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기준, 서울시의 등록 인구는 10,369,067명이었습니다(서울특별시 등록 인구 통계 참조). 도시화가 빨라지고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1인당 차지할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공간을 구하기는 어려워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어 있는 공간 또한 분명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런 여유 공간을 현명하고 알뜰하게 나누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나의 집을 공유합니다, Airbnb
출처:Airbnb
2008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숙박 공유 플랫폼입니다. 호스트들이 자신들의 비어있는 방, 집, 별장 등을 공유•대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사실 바쁜 도시인들의 삶을 돌아보면 집에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비어 있는 방을 창고 겸 다용도실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여유 공간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에어비앤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숙박 서비스와 다른 점은 아무래도 개성 있는 공간 그 자체에 있습니다. 대부분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 별장 등을 공유하다 보니 호텔과는 다른 따스함이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여행객과 호스트들의 안전, 세금과 그 밖의 법적인 문제들입니다. 전문적으로 공간을 대여하는 외부인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밀려나기도 합니다. 호스트들과 여행객, 에어비앤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집을 공유하는 또 다른 형태로 ‘셰어하우스’가 있습니다. 작년에 포스팅되었던『혼자서 같이 사는 통의동 집』이 그 예입니다.
나의 가게를 공유합니다, 프로젝트 하다
가게를 공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다 스튜디오는 오전 업무시간에는 디자인 사무실로 운영되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누군가의 가게’가 됩니다. 현재는 주로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요리사 겸 가게의 주인은 자신이 직접 메뉴를 만들고, 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게를 공유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창업에 필요한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하다의 가게에도 요리를 좋아하는 회사원, 언젠가는 자신만의 식당을 열고 싶은 요리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날마다 주인이 바뀌는 이너프 살롱, 요일가게-다 괜찮아 등 가게를 공유하는 여러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우리 같이 살아요. 이토시마 커뮤니티
이토시마는 일본 후쿠오카 서부에 위치하고 소도시입니다. 2011년 동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능을 피해 일본인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룬 곳 중 하나가 이토시마입니다. 기존에는 예술인들이 주로 이주해 왔던 이곳에, 원전 피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주민 10만여 명 가운데 6만 명이 외부 출신이라고 합니다. 지역사회와 청년이 교감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를 만들어가는 ‘아키야(빈집)’ 프로젝트, 대안 어린이집 ‘와쿠와쿠(두근두근)’ 보육원 등, 이토시마에서는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합니다.
아키야 프로젝트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늘어난 빈집을 개조해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셰어하우스로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2010년 시작해 2015년 현재까지 4개의 집이 만들어졌습니다. 규슈대학 학생들이 인건비를 받지 않고 자원봉사로 프로젝트를 도왔고, 이토시마 시도 지원하는 등 여러 방면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셰어하우스는 집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카페나 방과 후 학교로도 운영되어 입주한 대학생들과 지역주민의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와쿠와쿠 보육원은 교육청에서 인가를 받은 정식 보육원은 아니지만, 대안적 삶을 위해 공동체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찾고 있는 어린이집입니다. 아침에 보육원에 오면 이야기책 한 권을 읽고, 오늘은 어디로 수업을 갈지 정한다고 합니다. 매일 산, 논, 강, 바다 중 놀러 갈 곳을 정하니 가슴이 두근댄다고 해 ‘와쿠와쿠(두근두근)’ 보육원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렇듯 이토시마에서는 단순히 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혹시 나는 공유할 공간조차 없어, 라고 생각하시나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공간을 공유하는 것, 어렵지 않아요.
by 돼지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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