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동물원에 가봤던 때, 기억나시나요?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어른들은 책이나 TV로만 보았던 각종 동물들을 보고싶어하는 아이들 손을 잡고, 또는 여자친구 남자친구와 함께 동물원에 가봤던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텐데요, 기본적으로 동물원은 사람들이 다양한 동물들을 구경하기 위해 가는 곳입니다.
물론 사람이 동물을 '구경'하러 온다는 근본적인 개념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멸종위기동물의 개체수 확보를 위한 목적 이외에 동물원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요. 게다가 동물원에 따라 때로는 동물들의 건강과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동물원의 존재 목적 자체에 대한 문제는 우리가 계속해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각종 동물들을 구경하러 오는 도시의 '동물원'과는 달리 아메리카 대륙이나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보호를 위해 일정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로 우간다의 브윈디천연국립공원(Bwindi Impenetrable National Park)은 우간다와 콩고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거대한 국립공원이 있죠. 브윈디 국립공원은 전지역이 야생동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동식물들의 소중한 서식처입니다. 이곳에서만 100여종의 양치식물과 200종 이상의 나비류, 300종 이상의 조류가 살고 있는데요, 특히 콩고와 르완다 일부 지역 외에 오직 브윈디공원에서만 볼 수 있는 마운틴고릴라도 여기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브윈디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고릴라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야생에 8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마운틴고릴라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공원측에서 하루에 입장할 수 있는 관광객의 숫자와 연령, 공원 내부 숙박시설 등을 아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 고릴라들의 생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고릴라들을 접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진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직업인 미국 관광객 존 킹(John J. King)씨도 이렇게 고릴라관광을 떠난 여행자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고릴라 관광을 떠난 이 여행에서 킹씨는 고릴라 가족들에게 '관광당하는'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여행일정 중 잠에서 깬 여행객들은 숙소에서 나와 고릴라 무리들과 마주쳤다고 하는데요, 그 고릴라들을 카메라에 담으려 숲 속을 거닐던 킹 아저씨는 어디선가 다가온 한 무리의 고릴라 가족들에게 포위(?)되었다는군요. 시큰둥한 어른고릴라의 반응과는 달리 어린 고릴라는 인간이라는 새로운 동물이 신기하다는듯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털고르기도 해주고 킁킁 냄새를 맡아보기도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고릴라와 같은 야생동물과의 이렇게 가까운 접촉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유순한 성격이지만 엄청나게 힘이 센 동물이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어린 고릴라들도 함께 있었으니 킹씨는 어른고릴라를 자극하지 않도록 꼼짝않고 조용히 앉아있어야 했겠죠 ^^ 본의아니게 고릴라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던 존 킹 씨는 한 떼의 고릴라들이 가까이 다가왔던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어린 고릴라에게 '이제 그만하고 가자'고 말하는듯한 어른 고릴라의 모습은 장난감에 정신 팔린 아이 손을 잡아끄는 여느 엄마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사람들은 이들의 서식처에 관광을 떠나지만, 이 곳의 원주민인 고릴라들도 자신들의 영역에 들어온 새로운 동물인 사람들을 구경하며 관광다니는(?) 모습을 보니 누가 사람이고 동물인지, 누가 여행객인지 구분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 사람도 고릴라도, 또 다른 동식물들도 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각각의 소중한 존재 가치를 지닌, 그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릴라와의 만남에 대해 더 알고싶으시다면 환경과 여행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하며 African Wildlife Foundation(AWF)를 설립자이기도 한 존 킹 씨의 블로그(blog.commonflat.com)를 방문해보세요 :-)
(이미지 출처 | blog.commonflat.com)
by 살쾡이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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