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사람은 보폭을 맞추어 걷는다.’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중 한 구절이라고 하는데요, 슬로워크에게 ‘Slowalk’라는 좋은 이름을 갖게 해준 문장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상 깊은 독서는 시간이 지나도 오래오래 기억되고, 때로는 한 사람의 삶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언제나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면 궁금해집니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보고 영향을 받을까? 그래서 오늘은 슬로워커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당신에게 영감은 주는 책은 무엇인가요?’




펭도의 책  |  <컨슈머 키드> 에드 메이오, 애그니스 네언 (상세보기)



"좀 더 주체적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마케팅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지 고발한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상업 마케팅의 신봉자로서 어떻게 하면 어릴 적부터 브랜드를 노출시켜서 나중에 커서 돈을 쓰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초반에는 여기에서 소개하는 키즈 마케팅 사례들을 잘 써먹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고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기업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신봉하던 마케팅이 그런 기업들에게 이용당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좀 더 주체적으로 사회를 변화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 몇 달 뒤, 윤리적소비 캠페인을 하려는 비영리단체에서 채용 제안을 해 왔고, 나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산비둘기의 책 |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상세보기)



"죽음도 인생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저 주어진 인생을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주었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인정하기는 싫었던 나에게 이 책은 담담하고 유쾌하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지만 죽음도 인생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저 주어진 인생을 사랑하며 살면 되는 거라고.








북극곰의 책 |  <여덟 단어> 박웅현 (상세보기)



"삶에 대해서 ‘기술이나 방식’보다는 '태도'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원숭이의 책 |  <콰이어트> 수전 케인 (상세보기)



"항상 외향성을 강요하는 요즘, 내향적인 모습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팽귄의 책 |  <커뮤니티 디자인> 야마자키 료 (상세보기)



"내가 만든 디자인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어느 날 문득, “과연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사람을 만날 때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었고, 그즈음 이 책을 만났다. 단순히 아름다운 공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원 안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접점을 만드는 일, 커뮤니티 디자인은 무척 매력적으로 보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만든 디자인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러한 고민들은 달력 ‘사라져가는 것들’을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돼지의 책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상세보기)



"항상 궁금했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잡다한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의 문체가 너무 웃긴데, 혹시 번역자가 웃긴 건지, 원문을 읽어봐야 할 듯하다."







낙타의 책 |  <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상세보기)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즈음, 마치 내 얘기 같다는 착각과 함께 열심히 읽었던 책이다."


직장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작가가, 비스킷 공장 생산직 직원, 회계사, 창업가 등이 일하는 현장을 관찰하고 기록한 에세이이다. 알랭 드 보통의 책은 감정이 과장된 느낌이 들어 읽어보지 않았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즈음, 책을 읽다 보면 종종 그렇듯, 마치 내 얘기 같다는 착각과 함께, 열심히 읽었던 책이다.






부엉이의 책 |  <만화의 이해> 스콧 맥클라우드 (상세보기)



"시각예술 문화 전반에 대한 현상과 이야기를 담고 있어 유익했다."









소금쟁이의 책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상세보기)




"무작정 자유롭게 떠나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 어떤 구절을 읽어도 그 여행지에서 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작가의 기억과 시간을 빌려 사진 속의 대상과 공감하며, 잠시나마 일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이다."










토종닭의 책 |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 이지원 (상세보기)





"책을 읽고서 디자인 일을 좀 더 버티며, 꾸준히 이어나갈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계기가 되었다."


디자이너인 저자의 생각을 통해 지금 하는 디자인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몸이 많이 안 좋아서 '디자인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시기였다. 책을 읽고서 좀 더 버티며, 꾸준히 이어나갈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계기가 되었다.







물범의 책 |  <록음악의 미학> 테오도어 그래칙 (상세보기)





"록 음악 현상에 대한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었다."


예술의 한 분야인 록 음악을 근원적 정의 방식을 통해 규정했다. 그것으로 인간이 예술행위를 추구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에 도달하려는 사유가 담겨 있다. 록 음악 현상에 대한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었다.







해달의 책 |  <가만히 좋아하는> 김사인 (상세보기)




"시는 내가 빡빡하게 살면서 잃는 것들의 속도를 더디게 해주는 것 같다."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긴 호흡의 두꺼운 책보다 시집을 조각조각 읽는 편이다. 시는 내가 빡빡하게 살면서 잃는 것들의 속도를 더디게 해주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만히 좋아하는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은 시인이 19년 만에 낸 두 번째 시집이다. 그만큼 정제된 내공으로 가득한데, 슬며시 곁에 내려앉아 말없이 그냥 있는 낙엽에게 고맙다 말하는 <조용한 일>이라는 시를 특히 좋아한다. 






하늘다람쥐의 책 |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상세보기)



"편견과 소통에 관한 짧은 이야기이다."


편견과 소통에 관한 짧은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두 번 읽었을 때는 따뜻하고 아득해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저마다의 깊고 작은 세계가 있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앞으로 겪게 될 많은 일들 앞에서 종종 생각날 것 같다. 








재밌게 보셨나요?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기대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이전에 몰랐던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이 많아 기뻤고, 구성원들의 관심사와 성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저도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을, 적어두었던 메모들을 다시 찾아보면서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귀가해서 잊혀진 책을 찾아보는 건 어떠세요? 혹은 주변에 추천하고 추천받길 권해봅니다. :-) 






by 하늘다람쥐 발자국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