 어떤 실마리도 제공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원자라면 학력을 너무 자세하게 써야 하는 입사지원서는 피하세요. 기업의 담당자라면 학력에 대해서도 인권 관점에서 생각해보시길 권유합니다.


의문 4) 내가 지원하는데 ‘아부지 뭐하시노?’를 왜 물어볼까?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 많은 입사지원서에는 가족사항을 적는 난이 존재합니다. 글로벌 선진기업이나 앞서가는 단체들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광경인데요, 아마 신분 확인이 중요했던 시기적 특수성과 관계와 소속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정서 그리고 채용하는 조직 중심의 일방적인 사고가 결합하여 나온 산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사항 기재가 너무 오래되고 만연한 관행이라 이제는 그런 입사지원서를 활용하는 담당자도 왜 가족사항을 자세하게 요구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 인사기록카드에 활용해야 한다거나 또는 금융권같이 돈을 만지는 업종에서는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가족의 재정적 안정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정도의 설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도 내 능력을 평가하는데 왜 내 가족 정보를 적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지울 수는 없겠죠.


보기의 입사지원서처럼 가족사항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면 지원자 상황에 따라 수치심이나 부담 또는 우월감을 주는 등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그 이전에 국제적인 인권 규범이나 주요 국가의 채용 관련 법규에서도 금지하는 인권 침해, 차별에 해당합니다. 지원자라면 가족의 학력과 직업, 동거 여부 등을 묻는 입사지원서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고, 기업의 담당자라면 입사지원서에 가족사항 기재란이 있는지, 있다면 왜 이것을 요구하고 있는지 곰곰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문 5) 연봉 더 줄 것도 아니면서 재산과 수입은 왜 확인할까?

보기의 입사지원서에서는 주거형태, 동산과 부동산 그리고 가족의 월수입 정보를 요청하고 있는데요. 역시 가족사항에서 지적한 문제점과 유사합니다. 입사 지원을 하는데 내 능력과 상관없는 집안 재산과 소득 정보를 요구한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고, 해당 조직이 공정하게 능력 중심으로 채용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정보를 요구하는 나름의 특별한 이유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렇더라도 근본적으로 인권 침해 및 차별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인권의 관점에서 우려되는 사생활 침해와 차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면 재산이나 소득 수준은 아예 입사지원서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입사지원자라면 재산과 소득 부분이 없는 입사지원서를 찾아서 활용하세요.


의문 6) ‘혼인 여부,’ ‘출신 지역,’ ‘생년월일,’ ‘종교' 등 이런 걸 다 확인해야 최고의 인재가 뽑힐까?

‘의문 1)’부터 ‘의문 5)’까지를 공감하셨다면 의문 6)도 바로 느낌이 오시죠? 기혼인지 미혼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혼인 여부에 따른 선호와 연결되어 차별이 발생할 여지가 많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주로 기혼여성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고 특히 200만 명 남짓한 경력단절 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차별은 심각한 사회적 이슈입니다. 정말 책임이 있고 공정한 조직이라면 혼인 여부는 묻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출신 지역도 차별과 연결될 수 있는 정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역색이 강하고 지역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입사지원서에 본적, 출생지와 같이 출신 지역에 관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인권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겠죠.


생년월일이나 나이 정보도 한국사회에서 만연한 연령 차별과 직접 연결된 요소입니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정보일 뿐 아니라 나이, 성별, 출생지 정보를 모두 담고 있어 업무 특성상 연령의 제한이 필요한 채용이 아니라면 입사지원서에 주민등록번호나 생년월일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인 만큼 어떤 사회생활에서도 개인이 종교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개인의 인권 존중에 중요한 부분입니다. 입사지원서에 종교를 기재했을 때 그것을 활용하는 방향은 특정 종교인을 선호하거나 반대로 배제하는 차별적인 방법 이외에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입사지원서에서 종교를 묻지 않는 것도 차별 요소를 없애는 하나의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입사지원서 샘플을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인권 침해와 차별 요소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직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채용 관행과 입사지원서 내용이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사실 이외에도 인권 침해와 차별의 가능성은 훨씬 광범위합니다. 이전 직장의 퇴사사유를 적게 한다든지, 학교 성적을 구체적으로 요구한다든지, 취미/특기, 업무와 상관없는 어학 성적, 병역 면제 사유 등을 요구하는 부분도 때에 따라 차별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다른 입사지원서 서식에는 또 다른 차별 요소들이 있을 텐데요. 스스로 차별 요소를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입사지원서, 먼 이야기지만 희망은 있다


사실 입사지원서 하나에도 인권 침해의 요소들이 이렇게 많은데, 채용 절차 전반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만들어서 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또 지금 여기저기서 활용되는 입사지원서들이 어느 세월에 인권을 존중하는 입사지원서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정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너무 기운 빠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잘 몰랐지만, 입사지원서에서 차별적 요소들을 없애고 능력 중심의 채용이 이루어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노력 또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용 과정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은 이미 여러 가지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에서는 아래와 같은 사항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


이 외에 <고용정책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연령차별금지법>,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여러 관련 법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법적 근거에 따라 정부에서 인권 침해와 차별 요소를 제외한 표준이력서를 만들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고, 스펙보다는 능력 중심 채용을 위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입사지원서를 만들어 사용을 확대하고도 있습니다.


