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5,000원에 사 먹을 수 있는 팝콘의 원재료가격은 613원입니다. 소비자는 거의 8배 이상의 가격을 주고 먹는 셈입니다. 또 3사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팝콘 가격이 똑같아서 담합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죠. 상품의 원재료가격을 알게 된 후, 소비자들은 왠지 모르게 속은 느낌을 받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에 분노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때마다 기업은 늘 원재료가격의 상승을 이유로 듭니다. 과연 기업의 변명은 진실일까요? 소비자가격의 불편한 진실, "How much?"입니다.
이번 버닝데이때 한팀이 된 누렁이 발자국, 나무늘보 발자국, 펭귄 발자국은 주제를 정하기 위해 얘기를 하던 중 팝콘의 원가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613원밖에 안 하는 팝콘을 5,000원이나 주고 먹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깊이 조사해보고자 다양한 식품의 원재료가격과 소비자가격을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소비자가격에는 원재료가격 외에 영업비나 기타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원재료가격만을 비교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일이 되겠죠. 그래서 원재료가격이 올랐을 때 소비자가격은 얼마나 올랐는지, 인상 폭을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덜 억울하겠죠? ^^
일단 2011년 4월과 2014년 4월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항목으로 10가지를 추렸습니다. 데이터 수집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10가지 데이터들은 3가지 특징으로 묶을 수 있었는데요, 한가지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원재료가격은 하락, 소비자가격은 인상
오렌지주스와 라면, 커피 세가지 품목 모두 원재료가격은 조금 하락했지만 소비자가격은 비교적 큰 폭으로 인상됐습니다. 원재료가격 하락했으면 소비자가격도 인하해야하는데 오히려 올랐습니다. 기업의 말과 달리 원재료가격이 소비자가격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적은 것 같습니다. 특히 라면은 원재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도 인상 폭이 1.9배나 차이가 나네요.
조사한 10가지 항목 중에서 6가지가 원재료가격의 하락과 상관없이 소비자가격이 올랐는데요,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된 항목은 고추장이었습니다. 차이는 무려 21.2배입니다.
2. 원재료가격 많이 하락, 소비자가격은 조금 인하
이 특징은 설탕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원재료가격은 350원이나 떨어졌지만 소비자가격은 74원 떨어졌습니다. 원재료가격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더 많이 떨어졌야 하는데 실제로는 조금만 인하됐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제 원재료 시세는 아몬드를 제외하면 대체로 하향세라고 합니다. 그중 설탕은 무려 40%나 가격이 내린 품목이고요. (출처: 이투데이)
3. 원재료가격은 조금 상승, 소비자가격은 많이 인상
원재료가격 대비 소비자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과자(파이)입니다. 무려 49.3배나 차이가 나는데요, 소비자가격에서 원재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은 많이 인상됐습니다. 과자는 요즘 과대포장으로도 말이 많은데 원재료가격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포장비가 많이 들어가서일까요?
사실 조사를 하면서도 막연히 조금 차이가 나겠지 했었는데 막상 20배 이상 차이 나는 품목들을 보니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자가격을 올리면서 하는 기업들의 변명은 하나같이 똑같습니다. "원재료가격이 올랐으니 소비자가격도 올립니다."라고요. 하지만 진실은 원재료가격의 상승이나 하락 상관없이 매년 소비자가격은 오른다는 것입니다.
소비자가격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책정한 가격이지만 그만큼의 돈을 내고 물건을 구매하는 건 소비자입니다. 그러니 소비자가격을 인상시킬 때만이라도 상투적인 변명이 아닌 합당한 이유를 소비자에게 알려준다면 소비자가격에 대한 불신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요?
디자인 | 임찬휘, 김목애, 권지현
by 펭귄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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