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parody)는 특정한 작품의 소재나 고유한 문체를 흉내 내어 희화화하는 방법, 또는 그런 방법으로 만든 작품을 말합니다. 흔히 풍자와 위트,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정치 패러디는 특히 권력 억압적인 상황에서 그 위력이 강해지는데요. 익숙한 소재로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으로 쓰입니다.


패러디는 대중이 작품 생산의 주체, 정치적 의견 표현의 창의적 주체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밌고 쉬운 정치 참여 방법이 될 수 있는 패러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었고, 또 현재 우리 가까이에서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몇 가지 작업을 통해 소개합니다.


조나단 반브룩(Jonathan Barnbrook)은 1990년부터 서체 디자인, 광고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 영국 출신의 그래픽디자이너입니다. 조나단 반브룩은 2000년대의 정치적 이야기들을 패러디를 통해 풀어냈는데요.



기업파시스트(2001)


조지 W. 부시의 공식 인물사진에 바코드를 이용해 히틀러를 표현했습니다. 자본주의(기업)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부시의 정치적 과업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진화(2001)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본듯한 유인원에서 인간으로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입니다. 이 다이어그램에서 인간은 군인으로, 그 군인은 총구를 인류에게 겨누며 위협하는 인간으로 다시 진화합니다.



전지전능 기업상표 만다라: 세속적 욕망을 넘어서(2003)



만다라는 영적인 해탈과 극락왕생, 모든 법을 갖추어 모자람이 없음, 정신적으로 완벽한 경지를 뜻하는불교의 기호라고 할 수 있는데요. 두 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 만다라 시리즈는 사실 물질적인 탐욕의상징인 다국적 기업들의 로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코카콜라, 맥도날드, 말보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로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오른쪽 그림)



로사마 맥라덴(2003)



이 그래픽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과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 맥도날드의 로날드 맥도날드를 합쳐놓은 모습입니다.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은 ‘attack(공격)’입니다. 오사마 빈라덴은 9.11테러로 시민을 attack(공격)하고, 맥도날드는 일상에서 인류의 건강을 attack(공격)합니다. 생명을 위협한다는 면에서 다국적기업 맥도날드와 오사마 빈라덴을 같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조나단 반브룩은 이러한 결과물이 세상을 자연스럽게 해석한 결과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해석이 있다면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국내/국외의 정치적 상황은 패러디를 시도하기에 적절한 시기인 것 같은데요.



사그마이스터&월시 디자인 스튜디오 | 트럼프 풍자 핀 뱃지



사그마이스터&월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트럼프를 풍자하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약 50개 정도의 트럼프 풍자 일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낮은 것을 지적하며, 일러스트와 트렌드 아이템인 핀 디자인을 통해 정치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높이고자 했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비방 메시지나 상투적인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디자인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환기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뭐든지 스튜디오 |  제품디자인 프로젝트 ‘Honest Glasses’



뭐든지 스튜디오에서는 ‘Honest Glasses’ 라는 핀을 만들었는데요.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검찰, 법원 출두를 할때 검은뿔테안경을 애용하는 것에 착안하여 ‘귀엽고',’진지한' 뱃지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Honest Glasses’는 정치인사를 패러디함과 동시에 끊임 없이 정치에 눈을 돌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Honest Glasses는 2017년 1월 10일까지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집회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패러디를 통해 재밌게 시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깃발과 피켓 디자인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조나단 반브룩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떤 종류의 정보도 사람들의 생각을 한순간에 바꾸지는 못한다. 나는 작업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이상적인 사회를 제시하고, 사람들은 다시 자신의 생각을 그것에 더한다. 나는 이러한 방식이 성공적일 거라고 믿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의사 표명이 이러한 세계화를 만들어 낸다.” 한 번의 패러디는 그저 사회와 정치에 대한 냉소를 만들어내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될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 및 출처: 내일의 진실전, 조나단 반브룩 홈페이지,  사그마이스터&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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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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