일반 기업이나 조직들도 인권 관점에서 자체 입사지원서를 검토하고 차별적인 요소를 하나둘씩 줄여나가고 있는데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그리고 LG그룹같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적극적인 민간기업들이 이런 노력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인권을 존중하는 슬로워크의 입사지원서, 맘껏 가져다 쓰세요.


슬로워크도 원래는 입사지원서 양식이 없었지만, 개인정보 노출과 서류심사의 비효율성 때문에 2016년 4월에 자체 입사지원서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내부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지원자의 실력을 더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입사지원서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자체 입사지원서를 만들고 나서는 ‘슬로워크 입사지원서 설계 이야기'라는 블로그 글을 통해 입사지원서를 공개했습니다. 그 후로 아직 잘 사용하고 있고요,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언제든 반영할 생각입니다.  


슬로워크 입사지원서는 공공재로 개발했기 때문에 슬로워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조직의 담당자라면 슬로워크 입사지원서를 가져다 쓰셔도 되고 아이디어를 참고해서 자신의 것으로 변형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입사지원서에 의한 차별을 고민해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이참에 의미 있는 고민을 시작하셔도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오늘도 취업을 위해 성심성의껏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있는 취준생 여러분. 내 능력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내가 노출하고 싶지 않은 정보는 잘 보호할 수 있는 입사지원서를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합격의 영광도 꼭 누리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참고> 슬로워크 입사지원서 양식 보기




작성: 안정권


Posted by slowalk


안녕하세요. 고래 발자국입니다. 저는 슬로워크 디자이너 황옥연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 제 학교 선배 '이도진(이하 도진 선배)'에게 일어난 부당해고 소동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일주일 전, 제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도진 선배의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글의 시작은 '3월 4일 오후 5시. 해고를 통지 받았다.'였죠.

도진 선배는 학생 때부터 남다른 디자인 활동으로 또렷한 색깔을 지닌 선배였습니다. 디자인 사업에 이어 여러 디자인 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대학교 생활협동조합 이사장까지 하는 등 삶에 열정이 가득했죠. 그러다 졸업 후 북 디자이너로 민음사에 정직원이 된 지 얼마 안 된 터였습니다. 평소 워낙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라 또 무슨 엉뚱한 글을 써 놓았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도진 선배 첫줄 글귀 그대로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글의 전문은 구글 드라이브 문서로 공유되고 있었죠.


3월 4일 오후 5시. 해고를 통지 받았다.

나는 사업자 등록증을 내 본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던가. 그러니까 제대 후, 08년 군 휴학 기간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맞은편 책상에서 열심히 딴짓하고 있는 이경민(29세, 출판노동자)이와 여차저차 사업자를 내었다. 세무서에서 서류를 작성하는데 사업 종목의 세부 분야에 그래픽 디자인이 없길래 그나마 가장 가깝다 싶어 ‘웹디자인’을 선택했다. 상호에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정한 이름, “라켓테일”을 적었다. 라이언 맥긴리 짤방에 누자베스가 흐르는 홈페이지도 만들고 싸이월드에 스킨도 납품하면서 이리저리 헤매는 시간, 흑역사의 연속이었다. 한 일 년이나 지속했을까. 끈기, 경험부족 등 여러 문제로 라켓테일은 곧 흐지부지해지고 말았다. 당시 채워지지 않았던 어떤 욕구는 이후 몇 년간 의류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자원이 되었다. 사업자 등록을 가지고 있던 기간 동안 특별할만한 것을 배운 건 없었다. 하지만 깨달은 건 있었다. 극도로 영세한 사업장이라도 사람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 너무 단조롭고 착해빠진 금언이지만 ‘사람’이란 단어를 ‘돈’으로(혹은 그 외의 단어로) 대체하기가 너무나도 쉽다는 것. 

작년 늦여름, 경민의 소개로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 리디자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민음사는 대형작가 선인세와 〈사람〉이란 시집으로 욕을 먹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300권이 넘는 책을 매만지면서 들었던 생각은 책에 대한 순수성이 이들 가운데 아주 없어지진 않았구나 하는 거였다. 우여곡절의 아르바이트, 수습기간 끝에 12월부터 나는 정직원이 되었고 구인의 여유가 있었던 회사에 감사했다. 내가 만든 첫 책이 나왔을 때 그렇게나 기뻤던 게 기억난다. 표지가 노란 그 책을 들고 얼마나 팔릴까 하는 걱정도 하고, 내가 만든 표지와 본문 디자인이 글쓴이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다. 잡지에서 북디자인에 관한 선배의 글을 발견할 때나 SNS에서 관련 이슈들로 토론의 장이 열릴 때, 나는 이곳에서 20대의 마지막 해를 불살라도 좋다고 생각했다. 출판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지만 오히려 더 제대로 배울 기회일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한 순진함은 나 자신도 오랫만에 마주하는터라 기분좋은 격양에 출근길이 가볍기만 했다. 

