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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새롭게 태어나는 돈, 화폐 리디자인 프로젝트

화폐는 교환 수단으로서 존재하지만,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화폐에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어, 자세히 보면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인 만큼,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옛날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화폐에 적용시킵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바다’를 주제로 화폐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수상작인 이 화폐는 이르면 2017년에 발행된다고 하는데요. 앞면에는 파도, 등대, 물고기 이미지를 넣어 바다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노르웨이인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폐의 뒷면은 ‘경계의 아름다움’을 테마로, 노르웨이의 자연 풍경, 특히 긴 해안선을 그래픽으로 강조했습니다. 마치 픽셀처럼 보이는 추상적인 이미지는 바람이나 파도 같은 동적인 힘을 뜻합니다.





노르웨이인 삶의 배경인 바다를 추상화한 이 유기적인 패턴은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앞, 뒤로 움직이는 바람 같은 이미지를 주는데요. 50크로네(노르웨이 화폐단위)는 짧은 패턴으로 약한 바람을, 1000크로네에는 긴 패턴으로 센 바람을 표현했습니다. 화폐 디자인에 위인이나 자연환경을 그대로 묘사한 그림보다 추상적인 이미지를 선택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도쿄의 디자이너 Mac funamizu씨는 특정 이미지를 넣는 대신 동전 형태를 인포그래픽의 관점으로 디자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전에는 값이 동전 표면에 새겨지는데요. 이러한 동전은 어두운 곳에서는 구별하기 어렵고, 다른 나라의 동전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값을 헷갈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 점에 주목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전을 디자인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파이 개념을 동전에 적용시킨 것입니다. 1달러 동전을 기준으로 1달러는 원 하나로, 2달러는 원 두 개로, 50센트는 반원으로, 25센트는 4분의 1 조각으로 만들었습니다. 모양만으로 동전의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동전을 처음 보는 여행객들도 아주 쉽게 구분할 수 있겠네요. 



이번엔 뉴욕의 디자이너 리처드 스미스가 주최한 달러 리디자인 공모전의 응모작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이 화폐 디자인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가로로 디자인된 기존의 화폐와는 달리 세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이 돈을 셀 때나 건넬 때, 가로보다 세로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화폐는 각 달러의 숫자마다 그림과 연관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요?




$1-첫 흑인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 
$5-미국에서 가장 큰 원주민 다섯 부족
$10-권리장전 10개 조항 
$20-20세기 미국의 과학과 기술력 
$50-미국의 50개 주
$100–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임기 첫 번째 백일 

디자이너는 이 화폐를 통해 미국인들은 물론 방문자들에게 미국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화폐와 연관된 정보라면 조금 더 잘 기억될 수 있겠죠? 달러에 쓰인 숫자와 이미지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노린다는 것은 창의적인 발상이네요. 



세상에는 다양한 지폐가 존재하듯이, 다양한 방법으로 화폐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인이나 자연환경 같은 관습적인 디자인을 탈피하면서 국가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네요. 단순히 통화의 가치를 넘어 홍보나 교육적인 목적까지, 화폐가 가질 수 있는 기능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화폐 디자인들이 등장해서, 여러 사람들이 화폐 속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발견하길 바라봅니다.




by 부엉이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