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몇 쌍이 결혼식을 올리는지 아시나요?


통계청에 따르면 올 한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혼인 수는 약 20만 쌍에 이른다고 합니다. 1쌍 평균 400장의 청첩장을 인쇄 제작한다고 했을 때, 1년 동안 사용되는 종이의 양은 8천만 장 이상이 됩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결혼하는 커플의 수가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양의 종이가 청첩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종이 사용을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청첩장 브랜드가 있습니다.
분위기 좋은 카페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상수동 한 쪽에 자리한 친환경 청첩장 브랜드 ‘이베카(Ibeka)’의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고요, 친환경 청첩장 브랜드 이베카를 운영하는 정다운 이라고 합니다.

이베카(Ibeka)라는 이름의 어감이 특이한데요? 무슨 뜻인가요?
‘I Believe in Karma’를 줄인 말인데 10년 전쯤 여행 중에 만난 분과 나누던 대화 중에 나왔던 이야기예요. ‘인연(업보/인과응보)을 믿는다.'라는 뜻인데, 그때의 기억이 인상 깊어 줄여서 아이디, 닉네임 등으로 쓰다 보니 자연스레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친환경 청첩장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친구들이 결혼할 때 청첩장을 만들어 주게 되었는데, 한 번의 결혼식을 위해 소비되는 청첩장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보통 청첩장은 고급스럽게 만들길 원해서 후가공이 많은 편인데, 결혼 후 바로 버려지는 일회성 인쇄물이라 낭비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점을 개선할 수 없을까 고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죠.

이베카가 다른 친환경 청첩장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이런 고민을 시작되면서 친환경 용지(재생지나 FSC인증 종이 등)나 콩기름 잉크 사용 등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용재료의 친환경적인 접근을 고려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그런 접근 방식은 기본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종이 사용량이나 인쇄 과정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서 만들고 있어요.  봉투없는 카드, 책갈피로 활용 가능한 카드처럼 종이사용을 줄이는 디자인과 스탬프를 이용해 인쇄공정을 생략하는 카드 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봉투 없는 카드]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봉투-카드 일체형으로 종이 사용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



[북마크나 명함 사이즈의 작은 초대장]

친구들에게는 최소화한 형태의 작은 사이즈의 초대장을 사용하고,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카드로 대신할 수 있다.




[DIY 초대장 키트] 최근 작은 결혼식이 많아지면서 소량을 직접 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 경우을 위한 키트로, 무지 카드와 봉투에 커스텀스탬프를 이용해 다양한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온라인 청첩장도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온라인 청첩장과 다른 점이 있나요?
이베카 온라인 초대장의 특징은 ‘온라인, 오프라인이(종이) 결합된 초대장 자동제작 플랫폼’ 인데요, 보통은 종이 청첩장과 모바일 초대장 디자인이 따로 되어 있는데 이베카는 종이 초대장의 디자인이 그대로 온라인 초대장으로 연계되어 있어요. 반대로 온라인 초대장을 메인으로 제작하실 경우, 제작한 온라인 초대장을 엽서형 카드로 바로 소량 제작(디지털 프린팅) 하실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가 결합하어 어떤 방식으로든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고, 정보를 입력하면 바로 반영되는 자동제작 플랫폼이라 24시간 언제든 제작 및 수정을 실시간으로 하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청첩장] 모바일청첩장과 오프라인청접장의 디자인이 하나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한다



독립 스튜디오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첫 직장은 LG전자였어요. 그래픽디자인팀에서 6년 동안 패키지와 브랜딩을 담당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 대기업에서 비슷한 일들을 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하우스를 떠나 에이전시로 옮겨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고, 그 후엔 독립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독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만드는 손작업과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는 저만의 소소한 공간을 계속 생각했었어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지인들의 청첩장 의뢰를 하나둘 해주다보니 자연스럽게 브랜드로 발전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이 주로 이베카를 찾나요?
요즘은 스몰웨딩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작지만 자연스럽고 특별한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가끔 생각지도 못한 연예인들이 찾으실 때도 있어요.


박솔미, 한재석 청첩장


육중완 청첩장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시나요?
손작업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주로 주변에 있는 식물들을 그려서 작업합니다. 화려하고 이름있는 꽃보다는 스튜디오를 오가며 발견한 길가의 들풀이나 평범한 꽃들을 수집해서 손그림으로 옮기거나 사진을 찍어 카드 디자인에 적용해요.





디자인의 모티브와 작업하는 방식이 특이한 것 같은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우리 주변에 평범해 보이는 것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르고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결혼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나에게만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과정인데, 특별함 역시 관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되고요. ‘작거나 평범해서 잘 발견되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통해 그런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청첩장 말고 다른 작업도 하시나요?
청첩장 외 다른 스테이셔너리 작업도 하고 있어요. 주로 의뢰를 받아서 회사나 단체의 행사 초대장 등을 제작하고, 그 밖에 실크스크린과 레터프레스 등을 이용한 일반 상품용 카드도 만들고 있어요.






작업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며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프로젝트하다’라는 이름으로 작업실을 사용하지 않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다른 분들이 가게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년 정도 되었는데 현재는 모든 시간이 꽉 차서 6개의 가게가 각기 다른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가게 메뉴나 공간 공유에 대해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웹사이트(projecthada.co.kr)도 개설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베카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청첩장으로 과도하게 사용되는 종이 사용을 줄여보기 위해서였어요. 앞으로는 종이 인쇄보다는 온라인 초대장을 더 활성화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이나 단체의 오픈행사 초대장 문의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다양한 주제의 온라인 초대장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대장 플랫폼을 만들다 보니 예전에는 특별한 날 카드를 통해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감성이 있었는데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바쁜 일상과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그런 걸 챙길만한 여유가 없어진 거겠죠. 그래서 초대장뿐 아니라 특별한 날을 기념할 수 있는 카드를 온/오프라인으로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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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문제의식으로 시작된 고민은 이베카라는 브랜드를 통해 작지만 필요한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진정성 있게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이베카와 정다운 대표를 응원합니다.  




작성: 문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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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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