정직원이 된 지 3개월 하고도 4일. 나는 사장실에서 구두로 해고를 통지받았다. 현재 회사는 “이례적인 경영난”으로 인력감축을 시행하고 있는데,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 해고 사유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회사는 사원들이 납득할 만한 회생을 위한 어떠한 단계도 밟지 않았고 무작정 덩치 줄이기를 시행하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았던 것처럼 해고에 관련한 서면 통보는 일절 없었으며, 퇴사 이후의 처우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는 실정이다. 해고의 적법성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민음사가 ‘사람에 대한’ 실수를 범하는 것에 몹시 화가 난다. ‘출판사 옆 대나무숲’과 같은 트위터 계정들을 뒤져보며 타 회사들의 부조리함을 마주할 때도 우리 회사는 역시 다른 구석이 있다며 안위하던 게 얼마 전이었다. 농담으로 봉급쟁이의 생존은 월급통장에서 기인한다 했지만 한 사람의 삶이 관련된 문제일 터, ‘사람’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켜줬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사람의 직장생활을 “일 년에 2300짜리”로 보는 단순한 시선에 소름이 돋는다. 자기가 좋아하던 일에 적당히 정을 떼고 투쟁해서 얻어내야 할 대상으로 바라봐야 할 때 사람의 마음은 순간 갈기갈기 찢어진다. 

‘누군가의 누구’로 불리기 끔직이도 싫어하는 나지만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의 아들인가 보다. 올 설에 본가에 내려갔을 때 벽에 붙은 소장(訴狀)을 발견하고 적잖이 놀랐다. 곧 그른 일에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에 시큰해지고 말았다. 나도 이런 일을 당하니 오히려 기운이 난다. 이 판의 모순과 그릇된 점이 나의 투쟁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정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출판 시장에서도 크다는 소리 듣는 회사가 이러할진대 작은 출판사들의 디자이너, 편집자들은 오죽할까. 그들이 책을 만드는데 쏟아붇는 고결한 정념이 이렇게 쓰레기 취급받는다는 사실에 자꾸 눈시울이 젖는다. 

나는 이 싸움을 정면으로 바라보겠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선배였지만 부당 해고 앞에서 이렇게나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제발! 꼭! 멋지게 마무리되길 바라며 용기를 북돋아 줘야겠다는 생각에 글도 공유하고,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허나 도진 선배의 글은 예상보다 파급력이 엄청났습니다. SNS를 통해 일파만파 공유되어 민음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고, 사무실에는 항의전화가 쇄도했다고 합니다. 도진 선배에게는 여러 매체에서 직접 인터뷰 요청까지 들어왔고요. 결국 해고 통보를 한지 3일 만인 3월 7일 오후, 민음사 경영진은 해고 철회를 밝혔습니다. 그냥 해프닝으로 끝난 거죠. 한겨레에서는 '민음사 정리해고 소동'이라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기사 링크).

이후 해고 통보를 받았던 직원들의 반응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바로 다음날 도진 선배는 '20초의 용기'라는 글을 또 공유합니다. 본인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출판 업계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글이었습니다.


해고 통지를 받기 전날 밤. 저는 우연하게도 〈We Bought a Zoo〉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무려 싱글대디 멧 데이먼과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기회가 되시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많은 대사 중에서 제 마음에 은근하게 박힌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맷 데이먼이 아내를 처음 만난 상황을 자신의 두 아이에게 설명하는 장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난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본 적이 없지만, 그녀가 바로 저기 있었지. 그래서 난 이렇게 생각했어. 20초만 용기를 내자!” 

저는 용기가 없었을 때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공개 강연에서 정말 궁금한 것이 있음에도 질문하기를 망설이거나, 저를 포함한 많은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을 목격할 때에도 외면한 적이 많았습니다. 6일 오후, 회사에서 글을 쓰는 동안 저는 두려웠고 용기가 없었습니다. 이 글을 많은 사람이 읽어주기나 할까, 앞으로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하는 고민에 게시 버튼을 누르기 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헌데 문득 어제 본 영화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20초만 용기를 내자. 

