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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페루의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학교

 


지난 9월,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삶의 재구성 시즌 2 컨퍼런스가 있었습니다. 경제 위기, 에너기 고갈, 환경 변화 등 전환의 시대속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컨퍼런스였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재구성을 실천하고 있는 5개의 청년 단체와 해외 전문가를 초청하여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서울시 곳곳에서 진행되었는데요.





그 시작으로 '아키텍쳐 포 휴머니티(Architecture for Humanity)'의 설립자이자 현재 '졸리-피트 재단의 카메론 싱클레어(Cameron Sinclair)가 "실천(Action), 인도주의(Humanity), 재난(Disaster), 건축(Architecture)이란 키워드로 컨퍼런스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슬로워크에서도 그의 강연에 참석해 카메론 싱클레어의 발자취와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의 연설 내용 중 인상깊었던 한 학교를 소개하려 하는데요. 바로 페루의 "산타 엘레나 데 피에뜨리타 초등학교(SANTA ELENA DE PIEDRITAS SCHOOL)" 입니다.





산타 엘레나 데 피에뜨리타 초등학교는 페루 중심에서도 멀리 떨어진 외딴 도시, 피에뜨리따에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거리 만큼 복지 수준도 매우 뒤떨어진 곳이죠. 교실 2개에 전교생 85명이 학년 구분 없이 수업을 받고 있는데요. 선생님도 4명으로 매우 부족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 학교에 손을 내민 것은 전세계 누구나 좋은 디자인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진 비영리단체, 아키텍쳐 포 휴머니티입니다. 

 




아키텍쳐 포 휴머니티가 맨 처음 한 일은 피에뜨리타에 맞는 학교를 짓기위해 주민과 학생들과 함께 지역 커뮤니티를 살펴보는 것이었는데요. 디자인을 하기 이전에 지역과 소통하는 가장 큰 목표는 "외부사람들이 학교를 만드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가 가장 큰 책임감과 주인정신으로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아이들과 학교 주변에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학교가 지어지길 바라는지 그림그리기 워크숍을 통해 알아갔습니다.  





지역과 충분한 소통을 이어간 후, 아이들이 그렸던 그림들을 토대로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만들어갑니다.





강한 햇빛을 막아줄 그늘막도 만들어보고, 





축구장과 놀이터도 어디어 위치하면 좋을지 함께 만들어봅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정성스레 만든 학교 모형은 실제 건축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학교는 마을 어른들에게도 자랑거리입니다. 내 아이, 내 손주가 디자인한 학교이니 학교 짓는일에 동참하게 되고 누구보다 튼튼하게 학교 짓는 일에 동참합니다. 더불어 아이들도 스스로 디자인하고 만드는데 참여한 학교이니 더 소중히 아껴 사용하게 됩니다. 





이번엔 학교를 꾸미는 일에도 아이들이 힘을 모읍니다. 





다양한 색상의 병뚜껑에 구멍을 뚫어 학교 이름도 만들고,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과 학교 벽에도 장식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함께 학교를 꾸미는 일에 참여합니다. 





나중에 학교 디자인에 참여했던 아이가 자라 그 아이의 아이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단순히 디자인이 멋진 학교만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지역사회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키텍쳐 포 휴머니티의 역할입니다. 디자인을 넘어 사람과 사람, 나아가 지역사회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디자인.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디자이너가 갖춰야할 역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Architecture for Humanity, Open Architecture Network



by 사슴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