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이력서, 기획서, 안내문, 초대장, 프레젠테이션….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문서를 만듭니다. 보기 좋은 문서와 그렇지 않은 문서의 차이를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을 텐데요, 그 중 중요한 것이 바로 글꼴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김은영 디자이너의 책 '좋은 문서디자인 기본 원리 29'는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도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도록 문서디자인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그중 글꼴을 고르고 다루는 방법은 디자인을 전공한 저에게도 기본기를 확인하게 하는 유익한 내용이었는데요, 지금부터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첫째, 문서의 내용과 분위기를 고려하여 글꼴을 선택한다.



같은 내용, 같은 색상이지만 글꼴을 바꾼 것만으로 글의 인상이 바뀝니다. ①과 ②는 공식적이며 개인적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중립적인 인상을, ③, ④, ⑤는 보다 더 개성적이며 친근하고 자유로운 인상을 줍니다.

글자의 생김새를 말하는 글꼴은 글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글의 내용과 작업자의 의도에 맞게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고서와 이력서, 논문 등 공식적인 문서에는 ①, ②가, 친근하고 자유로운 인상이 필요한 초대장과 포스터 등에는 ③, ④, ⑤와 같은 글꼴이 더 잘 어울립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같은 고딕 계열이라도 다양한 종류의 글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다섯 가지 글꼴은 언뜻 보면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글꼴의 끝 모양과 길이, 자음과 모음 사이의 간격 등 미세한 차이가 각각의 특징을 드러냅니다. 작은 부분으로도 글꼴의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그때부터 문서디자인이 재미있어집니다.



글꼴 자체와 더불어 글꼴의 굵기와 크기에 변화를 주어 문서에 비언어적인 표현을 담을 수 있습니다.(내용의 강약 조절, 문단 정리 등)




둘째, 글자의 굵기와 기울기, 너비를 강제로 변형하지 않는다.



변형 기능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한글, 워드프로세서, 파워포인트,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등)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고, 적절하게 사용하면 내용 전달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변형은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문단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① 획을 변형할 때는 볼드(B)버튼으로 글자 주위에 강제로 획을 덧씌우기 보다 처음부터 글꼴 가족으로 개발된 본래의 굵은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② 낱자를 나열해서 쓰는 로마자와는 달리 모아쓰기를 하는 한글은 글자를 지나치게 기울일 경우 균형감이 쉽게 무너지므로 많은 양의 글을 한꺼번에 기울이는 것은 자제합니다. ③ 글자 너비를 조정하면 한정된 공간 안에 많은 양의 글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꼴의 본래 인상이 훼손되므로 신중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셋째, 찬찬히 읽어야 하는 긴 글에는 고딕보다는 명조를 사용한다.



명조는 획의 시작과 끝에 부리와 맺음이 있어 글자 간 실루엣 차이가 크고, 이런 특징 덕분에 많은 글자가 나열되어 있더라도 글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어 고딕보다 가독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같은 크기에서 명조는 고딕보다 0.5-1pt 작아 보이므로, 크기 수치를 높일 수 없는 상황에서 더 또렷하게 보이길 원한다면 명조가 아닌 고딕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제목이나 소제목에는 굵은 획의 고딕을, 본문에는 명조를 사용하면 무난하게 잘 읽히는 문서가 됩니다.




넷째, 자간<어간<행간<단락 사이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자간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글자와 글자 간 여백은 자간(=글자 사이), 낱말과 낱말 간 여백은 어간(=낱말 사이, 띄어쓰기 공간), 글줄과 글줄 간 여백은 행간(=글줄 사이)이라고 말합니다. 문서 작업을 할 때는 자간<어간<행간<단락 사이 순으로 면적을 조정해야 보기 좋은 문서가 됩니다. 자간이 너무 붙어 있으면 글자를 알아보기 어렵고, 행간이 너무 떨어져 있으면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는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 글자 자체뿐만 아니라 글자 사이의 공간을 인지하여 내용을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글자의 세밀한 조정이 낯설 때는 자간을 어느 선까지 줄여야 할지 모릅니다. 그럴 때는 글 끝에 '으으'를 적어보고 두 글자가 서로 붙지 않는 선에서 멈추면 됩니다.




다섯째, 복잡하거나 선명한 이미지 위에는 글자를 올리지 않는다.


언어정보를 배제하고 보면 글자는 여러 개의 가는 선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이미지와 같습니다. 이 때문에 이런 개체가 제대로 보이기 위해서는 개체와 배경 간에 대비가 있어야 합니다. 개체가 복잡하면 배경은 단순하게, 개체가 선명하면 배경은 흐리게, 개체가 밝다면 배경은 어둡게, 개체가 어둡다면 배경은 밝게 해야 가독성이 높아집니다.



기본에 충실한 문서디자인은 보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줍니다. 이 밖에도 글의 분량이 많다면 매 글줄의 시작점을 통일할 것, 단락의 첫 줄은 최소 한 글자 반을 들여쓰기할 것, 표와 가운데 맞추기를 습관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 등의 원리가 있지만, 일단 오늘 소개된 몇 가지만 기억한다면 누구나 보기 좋은 문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도서 : 좋은 문서디자인 기본 원리 29, 김은영

by 두루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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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