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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18,000일을 넘긴 커플과 영원한 사랑의 비밀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자주 보던 마지막 문장인데요. 동화 속 마지막 문장을 18,000일이 넘은 현실로 살아온 뉴욕 커플들의 이야기, 러브에버애프터: 영원히 사랑하다(Love Ever After)를 소개합니다.





뉴욕의 사진작가 로렌 플레이쉬맨(Lauren Fleishman)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쓴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에 파병되었을 때 쓴 연애편지와 결혼 후 50년이 넘게 할머니의 생일과 결혼기념일마다 쓴 편지를 보며 자신이 모르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로렌은 자신이 사는 뉴욕에서 5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온 부부들의 러브스토리를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노부부들의 집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첫 데이트는 어디서 했나요?’, ‘언제 사랑이란 걸 깨달았나요?’,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도 변했나요?’ 같은 질문의 답변도 기록했습니다.


그럼 50년이 넘게 서로 아끼고 사랑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Angie Terranova 씨, 뉴욕 Staten Island


늙는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해요. 함께 늙어가고 상대방을 계속 보기 때문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죠. ‘오늘 여기 주름이 생겼네’. 그리고 다음 날 또 ‘오, 주름이 더 깊어졌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런 것들은 그냥 생기는 거예요. 그런 것에 주의를 기울이진 않죠. 전 ‘내 남편이 올해 83살이고 이제 84살이 되겠지, 오 이런.. 난 늙은 남자랑 결혼했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남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어요.



Yevgeniy Kissin 씨, 뉴욕 Brooklyn


댄스파티에서 처음 만났어요. 1938년 1월이었죠. 제 친구가 저를 파티에 초대했어요. 예쁜 여자들이 많다고 했죠. 긴 부츠를 신은 다른 사관후보생이 아내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그러나 아내는 긴 부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에게 퇴짜를 놨죠. 제가 두 번째로 그녀에게 다가갔고 전 그 퇴짜 맞은 사람과 다른 제복을 입고 있었어요. 아직도 아내가 저를 선택한 이유가 제복에 반해서 인지, 제 외모에 반해서 인지 확실히 몰라요.




Fran Futterman 씨, 뉴욕 Brooklyn


그 때는 요즘과 매우 달랐어요. 우린 1939년에 만났고 넉넉하지 않았죠.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친구 집 지하실에 모여 놀았어요. 데이트나 외식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죠. 돈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함께 할 수 있음을 즐겼어요.




Golda Pollac 씨, 뉴욕 Brooklyn


세계 2차 대전이 시작하기 전부터 서로에 대해 알았지만,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어요. 그는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고 저 말고 다른 여자들과 어울렸죠. 정말 잘 생겼었어요. 양복점에서 양복을 만드는 일을 하던 그가 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와 저의 언니 집에 머물게 됬어요. 저도 언니 집에서 살고 있었고요. 올해 결혼 63주년이에요. 사랑은 한 발짝 한 발짝씩, 천천히 저에게 다가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에 오지 않았죠. 그의 나이에 비해 저는 매우 어렸지만 그를 좋아했어요. 그는 저에게 상냥하게 말했죠.




Jin Lin Chen 씨, 뉴욕 Brooklyn


우린 중국에서 만났어요. 전 다른 도시로 휴가를 갔다, 남편을 만나게 됐죠. 3일 동안 만나고 헤어졌어요. 서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편지를 썼죠. 그 당시에는 전화도 없었어요. 매주 마다, 편지를 썼어요. 편지가 도착하는 데는 20일 정도가 걸렸고요. 그렇게 5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어요.




Leila Ramos 씨, 뉴욕 Brooklyn


조금씩 늙어가지만,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사랑은 더욱 강해지죠. 저는 그렇게 느껴요. 그이도 같을 거예요. 그는 저의 첫사랑이에요. 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요.




Abe Small 씨, 뉴욕 Brooklyn


오는 4월 14일은 우리 부부의 68번째 결혼기념일이에요. 맞아요. 68년! 친구들은 어떻게 제 아내와 같은 사람을 만났느냐고 묻죠.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어요. 기도의 응답이라고요.




Gloria Holtzman 씨, 뉴욕 Brooklyn


저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타입의 소녀였어요. 그래서 남편을 처음 본 다음 날 친구들에게 말했죠. ‘난 이미 사랑에 빠졌어!’라고요. 그러나 그 생각은 남편과의 첫 데이트 후에 사라졌죠. 순간의 감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젠 말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잘 안 되더라도 그 사람을 알아갈수록 사랑은 찾아오는 것 같아요'.




Moses Rubenstain 씨, 뉴욕 Brooklyn


아내는 늘 저를 향한 사랑을 표현해요. 매일 나에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죠?’라고 말해요. 매일.





로렌은 전 인류가 공유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경험을 5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며 희로애락을 나눈 커플들을 통해 기록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슈퍼마켓이나 길에서 만나는 노부부에게 먼저 다가가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사진만을 찍던 그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며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법과 관계에 대해서 배웠다고 합니다. 또한,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노부부들에게서 영원한 사랑의 비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영원한 사랑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는데요.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모든 커플이 다 다르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커플의 인터뷰가 영원한 사랑의 비밀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Ykov Shapirshteyn 씨, 뉴욕 Brooklyn


사랑의 비밀이 뭐냐고요? 비밀은 비밀이에요. 전 비밀을 공개하지 않아요!



영원한 사랑의 비밀에는 정답이 없는가 봅니다. 어느새 다가온 따뜻한 날씨만큼 주위에서 결혼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데요. 봄에 결혼하는 모든 분과 이미 결혼을 하신 분들도 자신만의 비밀을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짝이 없는 분들은 속히 짝이 생기는 2014년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출처: Lauren Fleishman, Huffingtonpost, TIME, PDN, Kickstarter



by 토종닭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