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길가에는 종종 작고 큰 개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길고양이들처럼 말이죠. 올해 여름에 멕시코 한 지역에서 갓난아기가 짐승에게 물려 죽는 끔찍하고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범인이 개가 아니냐는 사람들의 추측과 함께 개들은 한순간 도마 위에 생선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주인 없는 개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수많은 짐승 중에서도 쉽게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며, 강아지 번식 방지 캠페인도 생겼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인 없는 개들은 때때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선물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멕시코의 어느 평화로운 오후. 사람들이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공원에 개들이 산책하고 있습니다. 바로 투명인간 주인과 말이죠. 산책하는 개들의 표정은 매우 신이나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주인과 간식이라도 사러 가는 중일까요? 아니면 친구를 만나러 가는 중일까요?
사진 속에서 보이는 이 엉뚱한 상황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마술도 아니며, 목줄의 고장, 개들의 장난 또한 아닙니다. 이 기묘한 상황은 바로 멕시코에서 200개 이상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최대 애견샵 <+KOTA >에서 진행된 유기견 입양을 위한 특별한 프로모션중 한 장면입니다.
Invisible Owner(보이지 않는 주인)이라는 아이디어를 고안해 기묘한 상황을 연출시킵니다. 그리고 마치 주인이 개를 산책시키고 있는듯한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특별한 개 목줄을 제작하여 유기견에게 착용시킨 다음 거리를 활보시킵니다.
사람들에게 유기견들의 존재를 알리고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이 프로모션의 목적이죠. 개들에게 아주 특별한 산책인 셈입니다.
개들은 산책 도중에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사진도 찍고 인사도 합니다. 혼자 걷고 있지만, 왠지 주인과 산책하듯 즐거워 보이는 개들의 모습에 길가는 사람들도 다 한 번씩 쳐다보고 관심을 가집니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이 순간 그 개들의 주인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우리는 투명인간이라는 기묘한 상황 연출이 주는 관심의 대단함 또한 엿볼 수 있습니다.
개 목줄에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개들을 어루만져주는 사람들은 이 메시지를 꼭 보고 말죠. 유기견 입양 캠페인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adopt me(나를 키워주세요.)'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뒷면에는 '이 개가 주인을 구하고 있습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개가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뒤집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이 개가 어느 날 문득 찾아온 특별한 선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실제 이 프로모션 결과로 2개월 동안 무려 221마리의 개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연예인 이효리씨도 행하고 있는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유기견 입양 캠페인이 유명한데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기견 입양에 대해 눈물로만 호소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움직일까요.
'Invisible Owner' 이 캠페인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찾아오는 개들과 인사를 나누며 누구나 그 개들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쉽게 개들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건 바로 투명인간이 미래의 주인의 모습이 되어 사람들에게 "당신이 곧 주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해서가 아닐까요?
또한, 투명인간이 가지는 의미가 많습니다. 우리는 목줄을 잡고 있는 투명인간이 우리에게 똑똑히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주인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더 중요한 메세지 하나를 더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건 바로 "사라지지 말아요" 가 아닐까 합니다.
by 전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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