저와 동료가 해고 통지를 받은 이틀 뒤, 미술부 선배들은 후배들을 살리기 위해 본인들의 연봉을 자진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미술부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이 숭고한 제안은 안타깝게도 경영진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해고 통지 이후 지금까지 경영진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한겨레 신문에 “정리해고 소동” 기사가 나간 직후, 제가 처음 만난 분은 민음사 직원이었으며, 해고예고 철회서에 서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백이 많은 그 서식을 바라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해고예고는 서면으로 받지 못했는데 해고예고 철회서부터 작성해야 되는 모순된 상황을 보고있자니 허탈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저는 해고예고 철회서에 서명하지 않고 나왔습니다. 제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올바른 근로계약서에 서명부터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을 했는데 회사를 어떻게 다니겠느냐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출판사에 입사하게 된 이유는 책이 좋아서입니다. 여전히 책이 좋습니다. 책을 만드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종이를 미색을 쓸지 고백색을 쓸지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 주는 (불)쾌감이나, 별색의 선명함이 주는 청량감, 글의 내용과 딱 떨어지는 일러스트레이션의 통쾌함 같은 그런 사소한 것들. 참, 또 다른 즐거움도 있습니다. 편집자가 준 띠지 문구에서 느껴지는 애증이라던가, 교정이 7교, 8교를 넘어가기 시작할 때의 그 아득한 정신수양을 지켜보는 것도 모두 즐겁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전히 책이 좋습니다. 민음사에서 일하는 동안만큼은 최선을 다해 책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 상황에서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만든 책들이 많이 읽히고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저의 작은 바람은 제가 겪은 “소동” 혹은 “헤프닝”이 출판의 장에서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엉뚱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합니다. 

저는 책이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읽는 것, 만드는 것 모두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어떠신가요? 책을 생각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십니까? 책에 관한 짧은 문장, 혹은 단어들을 저에게 보내주세요. 동영상이면 가장 좋겠습니다. 20초의 용기는 저에게 너무 과분합니다. 3초의 용기를 저에게 빌려주십시오. 당신이 책을 읽거나 만들 때 느꼈던 그 감정을 제가 조금만 엿보고 싶습니다. 

맷 데이먼은 아내를 처음 만났던 그 카페, 그 자리에서 두 아이에게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녀가 앉았던, 지금은 빈자리인 그 옆에 서서 허공에 실례합니다 하고 말하자 그녀의 모습이 홀연히 등장합니다. 잠시 충격에 빠져있던 남자는 말을 건넵니다.
“왜 당신같이 멋진 분이 나 같은 남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거죠?”
여자는 말합니다. 

“Why not?”


• 동영상은 메일로 보내주세요.
클라우드 링크로 보내주셔도 무방합니다. 

• <책은 “◯◯◯이다.”>에서 겹따옴표 부분만 촬영해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얼굴이 나오면 좋지만 불편하시면 어떤 것을 촬영하셔도 좋습니다.
동영상 촬영이 어려우신 분들은 구글시트로 양식을 만들었으니 
간단하게 단어만 적어주시면 됩니다. 

• 모여진 동영상과 글들은 정리하여 
<주님의 학교>의 전상진 감독이 편집, 영상으로 제작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진심을 모아 영상으로 제작한다는데요, 책에 대한 자기 생각을 단어 하나로 표현해 도진 선배 메일로 보내면 된다고 합니다. 어렵지 않은 3초의 용기인 거 같죠! (고민하는 데는 더 걸리는 것 같지만^^;) 그래서 저를 비롯한 슬로워커들도 동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같은 출판업계는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디자인 노동자로서 도진 선배를 지지하고자 동참합니다.



슬로워크 황옥연에게 책은 그림이다.

난 책과 많이 친하진 않다. 하지만 책을 볼 때면 나도 모르는 내 시선이 있다. 책을 그림으로 본다. 종이 색과 질감부터 시작해 그 위에 잘 박혀있는 글씨체, 그 간격, 적당한 여백까지 이 모든 것이 내 눈에 들면 하나의 완벽한 그림으로 느껴진다. 그저 그렇게 보고 만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완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 책은 그림이다.


슬로워크 펭도에게 책은 남극이다.


펭귄을 좋아하는 나에게 남극은 정말 가고 싶은 곳이다. 그러나 남극에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도 남극과 같다. 책이 필요하고 책을 좋아하지만, 요즘엔 책 한 권을 다 읽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에게 책은 남극이다.



슬로워크 권지현에게 책은 외출이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는데, 책을 한 권 다 읽으면 외출했다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치 책에 나온 장소를 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에게 책은 외출이다.



슬로워크 곽지은에게 책은 무뚝뚝한 친구다.


조용히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친구다. 옷깃을 꽁꽁 싸매고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 시간을 내어 귀를 기울여야만 이야기를 해준다. 단짝이 되는 건 정말로 어렵다.



슬로워크 홍지인에게 책은 사람이다.


