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럽 도시의 지하철에는 승객들의 습관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아침 신문을 읽고 지하철에 남겨두는 것입니다. 남겨진 신문은 누군가가 다시 읽거나 쓰레기로 회수되어 가겠지요. 이런 지하철 관습을 문화교류로 연결시킨 Ruilbank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공원에 놓여진 벤치 끝에 빨간 클립이 눈에 띕니다. 거기에 무언가가 끼워져 있죠.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도구는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빨간 금속 클립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요. 과정도 아주 간단한데요, 이 클립이 끼워진 벤치에 신문이나 매거진, 책 등을 끼워놓습니다. 공원에 온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독서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책을 빌려갔다 다시 가져오거나 자신의 다른 책과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며 이 빨간 클립 하나로 9곳의 공원의 벤치가 미니 공공 도서관으로 변신했습니다.
Ruil은 네덜란드어로 '교환'라는 뜻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암스테르담의 건축가와 디자이너 듀오가 운영하는 Pivot Creative의 작업입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책을 많이 읽자는 것도 아니고, 무엇을 홍보하기 위한것도 아닌,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보통의 공간을 즐기는 단순한 즐거움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7월 28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후에 매일 다른 책을 비치해 둡니다. 충분한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이들은 지역 신문사, 공공 도서관, 출판사와 제휴하여 보다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네요.
배치된 책 뿐만 아니라 벤치에 앉은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의 책을 클립에 꽂아 놓을 수 있는데요, 다 읽은 책이나 여분이 있는 정보지 같은 것들을 공유한다면 이 벤치 도서관은 더욱 풍성해 지겠죠.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사회적 활동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멀리 벗어나 문화교류와 상호작용을 장려하고자 합니다. 공공 공간과 커뮤니티를 즐기면서 모두가 독서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이죠.
그리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그날의 어떤 책을 어느 위치의 벤치에 꽂아 둘지 소식을 전해 준다고 하는데요, 만약 그 책이 읽고싶다면 그 벤치를 찾아가 보는것도 재미있겠네요.^^
출처 | https://www.facebook.com/ruilbankamsterdam
by 나무늘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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