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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브랜드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 글쓰기 스타일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면 로고, 색상 등과 같은 시각적 요소들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법에 시각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서의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요즘, 브랜드의 메시지를 구성하는 문체, 즉 글쓰기 스타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슬로워크에도 브랜드를 표현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글쓰기 스타일?


브랜드의 글쓰기 스타일이란 취향에 따른 문체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를 반영한 일관된 톤, 컨셉, 키워드의 글쓰기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글쓰기 스타일이 정립된다면 시각적 요소가 배제된 브랜드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셨습니다. 다시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정중하고 딱딱하게 말하는 브랜드와 '이런, 뭔가 잘못됐네요. 다시 입력해주세요."라고 친근하고 유쾌하게 말하는 브랜드는 명확하게 다른 인상을 줍니다. 친근하고 유쾌한 느낌을 주어야 하는 브랜드라면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셨습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이런, 뭔가 잘못됐네요.'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브랜드를 반영한 글쓰기라면 보통 카피라이팅이나 슬로건 정도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 스타일은 카피라이팅, 슬로건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글쓰기를 아우르는 것입니다.


짧은 인사말이 될 수도 있고, 조금 더 긴 경고 메시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위한 짧은 글쓰기가 될 수도 있고, 블로그나 뉴스레터를 위한 조금 더 긴 글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만들까?


글쓰기 스타일을 가이드로 만드는 방법은 일반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가 시각적 요소를 가이드로 만드는 것과 동일합니다.


일반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가 먼저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를 정의하고 이를 시각적 요소들로 풀어내듯이,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는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에 따라 글쓰기의 톤과 컨셉을 설정하고, 이를 근거로 글쓰기의 목적에 따른 핵심 메시지를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브랜드의 시각적 요소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친근하고 발랄하고 화사한 색을 사용한다면, 글쓰기 톤 또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쉬운 단어를 사용하고 친근한 말투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르치듯이 말하기보다는 친구가 말을 거는듯한 느낌을 주도록 대화체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듣기 좋은, 하지만 영혼 없는 말을 늘어놓기 보다는, 짧은 말 한마디라도 브랜드의 느낌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온라인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와 마찬가지로 공개된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는 많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콘텐츠나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일부 브랜드에서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업이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글쓰기 스타일 자체가 그들의 서비스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개된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가 많지는 않지만,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구성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참고할만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1. 야후 스타일 가이드 by 야후
styleguide.yahoo.com


오래된 온라인 미디어 기업인 야후가 2010년 출간한 스타일 가이드입니다. 블로깅, 뉴스레터부터 UI 텍스트(서비스의 기능을 표현하는 언어적 요소)까지, 온라인에서 사용되는 광범위한 글쓰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웹사이트로 일부 내용을 공개했지만, 지금은 책으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에서 표준으로 사용되는 AP 스타일북의 온라인 버전으로 비교될 만큼, 온라인 글쓰기 스타일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가이드입니다.



2. UI 텍스트 스타일 가이드 by NHN(현 네이버)
wikibook.co.kr/naver-writing


NHN(현 네이버)에서 '웹 기획자가 알아야 할 서비스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입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의 UI 텍스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반영한 글쓰기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 환경에서 UI 텍스트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우리말에서 틀리기 쉬운 표현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제를 쓴다." - p37
확인을 클릭하면 대화 상자가 닫힐 것입니다. (X) -> 확인을 클릭하면 대화 상자가 닫힙니다. (O)


"불필요한 단어를 넣어 늘여 쓰지 않는다." - p64
회원 가입이 거부 처리되었습니다. (X) -> 회원 가입이 거부되었습니다. (O)
메일을 성공적으로 보냈습니다. (X) -> 메일을 보냈습니다. (O)



3. 편집 가이드라인 by BBC
bbc.co.uk/editorialguidelines/guidelines


영국 BBC의 편집 가이드라인입니다. 미국의 AP 스타일북처럼 영국 언론의 표준과도 같은 가이드입니다. 가이드라인이 지향하는 BBC의 언론 보도의 편집적 가치를 시작으로 보도 유형별 편집 원칙, 사례, 특정 이슈들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까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언론이라는 특성상 보편적인 가치를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가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표현하고 반영할지에 대한 고민에 참고하기 좋은 가이드입니다.


Section 9. 4. 1. 아동 보호
아동 복지는 최고의 가치이다. 아동의 이익과 안전을 다른 어떤 편집과 관련된 요구보다 우선으로 한다.



4. Voice & Tone by MailChimp
voiceandtone.com


메일링 서비스인 Mailchimp의 온라인 글쓰기 스타일 가이드입니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필요한 다양한 유형의 메시지에 대한 가이드를 예문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각 유형별 메시지가 사용자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해야 하는지 원칙이 되는 키워드를 명시하여, Mailchimp 브랜드의 가치를 반영한 다양한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성공 메시지
사용자의 감정: "다했다! 이제 주말을 즐겨야지!" (안도감, 자랑스러움, 기쁨, 기대감)
메시지: "잘했어요! 급여를 올려받을 만하군요!"



마치며


브랜드는 점점 더 많은 양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일관된 톤을 유지하기 힘들고, 그럴 수록 콘텐츠를 구성하는 언어적 요소에 대한 가이드의 필요해집니다. 한 사람의 말투가 그 사람의 성격을 나타내듯이 브랜드의 작은 메시지 하나가 브랜드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단어 하나를 선택하고 문장 한 줄을 쓸 때도 브랜드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그 단어와 문장이 시각적 요소와 어우러진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본문 내 표기

by 낙타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