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인 에이전시 펜타그램(Pentagram)은 ‘그래픽디자인의 역사의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폴라셰어, 마이클 베이루트 등 걸출한 디자이너들이 지금도 그 역사를 쓰고 있는데요. 이 펜타그램의 전신에는 플레처/포브스/길(Fletcher/Forbes/Gill)의 밥 길(Bob Gill)이라는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밥 길'을 검색하면 ‘길고양이 밥 주기’만 많이 나오는 것을 보아 한국에서 인지도는 처참합니다. 그의 이름은 몰라도 작품들은 이미 ‘스마일인더마인드'와 같은 유명 디자인 저서에서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세계적인 그래픽디자인의 거장이지만, 무서운 교수님으로도 유명한데요. 하지만 그런 소문과 달리 그의 작품에서는 위트가 넘칩니다. 오늘은 그의 위트 넘치는 주요 작품 중심으로 그를 소개합니다.
아트 갤러리 이동 관련 광고입니다. 오랫동안 벽에 걸려 있던 사진 뒤에는 자국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것입니다. 밥 길은 이 자국에 영감을 얻어 이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회사인 AGM 로고 디자인입니다. 밥 길은 매우 작은 모델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유로 로고를 작게 만든다는 것이 지루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작다’라는 개념에 재접근하여, ‘상대적으로 작다’에 초점을 맞춰 위의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당신이 흥미로운 문제로 시작하지 않는다면, 흥미로운 솔루션으로 끝내기 힘들 것이다.
재즈 관련 일러스트레이션. 재즈의 즉흥성을 가장 잘 표현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U.N. 의 비공식적 오찬 시리즈를 위한 로고입니다. 밥 길은 이 작품이 격식과 격식 없는 오찬 사이를 연결했다고 합니다.
밥 길의 포트폴리오 표지입니다. 본인의 우유부단함을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우유부단함을 조롱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밥 길의 친구가 의뢰한 파티초대장 디자인입니다. 친구는 모든 사람에게 술을 가져오게 해달라고 요청했답니다.
잘 보시면 “친애하는 친구들에게”로 시작하는 왼쪽 편지는 “술을 한 병씩 가져올 것”으로 끝나지만, 오른쪽 편지는 “무임승차하실 불청객들에게"로 시작하는 오른쪽 편지에는 그런 메시지가 없습니다.
저는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지만, 결국은 술을 가져오라는 협박이 담긴 초대장입니다.
당신의 뛰어나고 놀라운 작품이 어떤 독단적이고 멍청하며 경박한 이유로 몇 번을 거부당하더라도, 훌륭하고 놀라운 또 다른 해결책이 항상 있다.
내가 당신에게 약속한다.
디자인에서 메시지의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표현 과정에서 메시지가 잊혀질 때가 있는데요. 밥 길의 작품을 보면서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는 디자인하면서 메시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It's Nice That, bobgilletc, Graphic Design as Second Language Bob Gill
by 원숭이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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