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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매연으로 뒤덮인 벽을 그래피티로 청소하기!



 

브라질 상파올로의 어느 터널 안에 그려진 한 무리의 해골들이 보입니다.



그냥 보면 누군가가 몰래 그려둔 그래피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 이 해골 그림은 여느 그래피티들처럼
스프레이로 그린 것이 아니라 터널 안의 더러운 매연 먼지를 닦아내어서 그린 Reverse Graffiti 라고 합니다.
성에가 하얗게 낀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낙서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겠죠.




 


이러한 리버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매연으로 뒤덮인 공간을 찾아다니며 붓이나 공기 스프레이 등으로
매연 위에 그림을 그리고, 메세지를 남기고, 때로는 제품 광고를 위한 슬로건을 남기기도 합니다.


 


브라질의 Alexandro Orion는 상파올로의 터널 안을 해골 벽화으로 뒤덮어 터널을 지나는 운전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만들어내는 매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환기시키는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Orion의 해골벽화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손수건만한 크기의 천으로 그린 거였군요!  


그리고 리버스 그래피티 아트의 선구자(?) 중 한명인 Paul "Moose" Curtis 또한 리즈와 런던에서 활동하며
'깨끗함'을 컨셉으로 광고를 하고싶어하는 몇몇 기업과 제품 광고를 위한 리버스 그래피티 작업을 해왔습니다.
보드카 상표인 스미노프 Smirnoff 도 그 중 하나였고요.



스프레이로 불법 낙서나 광고를 남기는 것도 아니고, 무려 매연을 청소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들의 방식이
참 신선하면서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들의 작업을 보고 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거나
최소한 터널 청소라도 해주지는 못할망정 안타깝게도 (또는 멍청하게도) 영국 리즈의 시의회에서는
이에 대해 참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리즈의 주민들은 그래피티나 불법광고가 없는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싶어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불법 광고물을 환경적 피해로 간주할 것이며, 허가 없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


이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Paul "Moose" Curtis의 경우 '반사회적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매연 위에 그린 깨끗한 그림을 '깨끗이' 치워야하는 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편 브라질의 경우, 리즈 시의보다는 훨씬 나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Alexandro Orion를 처벌할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자 그의 작업이 있는 부분만 청소하기로 한것이죠.
하지만 Orion은 반대편 벽면에도 작업을 계속해 나갔고, 결국 상파올로 시청에서는
이 터널 전체 뿐만 아니라 상파올로의 다른 모든 터널 안을 청소했다고 합니다.



한 아티스트의 참신하고도 소신있는 작업이 도시 전체에 걸친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겠네요.




 


 

Paul "Moose" Curtis는 매일 2만대 이상의 차들이 지나다니는 샌프란시스코 브로드웨이의 터널에도
작업을 남겼는데요, 그 작업과정과 인터뷰를 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by 살쾡이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