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간 특수효과와 함께 모든 장르를 섭렵했던 감독 스탠리 큐브릭,
‘앤더슨 터치’라는 신조어를 만든 미학주의의 최고봉 웨스앤더슨
이 두 감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완벽주의는 물론이고 영화의 모든 쇼트에 시각적인 완결성을 추구했습니다.
얼마 전에 큐브릭은 현대카드 특별전시가 있었으며, 앤더슨은 그의 영화 ‘부다페스트 호텔’ 아트북이 인기를 끌면서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해졌는데요. 요즘 주목받는 이 두 감독의 완벽주의 연출을 디자인 관점에서 써보겠습니다.
(좌)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스탠리 큐브릭 전 / (우) 윌북 부다페스트 호텔 아트북
타이포그래피
두 감독의 타이포그래피 집착은 남다릅니다. 특히 두 감독은 ‘푸투라(futura)’라는 폰트를 선호했는데요. 영화 포스터는 물론이고, 영화 소품까지 푸투라로 되어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웨스앤더슨은 인터뷰에서 ‘푸투라는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기 때문에 자주 사용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푸투라로 도배된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링크)
앤더슨 영화에서의 푸투라
큐브릭은 많은 서체 관련 책을 가지고 있으며, 서체 때문에 스태프들과 잦은 논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그의 영화 포스터를 보면 로고타입까지 집착한 흔적이 보입니다.
큐브릭 영화의 로고타입 (링크)
한편 앤더슨은 ‘문라이즈 킹덤’과 ‘부다페스트호텔’에서 새로운 폰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중 문라이즈 킹덤은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제시카 히시와 작업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좌) 영화 ‘문라이즈 킹덤’의 틸다(Tilda) / (우) 영화 ‘부다페스트 호텔’의 아처(Archer)
화면 구도
큐브릭의 영화에서는 1점 투시가 상당히 많습니다. 1점 투시는 소실점이 하나인 투시도법으로, 공간감을 나타내면서 시선을 모으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이런 촬영기법이 그의 진지한 주제의식과 함께 묘한 긴장감을 줍니다.
앤더슨의 영화는 수평 수직의 평면적인 화면이 대부분입니다. 화면에 인물을 크게 담고, 마치 데칼코마니를 한 것처럼 대칭구도가 많습니다. 그리고 인물을 다른 사물들에 둘러싸인 형태로 배치하면서, 또 다른 프레임에 담겨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는 등 가정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는 못했는데요. 그의 이런 촬영기법은 자신처럼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보호와 연민의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색상
큐브릭의 영화에서 색상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샤이닝(1980)’’라는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잭 니콜슨이 싸이코패스일 때는 빨간색, 이성을 되찾았을 때는 파란색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화 ‘샤이닝(1980)’ - 빨간색(광기)과 파란색(이성)을 오가는 잭 니콜슨
앤더슨의 영화에서는 파스텔톤의 컬러를 많이 사용했는데요. 이런 우아한 색감들은 그의 촬영기법과 어우러지면서 마치 동화책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에필로그
두 감독의 연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특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곤욕스러울 때가 많다는 후문이 있는데요.
큐브릭은 샤이닝에서 베테랑 배우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으면서 148번 테이크를 찍게 했습니다. 그리고 앤더슨은 자신의 완벽한 동화를 찍기 위해, 배우들이 즉흥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후문이지만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는 감독의 완벽주의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우와의 불화 루머와 달리, 배우들은 이 감독들을 다시 찾고, 웨스앤더슨의 경우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함께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시대를 초월한 완벽주의 감독 스탠리 큐브릭 & 웨스 앤더슨
물론 지나친 완벽주의는 동료들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집착이 있었기에, 배우는 물론이고 관객들은 그들의 영화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요.
관련링크
스탠리 큐브릭의 1점 투시와 웨스앤더슨의 수직앵글 (영상)
웨스앤더슨의 대칭 (영상)
스탠리 큐브릭의 컬러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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