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워크에는 원래 입사지원서 양식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4월 채용부터 자체 입사지원서 양식으로 입사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어떻게 입사지원서를 설계했는지 그 과정을 소개합니다.
채용 프로세스 개선
새로운 조직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며 채용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원래 입사지원서 양식이 없었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따로 받았습니다. 입사지원서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1. 서류심사에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
증명사진을 비롯해 주민등록번호, 가족관계, 신체사이즈, 출신학교, 학점 등 슬로워크가 채용을 할 때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보를 제출하는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인권침해 논란이 있기도 하고, 특히 주민등록번호 등은 만에 하나 데이터 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지원자에게 피해가 가는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입사지원서에서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서류심사 소요시간 증가
양식이 통일되지 않아 서류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심사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가 적혀 있지 않으면 따로 지원자에게 연락해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정보 유출에 따른 지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서류심사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심사를 위해 자체 입사지원서 양식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입사지원서 설계
기본 정보는 이름과 휴대폰번호, 이메일주소만 기입합니다. 과거에는 슬로워크 사무실과 멀리 거주하는 지원자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거주지 정보를 물어보기도 했는데, 서류심사 통과 후에 물어봐도 된다고 판단해서 입사지원서에 넣지 않았습니다.
이력사항은 최근 이력부터 과거 이력 순으로 기입합니다. 최근 이력이 과거 이력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력사항과 함께 수행 프로젝트를 기입합니다. 과거에 어떤 직장에서 어떤 직책으로 일했는지보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이력사항보다 더 자세히 기입하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과거에 직장 경험이 없어서 별다른 이력이 없더라도 프로젝트 경험(학교에서나 개인작업 등)은 있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수행 프로젝트를 기입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점점 더 URL로 포트폴리오 제출을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라면 behance나 dribbble URL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고, 개발자라면 github URL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인 홈페이지 URL을 기입해도 되고, 따로 파일을 제출해도 상관 없습니다.
가장 고심한 부분이 사전질문입니다. 정답이 있는 질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답변을 통해 지원자의 생각과 경험을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지원자가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며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희망연봉일 것입니다. 그 고민이 최대한 줄어들도록 범위로 기입하도록 했습니다. 단순한 희망연봉이 아니라 ‘이 회사를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경계선'과 ‘크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금액', 그리고 ‘기대 이상 금액'을 기입하도록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지원자와 협상할 여지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채용부터 추가된 부분이 레퍼런스 확인입니다. 지원자를 추천해줄 수 있는 4명에게 지원자의 평판을 질문하게 되는데, 정보의 다양성을 위해 그 중 1명은 반드시 지원자의 장점과 단점을 고르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입사지원서에서 추천인의 개인정보를 받는 회사도 있는데,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자문을 받은 결과 내가 아닌 타인의 개인정보를 자의적으로 입력하면 위법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입력 URL을 전달하고, 추천인이 직접 자신의 연락처를 제출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를 받습니다. 입사지원서의 개인정보는 지원자에 대한 심사가 끝날 때까지만 보유합니다. 다만 지원자가 합격할 경우에는 3년 간 추가로 보유합니다.
새로운 입사지원서는 스티비 서버개발자 채용과 디자인솔루션본부 프론트엔드개발자 채용에 이미 적용되었으며, 향후 보완을 통해 계속 사용할 계획입니다.
입사지원서 양식 개발을 비롯해 채용 과정 전반의 개선에 도움을 주신 애자일컨설팅의 김창준님께 감사드립니다.
by 펭도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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