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nd&Design

스타벅스 로고의 비하인드 스토리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흔히 줄여서 B.I 라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그저 로고디자인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작업은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과 고민 속에서 탄생합니다. 기업이나 단체에 대한 가치와 생각을 반영해야 하고 클라이언트의 수 많은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하나의 상징을 만들어 내야 하는 일이죠. 복잡한 요구사항을 복잡하게 표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하나의 단순한 표현으로 만들어 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은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우리가 매일 접하는 스타벅스의 로고를 통해 보여드릴 텐데요. 그 전에 많은 분들이 헷갈리시는 로고 표현 방법의 종류를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심볼, 브랜드마크 (Iconic, symbolic, or brandmark)  : 상징적인 이미지로만 표현된 로고를 심볼이나 브랜드마크라고 합니다. 주로 이미 인지도가 많은 기업이나 상표들이 글자를 빼고 이미지만 추출하여 차용하는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워드마크, 로고타입 (Wordmark or logotype) : 글자 만으로 이루어진 소니의 로고는 워드마크나 로고타입입니다.






콤비네이션 마크 (Combination mark)  : 아이콘과 글자가 조합된 형태는 콤비네이션 마크입니다.







레터마크 (Letter mark)  : 브랜드 이름의 특정 철자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로고는 레터마크라고 합니다.






엠블렘 (Emblem)  : 이렇게 심볼과 텍스트를 원이나 어떤 도형 안에 가둔 형태를 엠블렘이라고 합니다.




자, 이제 로고의 종류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봤으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타벅스 로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볼까요?


스타벅스는 1971년 커피를 사랑하는 세 명의 사업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 사업가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꿈이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통해 표현되길 바랬는데요. 그를 위해 테리 해클러(Terry Heckler)라는 디자이너를 고용했습니다.





처음의 오리지널 스케치는 전설 속에 전해오는 두 개의 꼬리를 가진 인어 '사이렌(siren)이 모티브였습니다. 세 명의 사업가는 자신들의 커피가 굉장한 매력을 갖고 사람들을 끌어당기길 원했고 그 바람을 마성의 목소리를 가진 '사이렌'의 모습으로 표현하려 했던 거죠. 하지만 15세기 나무판화에 새겨진 인어의 모습을 본떠 그렸던 스케치는 가슴이 너무 드러나 있었습니다. 딜리버리를 위한 트럭과 거리에서 보여지기에는 지나치게 노출이 심했던거죠.






그래서 담당 디자인 에이전시인 해클러 어소시에이츠(Heckler Associates)는 그녀에게 긴 머리를 선물하고 머리카락으로 노출된 상반신을 가리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단체들을 통해 계속해서 노출에 대한 항의를 받고 점점 더 풍성해진 머리카락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1992년에는 그녀의 상반신이 거의 대부분 가려지게 되었죠.

약 20년 동안 조금씩 변화해온 인어의 모습이 지금 우리 주변에 어디든 있는 스타벅스의 인어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그 후 20년 동안 사용된 로고는 2011년 또 한 번 변화를 맞게 됩니다. 2011년 스타벅스는 새로운 로고를 위한 스타벅스내에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팀을 결성합니다. 브랜드 에이전시인 리핀코트(Lippincott)와 함께 파트너쉽을 맺고 새로운 로고개발 프로젝트를 착수하죠. 


스타벅스 로고는 스케치를 펜툴로 자동으로 디지털화하는 Auto Trace 를 통해 개발되었는데요. 그 때문에 스트로크가 다소 딱딱하고 거친느낌이 있었죠. 리핀코트와 함께한 스타벅스는 더 정교하고 부드러운 라인을 그녀에게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그칠 순 없었죠. 1971년 시애틀에서 시작 된 스타벅스는 이제 50여 국가, 1,600개가 훌쩍 넘는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녹색과 인어를 보면 의심의 여지 없이 스타벅스를 떠올리죠.


스타벅스와 리핀코트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녹색과 인어를 제외한 모든 걸 과감히 버리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스타벅스로고가 된 것이죠.





스타벅스처럼 결국엔 모든 요소를 지우고 상징적 이미지 하나만 남긴 로고들이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나이키, 아디다스오리지널 등이 심볼마크, 브랜드 마크에 해당합니다.


단순한 이미지로 표현되는 로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하는 커다란 개념 속에서 탄생합니다. 모두를 대표하는 얼굴 과 같은것이죠.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하게 조금씩 변화하고 발전하는 로고는 그 가치를 조금더 발전시키고 브랜드를 찾는 많은 사람들과 계속 소통해 나아간다는 증거입니다.



출처: AIGA, Brand New

by 고라니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