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필수앱이 되면서 채팅이 생활화 되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이모티콘을 날리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 문장도 쓰지 않고 이모티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어보면 좋겠다!’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해, 실제로 출시하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고자 기록을 남깁니다.
< 이모티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하다 >
카카오톡 이모티콘 종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크게 스티커 이모티콘 / 움직이는 이모티콘 / 사운드 이모티콘 3가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2017년 7월 기준, 스티커 이모티콘과 움직이는 이모티콘 2가지만 접수받고 있는 듯 합니다. 저는 ‘움직이는 이모티콘’으로 작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준비 단계
‘어떤 이모티콘을 만들까’ 하는 아이디에이션 단계를 가졌다기보다, 저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무슨 말만 하면 ‘놉놉’ 거리며 막연한 장난을 치는게 재밌었고, 카톡에서도 문자로 많이 사용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상황에 ‘놉’을 외칠 수 있는 이모티콘 세트를 만들자! 라는 아이디어를, 수다 떠는 와중에 얻었습니다.
이미지나 그림 자체가 하나의 아이디어가 되도 좋으며, 상황이나 표현이 공감되어 쓰이는 것도 좋습니다. 카카오톡에서 권장하는 내용은 이모티콘 입점가이드의 설명을 보시고, 이런 내용의 아이디어를 계속 던지면서 정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제안 전, 꼭 확인하세요! >
캐릭터 / 스토리 디자인
놉을 외칠 캐릭터를 우선 디자인해 보았습니다. 평소 그려보지 않았던 종류로, 마침 지나가던 비둘기를 컨셉으로 초안 디자인을 그렸습니다.(아래 좌측 이미지) 캐릭터 디자인 후 주변에 피드백을 받아보니 색상이 너무 칙칙하다는 의견에 조금 밝은 색으로 수정하였고, 비둘기와 너무 동떨어진 색이라 ‘앵무새가 되고싶은 펭귄, 앵귄’으로 설정을 변경하였습니다.
< ‘앵귄’의 캐릭터 디자인 초안(좌), 최종 결과물(우) >
캐릭터가 완성되었고 그 다음으로 한 문장 정도의 가벼운 스토리 라인으로 재미를 넣고자 했습니다. 앵무새의 색을 차용했기에 “앵무새가 되고 싶어 앵무새처럼 색을 칠하고 다니는 펭귄”으로 설정을 잡고, 사람들이 펭귄이냐고 물으면 자신은 앵무새라는 믿음으로 언제나 ‘놉’을 외친다는 설정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렇게 ‘놉놉’을 외치는 앵무새가 되고 싶은 펭귄, ‘앵귄’이 탄생했습니다. 타이틀명은 ‘언제나놉놉’으로 확정하였습니다.
< 타이틀 ‘언제나 놉놉’ >
정작 반응은 소세지 같다는 피드백이 많았지만, 어디까지나 작가 맘으로 확신이 있다면 진행하시면 됩니다. (공감대를 더 일으킬수록 재미가 있을수록 좋습니다.)
입점 준비 단계
예전에는 카카오 이모티콘 페이지에서 입점 가이드와 입점을 위한 신청서가 따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로 완전히 이동함에 따라 접수도 이곳에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제안하고자 하는 이모티콘을 선택해 제안하기를 누르시면, 관련 정보를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위 화면에도 나와있듯 제안할 이미지들의 사이즈와 규격 정보가 나와 있어 이에 맞추어 제작을 해주셔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등록이 되지 않습니다!
< 최초 제안 예시 >
이모티콘을 제안을 하고 나면, 심사 대기에 들어가고 심사가 완료되어 상품화가 결정되면 따로 연락이 옵니다! 1년 정도 전에 라인과 카톡에서 한 번 씩 거절되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통과가 되었습니다! 이 후 계약이 완료되면 이제부터 출시를 위한 이미지 작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메시지 및 이미지 검토
제출한 이미지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감정 혹은 표현이 모호한 메시지 등은 반려되어, 더욱 유용한 표현들로 다시 다듬어 집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앵귄 캐릭터 하나로는 표현의 한계를 느껴 뭐든지 OK, YES를 외치는 성격좋은 ‘단호박’ 캐릭터를 추가하였고, 여러 모션들을 디벨롭하였습니다.
< 새로 추가된 캐릭터 ‘단호박’ >
< 최종 제안 예시 >
움직임 제작
승인된 이미지를 모두 움직이는 동작으로 제작하게 됩니다. 스티커였다면 이전 이미지 검토가 승인되면 바로 통과입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동작들을 움직이도록 커트별 동작 이미지를 모두 그려줍니다. 영상 전문가시라면 애프터이펙트, 모션 등의 영상 편집기술로 더욱 편리하고 유려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상 전문가가 아니기에 일러스트레이터로 한땀 한땀 장인 정신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이미지는 아래와 같이 움직입니다.
최종 승인과 출시
[ 제작 > 검토 > 반려 > 수정 > 승인 ] 의 무한 반복 속 담당자분의 애정어린 피드백들이 모이고 모여, 점점 더 나아지는 이모티콘 수정이 반복되다 보면 최종 승인이 나게 됩니다! 출시 날짜 확정 및 안내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출시 및 판매! 이모티콘 샵에서 검색도 됩니다! (https://e.kakao.com/t/nopenope)
< 출시 후 소개된 ‘언제나 놉놉’ >
출시의 기쁨에 여기저기 떠벌리느라 감사하게도 지인 분들이 많이 사주신 이모티콘이 되었지만, 주변 어른 분들께서는 이모티콘의 뜻을 알지 못하셔서 ‘너무 부정적’이라는 피드백과 응원한다며 구매 후 소장용으로 간직하고 계십니다.
첫 작업이라 수정사항도 많았고 고려했어야 할 부분도 놓쳤던 것도 많았지만, 완성해 출시한 후 이모티콘이 팔리고 주변 분들이 종종 아주 알맞게 사용해주시는 모습에 신기하고 뿌듯했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다음 이모티콘을 작업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자신만의 이모티콘을 만들어 더욱 풍성한 채팅을 만드는데 도전해보세요.
놉놉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매달 샵에 처음 로그인하면 10% 할인쿠폰도 준다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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