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일본의 동북 지역에는 해일을 동반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무지막지한 파도가 도시의 빌딩을 집어삼켰고, 사망자 및 실종자는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금전적 손실은 말할 것도 없었고, 피해자들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도쿄에서 활동 중인 포토그래퍼 타카하시(Munemasa Takahashi)는 쓰나미 피해자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잃어버린 자동차와 집을 되돌려 줄 수는 없지만, 추억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는 쓰나미가 남기고 간 부산물들 중 사진을 모아 주인에게 되돌려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 및 연구원들을 모아 팀을 꾸렸습니다. 이 자원봉사팀은 곧 훼손된 사진들을 수집 및 발굴하기 시작했고, 깨끗이 손질하였습니다. 심하게 훼손되었던 사진들은 자원봉사팀의 손길을 거쳐 조금씩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에 걸쳐 조심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 그들은 약 750,000장의 사진을 발굴하였고, 그중 약 340,000장을 주인에게 되돌려 주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모든 사진이 주인을 찾아가진 못 했습니다. 너무 심하게 훼손되어 주인을 찾을 수 없었던 사진들이 버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타카하시는 남겨진 사진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The Lost & Found Project라는 이름의 전시회는 뉴욕과 LA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이었을 사진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훼손되어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온 자연재해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휩쓸어 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어제까지 아늑한 보금자리였던 삶의 터전이 폐허로 뒤바뀌었을 때의 기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피해자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기꺼이 헌납한 타카하시의 노력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by. 고슴도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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