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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Slowalk

북유럽처럼 따뜻한 겨울나기_1편

어느샌가 북유럽 스타일은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행은 금방 잊히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물건을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브랜드에 대해 알려주는 매거진이 등장할 만큼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우리가 사용할 물건의 '이야기'를 안다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2회에 걸쳐 북유럽의 홈 인테리어 브랜드 스벤스크 텐(Svenskt Tenn)과 아프로아트(Afroart)를 소개합니다. 




북유럽의 수공예는 지리적 조건으로 발달하였습니다

10월 한 달간 북유럽으로 안식월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국보단 조금 빨리 찾아온 가을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를 이동하며 가을을 맞이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북유럽은 공예와 디자인이 발달했습니다. 이유는 지리적 특성을 들 수 있습니다. 북쪽에 위치하여 겨울이 길고 해가 짧으며, 대부분 지대가 빙하, 숲, 호수인 척박한 환경으로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유럽의 변방이라는 지리적 위치로 경제, 문화적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낙후된 환경이었습니다. 이렇게 산업화가 늦은 까닭에 수공예 역사가 오래도록 계승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가정과 실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또한 전통을 잘 계승하여 오늘날 더 유명해진 곳입니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의 디자인을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 합니다. 


"북유럽 디자인은 얼핏 비슷해 보여도 나라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어요. 덴마크는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해 남부 유럽과 인접해 있죠. 그래서 이탈리아와 영국, 독일 등의 나라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 두 나라 사이에서 숱한 전쟁을 겪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어 한때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지요. 또한, 러시아와 근접한 영향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정제되지 않은 디자인 양식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마리메꼬 같은 핀란드 브랜드가 화려한 색감을 띠는 건 이런 영향 때문인 것 같아요. 스웨덴 디자인은 핀란드 디자인보다 좀 더 우아하고 곡선적인 라인을 가지고 있어요. 덴마크 디자인은 이 두 나라에 비해 조금 더 혁신적이죠." _(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스웨덴의 스벤스크 텐 매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스웨덴은 그중 제가 가장 오래 머무른 나라입니다. 숙소 주변에는 요셉 프랭크가 디자이너로 있었던 홈 인테리어 브랜드 'Svenskt Tenn(스벤스크 텐)'이 가까이 있었습니다. 몇 블록만 건너 골목을 돌아서면 요트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매장이 보입니다.

                   경치 좋은 스벤스크 텐 매장                    'Aralia' 팔손이 식물이 포인트인 텍스타일



매장은 특유의 텍스타일로 채워져 있어, 화사하고 마치 잘 꾸며진 정원에 들어온 느낌이 듭니다. 매장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먼저 아담한 사무실이 보이고, 텍스타일 원단을 판매하는 코너와 카페가 보입니다. 한 직원에게 이곳의 역사를 물었습니다. 단정한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그녀는 아주 흔쾌히 대답하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벤스크 텐은 에스트릭 에릭슨(Estrid Ericson)이 금속 아트로 1924부터 시작한 곳이에요. 그 후 몇 년 뒤 그녀는 한 저널에서 우연히 요셉프랭크(Josef Frank)의 작품을 보았고, 그를 영입하게 되었어요. 요셉프랭크는 건축가이지만 가구나 텍스타일 등을 함께 디자인하였죠. 그가 들어온 후로 텍스타일라인이 디자인되었어요. (에스트릭에릭슨에 관한 책을 보여주며) 이것은 당시 그녀가 아끼던 공예품이며, 이 텍스타일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요셉프랭크의 디자인이에요.... (카페로 들어서며) 여기는 에스트릭 에릭슨이 당시 사용하던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어요. 저기 저 물품들도 모두 그녀가 좋아하던 것이지요."



'Primavera,1920s' 에스트릭 에릭슨이 좋아하던 공예품과 텍스타일 


 카페 옆 그대로 재현된 그녀의 작업실



디자이너 요셉프랭크의 텍스타일에는 주로 식물이 주제로 등장합니다

매장에는 브랜드와 관련된 도서들이 따로 판매되며, 직원들의 자세를 통해 역사를 소중하게 다루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텍스타일 디자이너 요셉프랭크,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캐나다 몬트리올의 작은 서점에서였습니다. 이름있는 유명한 텍스타일이 담긴 서적에서 식물패턴을 추상적인 장식과 화려한 색감으로 디자인한 텍스타일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그의 텍스타일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는 식물입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을 좋아한 그는 꽃과 식물을 디자인에 자주 등장시킵니다. 그 외에도 뉴욕에 잠시 머무를 때 그곳의 도시지형에 매력을 느낀 그는 맨하튼 지도로 텍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패턴의 왼쪽 직사각형에 있는 센트럴 파크의 길도 자세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Ekvatorn,1941' 식물의 화려함이 돋보이는 텍스타일 (사진출처:스벤스크 텐)


                        'Butterfly, 1943-45'                       'Celotocaulis, 1920s' (사진출처:스벤스크 텐)



 'Manhattan, 1942-46뉴욕 맨하튼 지형이 바탕이 된 텍스타일 (사진출처:스벤스크 텐)



북유럽은 디자인 산업 부분에서 높은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은 바로 역사를 소중히 지키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이처럼 북유럽 스타일을 유행처럼 치부하기엔 그들의 삶의 방식과 노하우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할 물건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면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svenskttenn, 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Vol.21.



by 종달새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