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서울에 꽤 눈발이 날렸습니다. 그 눈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영하권에 접어들었는데요, 이런 날씨에 낡은 점퍼 하나에 의지해 지하철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자들을 보며 한번쯤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보셨을 겁니다. 거리의 삶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정이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마크 호르바츠(Mark Horvath's)는 거리의 삶을 살고 있는 노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연을 듣고 영상으로 담아 InvisiblePeople.tv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떤이에게는 자신의 삶을 포기한 사람들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들 모두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에드워드(Edward)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New Orleans)의 고속도로 육교 아래에 살고 있는 에드워드는 11살에 기차사고로 왼팔을 잃었습니다. 장애는 가질 수 있었지만 신분은 가질 수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HIV와 A형 B형 C형 간염을 모두 앓고 있지만 신분을 확인 받을 수 없어 다른사람의 6배나 되는 치료비를 내야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다시 거리의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병은 다시 악화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빌(Bill)
빌은 꿈을 이루기 위해 뉴올리언스에 왔습니다. 예인선(曳引船, tugboat) 선원이 되고 싶었던 빌은 신분을 확인받을 수 없어 필요한 문서를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만든 액세서리를 팔며 거리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빌은 더이상 추워지기 전에 예인선에 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외면하고 모른척 지나쳐버리곤 하죠. 마크는 이들이 우리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의 존재를 계속해서 외면한다면 거리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낡은 점퍼 하나에 의지해 지하철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였을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이 노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을 테지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다 하더라도 더이상 이들의 존재를 외면하지 않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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