책(사람)은 세상에 참 많고 이순간에도 새로이 나오고 있다. 누군가에겐 절대 잊고 싶지 않을 만큼 재밌고, 누군가에겐 하루빨리 잊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책(사람)이 누구나 있을 것 같다.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봐야하는 책(사람)도 있지만, 내가 너무 좋아서 보는 책(사람)도 있다. 또 셀 수 없이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도 닮은 것 같다.



여러분에게 책은 무엇인가요? 함께 참여해 주세요!




by 고래 발자국




Posted by slowalk

남자라는 이유로 커피값을 10% 더 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렇다면, 여자라는 이유로 임금을 10% 덜 받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뉴질랜드에선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보다 10% 적다고 합니다. 남녀 임금 불평등의 문제를 재치있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Demand Equal Pay캠페인을 소개합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에 소재한 YWCA와 DDB Group New Zealand가 만든 Demand Equal Pay 캠페인은 영상광고, 신문, 웹사이트, 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홍보되었습니다. 먼저 캠페인 광고를 보실까요?

 

 

 

 

 

 

 

 

 

남성: 안녕하세요(인사를 하며 주차 요금을 건넵니다).
주차장 직원: 11불입니다.
남성: 뭐라고요?
주차장 직원: 11불입니다. 1불을 더 내셔야 해요.
남성: 전 이미 제가 주차한 만큼 요금을 냈는데요. 왜 더 내야 하죠?
주차장 직원: 당신이 남자이기 때문이에요 (직역: 거시기가 달렸기 때문이죠).
남성: 뭐 때문이라고요???
주차장 직원: 여성은 10불이지만, 남성은 오늘부터 11불입니다.
남성의 부인: 이 사람이 남자라고 우리가 요금을 더 낼 수는 없어요.
주차장 직원: 당신은 안 내셔도 돼요. 남자 분만 해당됩니다.
남성: 당신, 그건 정신 나간 소리야.

 

 

 

 

남성과 똑같은 일을 하는 여성에게 10%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평한 임금 지불 법안을 지지해주세요.

 

 

 

 

 

 

 

 

광고 영상의 시작에 맞춰 법을 만드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국회의사당 앞 카페에서는 남성 손님에게 10%가 추가된 금액을 받는 이벤트도 진행되었습니다. 이 이벤트를 통해 남성들이 똑같은 일을 하는 여성들보다 10%를 더 번다는 불편한 진실을 여러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는데요. 여러 남성들은 이 이벤트를 통해 불공평한 임금 지불 대우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소세지 빵도 남성들은 10% 더 내고 사 먹어야 했습니다.

 

 

 

 

 

남녀의 평등한 임금지불을 요구하는 캠페인은 주요 일간 신문 광고를 통해 더욱 힘을 실었습니다. “돈을 쥐꼬리만큼 주면 여자를 얻을 것이다(‘If you pay peanuts, you’ll get monkeys: 돈을 쥐꼬리만큼 주면 원숭이[처럼 멍청한 것]을 얻을 것이다’라는 표현을 응용한 문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추측하건대 화성의 월세가 금성보다 비쌀 겁니다”와 같은 재치 있는 문구를 광고에 담았고요. 또한, 여성이 남성과 비교했을 때 평균 36일 정도를 무급으로 일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가지고 “오늘부로 연말까지 여자는 공짜로 일할 것입니다”라는 문구의 광고를 11월 말에 기재했습니다.

 

 

 

 

 

 

 

영상광고, 오프라인 이벤트 그리고 신문광고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웹사이트로의 방문을 유도했습니다. 웹사이트 디자인도 불공평한 임금 지불 이슈를 표현하기 위해 균형이 맞지 않는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는데요. 거기에 기부를 하는 부분도 남자가 10%를 더 기부하도록 하는 깨알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YWCA의 Demand Equal Pay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한 남녀 임금 지불에 대해 알게 되었고요. 이렇게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재치있는 기획과 심플한 디자인의 캠페인은 2013년 칸 광고제에서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캠페인의 성공은 디자인상을 받은 데에서 멈추지 않는데요. 캠페인을 통해 얻은 지지에 힘입어 현재, 평등한 남녀 임금 지불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가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 나라로 여성의 권익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만큼, Demand Equal Pay 캠페인의 효과가 평등한 남녀 임금 지불을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자료출처: theinspirationroom.com, demandequalpay.org.nz

 

 

 

by 토종닭 발자국

 

 

 

 

 

 

 

Posted by slowalk

얼마 전 프랑스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었습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세계에서 14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결과를 얻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죠. 오늘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동성애와 관련된 <The Pansy Project>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팬지의 꽃말을 알고 계신가요? 팬지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주세요'라고 합니다. 동성애 혐오와 관련된 아픈 기억이 있는 장소에 팬지 꽃을 심는 프로젝트인 'The Pansy Project'는 아티스트인 Paul Harfleet에 의해 8년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인 폴은 8년 전, 맨체스터에서 길을 걷던 중 동성애 혐오 발언을 3번이나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아티스트로서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고, 범죄현장에 꽃을 심는 데서 착안하여 팬지를 심게 되었습니다. 팬지를 선택한 이유는 팬지가 동성애 남성을 비하하는 뜻이기도 하지만, 프랑스어 동사인 penser(생각하다)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너를 죽일거야!" 란 말을 들었던 런던의 유스턴 역



폴은 팬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에 관해 토론하고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꽃을 심고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그는 치유를 경험하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함께 하길 바란다고 하네요.



