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복사지는 40만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 양은 30년생 나무 800만 그루에 해당합니다. 또 평균적으로 사무실 종이의 45%는 인쇄된 그 날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해요. 종이를 아끼려면 소비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일하다 보면 하루 안 쓰는 것도 쉽지 않죠.
양면 인쇄 설정은 헷갈리기도 하고, 실제 원고를 보기에도 단면 인쇄가 편한 만큼 대부분 단면 인쇄를 많이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면 인쇄를 하고 제 일을 다 마친 종이, 다들 어떻게 하시나요? 슬로워크의 경우 이면지들을 모아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디학교를 다니며 생활 규칙을 통해 자원을 아끼는 게 습관으로 배어있던 저에게, 인턴으로 학교 밖에 나와 보이는 모습들은 학교와는 무척 달랐습니다. 특히 슬로워크 복사실 한 편에 쌓여 있는 이면지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면지가 없어서 못 쓰는데 말이죠.
그렇게 저는 인턴 기간 동안 2/2(이분의 이) 캠페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이 캠페인은 이면지 사용 캠페인입니다. '이2/2'는 '종이가 가진 2개의 면을 다 사용하자'는 뜻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과정 중 '이면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종이의 뒷면을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한 면만 쓴 뒤 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캠페인 응용물을 정하고 제작할 때도 '이면지'를 상기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하며 디자인했습니다. 캠페인 응용물은 엽서, 북엔드, 웹사이트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응용물에 적용될 캠페인 심볼은 심볼만 보고도 종이의 이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고려했습니다. 심볼의 공백은 각자 다른 이면지를 만들어내고 사용하는 것처럼, 각자 가지고 있는 이면지에 대한 생각의 다양함이 표현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엽서의 앞면엔 캠페인 심볼이, 뒷면엔 종이에 대한 인포그래픽이 들어가 있습니다. 작은 포스터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A5 크기로 제작했습니다. 북엔드 형태도 심볼을 응용해 제작했습니다. 책을 지지하는 북엔드, 이면지를 표시하는 사이니지, 명함 꽂이 등 여러 용도로 사용 가능합니다. 캠페인에 참여한 후에도 일상에서 이면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되어줍니다.
웹사이트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공간, 이면지에 대한 생각이 모이는 플랫폼입니다. 웹사이트엔 캠페인, 인포그래픽, 생각, 사진 메뉴가 있습니다. 메인 화면에서는 이분의 이 심볼 프레임 안에서 '2'에 대한 이미지들이 돌아가며 보여집니다. 이 이미지들은 생각 메뉴에서 캠페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이미지입니다.
캠페인 메뉴에선 이분의 이 캠페인 소개, 인포그래픽 메뉴에선 엽서에 다 넣지 못한 더 많은 종이 인포그래픽들을 보여줍니다. 생각 메뉴에선 다양한 '2'에 대한 이미지들을 모읍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심볼의 공백이 각자의 '2'로 채워지면서 '2/2'가 완성됩니다. 사진 메뉴에서는 북엔드, 엽서를 사용하고 있는 사진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캠페인 참여가 '이면지를 사용하겠다' '이면지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캠페인 참여 서명이 되는 동시에, 이면지 사용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용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 참여물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캠페인을 알리고 참여하게 하는 동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캠페인을 기획부터 진행까지, 디자인 모든 과정을 직접 해볼 수 있어서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캠페인 응용물 디자인을 하면서 인턴 전에는 손도 못 댔던 디자인 프로그램들을 미숙하게나마 다룰 수 있게 된 것도 저에겐 큰 발전이었습니다. 또 혼자 해오며 아쉬웠던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캠페인이어서 더 보람 있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낌 없이 피드백 주시고 도와주신, 격려해주신 슬로워커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분의 이 캠페인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다른 분들의 참여 기다리고 있을게요 :)
by 알파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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