"꺼져! 호모!"란 말을 들었던 맨체스터의 한 거리



The Pansy Project 홈페이지에는 런던, 맨체스터, 뉴욕, 베를린 등 세계 각지에서 심은 팬지꽃 사진이 올라와있습니다. 사진에는 동성애 혐오 발언을 들었던 상황에 대한 캡션이 달려있는데요, 대부분은 모욕적인 말이나 부당한 폭력에 관한 내용입니다. 





혹시 위의 이미지를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위의 이미지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휴먼라이츠캠페인(Human Rights Campaign, HRC)에서 미국 동성결혼 금지법 위헌여부 심사와 관련해서 동성애자의 권리를 위해 널리 배포해달라고 페이스북에 올린 로고입니다. 이후 빨간 바탕에 분홍색 등호(=) 표시는 다양한 형태로 페이스북 프로필 이미지로 등록되었습니다. 


> 휴먼라이츠캠페인 페이스북 


미국의 경우 워싱턴 D.C를 비롯한 9개주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지만, 연방법에서는 동성결혼을 금지하기 때문에 주정부의 결혼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는 6월 대법원 판결이 미국 전역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라고 하네요. 





"나를 생각해주세요"라는 팬지의 꽃말은 모욕적인 그때의 상황을 기억하라는 뜻이 아니라 꽃을 보면서 어딘가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앞으로도 폴은 동성애 학대사건과 관련되어 높은 범죄율을 보이는 곳을 찾아 팬지를 계속 심어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자료출처 : The Pansy Project 홈페이지, The Pansy Project 페이스북


 

by 펭귄 발자국



Posted by slowalk

삶의 반경이 마을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나라 전체로, 또 국경을 넘어 확장되면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파괴, 식수확보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요. 이 배경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구'가 있습니다. 넘쳐나는 사람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능케 하는 키워드 중 '평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평화가 없이는 서로 협력할 수 없고, 사회적 정당성을 지키며, 공정한 방법으로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것은 국가의 크기나 국력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강정마을, 해군기지, 촛불시위, 물대포, 민간인 사찰, 북한도발, 뇌물수수.. 이러한 키워드를 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얼마나 평화롭다고 생각하시나요? 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에서 발표한 세계평화지표(Global Peace Index)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1년, 세계에서 50번째로 평화로운 나라로 꼽혔습니다.

 

 

 

 

 

평화순위를 색깔로 표시한 세계지도 (초록에 가까울수록 평화순위가 높고, 적색에 가까울수록 낮은 평화순위를 나타냅니다).

 

 

 

 

 

대한민국 50위

 

 

 

 

우리나라 주변의 국가들의 순위를 보면..

 

 

북한이 149위

 

 

중국이 80위

 

 

 

일본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평화지표(Global Peace Index)는 평화가 얼마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는 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에서 주관하는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2007년을 시작으로 진행된 GPI는 군대 파견, 무기 소지, 재소자 인구 분포, 테러 사고 수, 범죄율, 살인율 등을 포함한 '23개의 핵심평가기준'과, 남녀 성차별, 언론 자율성, 실직률, 영아 사망률, 교육율, 공정한 선거제도 등을 포함한 평화를 가져다주는 '32개의 부수적 요소'들을 가지고 각 국가를 평가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2011년 GPI에서는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일본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2011년 GPI통계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3년 연속 세계평화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 소말리아는 이라크를 대신하여 꼴찌를 차지했다.
- 아이슬란드는 경제위기 이후 상위로 다시 올라섰다
- 폭력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2010년 8.12조 달러를 넘게 기록했다.
- 아랍의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많은 변동이 있었는데, 리비아는 83위나 추락하여 143위를 기록했다.
- 불안한 경제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국가의 평화도를 낮추었다.
- 최하위 40%의 국가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해있다.
- 일본은 쓰나미와 지진의 피해를 받았지만, 잘 짜여져 있는 거버넌스 기반으로 인해 3위를 차지했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나라들의 공통 구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활히 기능하는 정부
- 건전한 사업환경
- 공평한 자원 분배
- 타인의 권리 수용
- 이웃 국가와의 좋은 유대 관계
- 정보(언론)의 자유
- 높은 수준의 교육(초중고 졸업률)
- 낮은 수준의 부패

 

 

우리나라의 평화순위를 낮추게 된 큰 요인들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웃 국가와의 관계
- 정치적 불안성
- 타인의 권리 수용
- 폭력시위의 잠재성
- 군사력 (연구 개발 및 투자 포함)
- 인구 10만 명당 중무장무기량

 

안타깝게도 상위 국가들과 상반되는 모습이 조금씩 보입니다.

 

세계평화지표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전쟁을 가지고 평화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시스템 안에서 시간을 두고 모인 여러 통계는 어떠한 요소들이 평화를 가져다주는지를 좀 더 명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가 지속가능한 평화를 가져다 주는데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은 알록달록한 세계평화지도가 초록으로 물들기를, 대한민국도 1위를 차지하는 건강한 욕심을 기대해봅니다.

 

 

자료출처: www.visionofhumanity.org

 

by 토종닭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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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

 

소설가 우애령씨의 단편소설 중에 '정혜'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이윤기 감독은 각본을과 연출을 맡아 김지수, 황정민 주연의 영화 <여자, 정혜>를 만들기도 했지요. 소설과 영화에는 어린시절 친척 어른에 의해 근친 성범죄의 피해자로 큰 상처를 입고, 엄마를 제외한 가족들의 사건 은폐 속에서 또 한 번 아픔을 겪은 뒤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는 여자 '정혜'가 등장합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거의 맺지 않고 살아가는 우체국 여직원 정혜의 건조한 표정이, 어린시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이 밝혀지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참 마음이 아팠는데요. 정혜와 같이 성범죄 피해의 경험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어느 사진작가의 프로젝트가 있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포토그래퍼 그레이스 브라운(Grace Brown)은 2011년 10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의 성범죄 피해 경험에 대해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던 그레이스는 이후 성범죄 피해자들을 만나 사진을 촬영하는 프로젝트 언브레이커블(Project Unbreakable)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들었던 말을 흰 종이에 적고 이를 촬영하는 방식의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프로젝트는 성범죄가 얼마나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이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레이스는 이 프로젝트가 피해자들에게 일종의 치유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음을 알게됩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지난 시간들 동안 깊은 곳에 꼭꼭 감춰두기만 했던 상처들을 꺼내어 흘려보내기 시작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간혹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타인에게 처음으로 알리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레이스의 블로그를 통해 프로젝트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그레이스를 만나 촬영을 함으로써, 혹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그레이스에게 이메일로 보내 블로그에 업로드함으로써 프로젝트에 참여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의 사진들은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들은 한마디, 혹은 몇마디의 말을 직접 적어 공개한 사진들입니다. 길지 않은 문장들이지만 사진을 통해 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아픔을 겪었을지, 그리고 그 사건들이 지금까지 이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을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봤자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걸")

 

 ("저항하려 하면 너만 다치게 될 뿐이야")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널 죽일거야")      ("걱정 마, 남자애들은 다들 좋아하게 되어있어")

 

 ("엄마에게 이 얘기를 하면 이제 아무도 널 신뢰하지 않게 될걸")

 

(아빠 : "엄마에게 말하면 안된다")

 

("내일 보자")

 

("딸을 사랑하는 아빠들은 다 이렇게 한단다. 내가 널 사랑하는걸 알잖니")

 

  ("우리는 네 삼촌에게 맞설 수 없어" - 내가 10살 때 나의 부모님이 하신 얘기)

 

 ("아무도 네 얘길 믿지 않을테고, 네가 미쳤다고 생각할걸. 그리고 다시는 누구도 너를 사랑해주지 않을거야. -

내가 3살부터 7살 때까지 삼촌에게 들은 이야기)

 

 ("나로 하여금 너에게 이런 짓을 하게 만드는 네가 정말 싫어") 

 

 ("너는 내 덕분에 네 또래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경험이 많아졌으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


 

 

 

 

프로젝트 언브레이커블은 작업 진행에 필요한 경비와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인 IndieGoGo를 통해(http://www.indiegogo.com/Project-Unbreakable)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세라는 젊은 나이에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레이스 브라운은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며 더 많은 피해자들을 만나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며, 가해자의 폭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Unbreakable) 강한 존재라는 알게 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하고요.

 

 

 

앞서 이야기했던 영화 <여자, 정혜>에서 정혜는 길에서 주운 아기고양이를 돌보고, 종종 우체국을 찾는 남자에게 말을 걸게 되면서 서서히 세상에 마음을 열어갑니다. 상처와 아픔은 그것을 속에 꼭꼭 숨길 때가 아니라 꺼내어 볼 때 비로소 치유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들은 같은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을 큰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지만, 이들이 Project Unbreakable과 같은 공유와 공감의 경험을 통해 정혜처럼 다시 마음을 열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이미지출처 |http://projectunbreakable.tumblr.com

Grace Brown의 이메일 | projectunbreakable@gmail.com

 

by 살쾡이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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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

나는 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적 있으신가요?

공부를 하고, 직장에 취직해 돈을 벌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키우고 늙어가기에도 바쁜 삶 속에서

어쩌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생각을 하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큰 기업의 총수나 유력한 정치인도 아닌데 세상을 위해 무엇을 바꿀 수 있겠어~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는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Change.org는 사회 각 분야의 문제가 되는 부분을 변화하고자 만들어진 온라인 서명운동 사이트입니다. 각자가 원하는 서명운동을 직접 만들어 진행할 수도 있고,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서명운동을 찾아 온라인 서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서명을 할 수 있는 것 외에, 동물보호, 환경, 인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문제점에 대해 알려주는 사이트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는 꽃이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의 고된 노역자들에게서 온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케냐의 꽃 농장에서는 한 노동자가 적게는 8-12시간씩 일을 하며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위험한 작업환경과 화학약품 등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들게 종일 일해도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하루1달러의 일당입니다. 미국이 주로 꽃을 수입하는 콜롬비아나 에콰도르의 여성 작업자 중 반 이상은 꽃 농장에서일하며 성추행/성폭력의 문제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려일주일에 70~80시간을 일하게 된다고 합니다.

1-800 Flowers라는 미국의 대형 꽃가게/배달 서비스 회사를 상대로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되는 꽃을 사용하고, 꽃의 거래에 대해 공개하여 달라고 요구하는 서명 운동은 시작한 지 72시간 만에 그 결실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 서명운동의 요구 조건에는 1-800 Flowers가 공급받는 꽃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착취를 방지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을 제정하는 조건도 포함되었죠.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 문제에 관한 서명운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의 자동차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Shayma Jastaniah라는 사우디 여성은

국제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가족을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운전을 하다 발견되어 10대의 공개 태형을

선고 받았으나, change.org의 서명운동으로 사우디 왕은 그녀에게 내려진 처벌을 철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운동은 사우디 여성의 운전을 합법화하는 운동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관한 서명운동은 무엇이 있을까 해서 검색해보니 구제역에 관한 서명운동이 진행 중입니다.

저도 변화를 위해 저의 작은 클릭을 보탰습니다. 슬로워크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여러분도 참여해보세요.

https://www.change.org/petitions/tell-south-korea-that-burying-animals-alive-is-cruel


Change.org와 같은 서명운동 사이트가 없는 세상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때론 힘들지만,

나부터라는 생각으로 사회가 겪는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 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작은 클릭과 같은 실천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요~

By 토종닭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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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실화를 다룬 공지영 작가 원작 / 황동혁 감독의 영화

<도가니>가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체적 장애를 지닌 어린 아이들, 즉 사회적으로 가장 연약한 

이 청각장애 학생들을 상대로 이렇게 잔인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과 그 이후 이 사건이 묻혀져버렸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었습니다.

 

 

실제 사건의 배경인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지금은 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비장애인 사이의 소통의 단절과 보이지 않는 장벽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여름에는 사회탐구 영역의 어느 유명강사가 국내 최초로 수화 통역 수능강의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에게는 귀가 들리지 않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이런 인터넷 강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교과서와 참고서만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해요. 미안하고 안타까워요."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청각장애인 친구를 둔 학생이 남긴 글을 읽은 뒤, 청각장애를 지닌 학생들도

불편함 없이 자신의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자비를 들여 수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막 서비스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농아인협회 측에 자문을 구하던 중, 청각장애인들은 자막 보다는

수화를 더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게 되어 자막이 아닌 수화 통역 서비스로 마음을 굳혔다고 하네요.

 

한 사람의 뜻 깊은 결심으로 많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불편함을 덜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일로 지금까지 비(非)장애 학생들은 당연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온라인 학습 콘텐츠 영역에서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오랫동안 소외되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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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등록 청각장애인은 20만7383명입니다. 공식 등록되지 않은 청각장애인의

수를 더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취업, 사회생활, 각종 의료·복지 영역에서 많은 청각장애인들은 소통의 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원인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화를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이 조금도 알지 못한다는

현실 또한 소통의 단절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의 하나입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모든 사람이 수화에 능통할 수는 없겠지만 지문자(Finger spelling)만이라도 익혀 둔다면

청각장애인과 소통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문자는 자음과 모음의 철자 하나하나를

손과 손가락의 모양으로 나타낸 청각장애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수화만으로는 이름이나 지명과 같은

고유명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기에 종종 지문자가 함께 사용됩니다.

 


오늘은 지문자 인포그래픽을 보면서 지문자로 자신의 이름을 쓰는 법을 연습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지문자 그래픽을 다운받으시려면 클릭! -> 지문자_slowalk.pdf

 

 

 

+ 새끼 손가락을 턱에 대는 이 수화는 "괜찮아"라는 뜻이랍니다 :-)

 

by 살쾡이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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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