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라는 용어는 매우 광범위하고도 애매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 종류만 해도 제품 디자이너부터 편집 디자이너, 웹, 모바일 디자이너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스크린 기반의 인터페이스 디자이너인 UI, UX의 개념은 디자이너조차 혼돈에 빠뜨립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헷갈리는 기술/미디어 기반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전적 정의 (출처: 두산 백과, 미디어 백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비슷하지 않은 듯한 느낌입니다. 흔히 UI는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UX는 프로토타이핑 툴과 관련이 깊은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이 불명확한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사전이 아닌, 실제 프로젝트가 발생하는 회사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술, 미디어 분야의 선도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애플의 채용공고를 살펴보았습니다.
UI 디자이너
직무 내용 설명(Job description)을 살펴보면, 구글의 비주얼 디자이너는 아이코노그래피, 타이포그래피, 색, 공간, 텍스처를 종합적으로 사용해 사용자들이 제품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합니다. UI를 비주얼적으로 제시하여 정보의 가독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또한 비주얼 디자이너를 UX 직군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UI 디자이너 대신,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라는 직종이 있습니다. 역시 UX/디자인 직군으로 분류됩니다. 직무 설명에는 디지털 프로덕트와 브랜드 디자인에 능한 디자이너를 찾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작업하는데 익숙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프로덕트 디자인과 프로젝트 전략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합니다. 프로그래밍 경험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구글과 동일한 비주얼 디자이너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직무 분석에는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디자인하며, 비주얼 디자인 팀, UX 디자이너, 에디터, 제품 팀과 협업한다고 소개합니다. 구글, 페이스북과 다른 점은 비주얼 디자인과 UX 디자인 직군을 구분해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프로덕트 디자인보다는 애플 자체의 브랜딩, 광고, 매체 등에 사용될 비주얼을 제작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요약
애플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에서 UI 디자이너는 UX 직군으로 분류됩니다. 통상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프로덕트 UI 디자인에 관여하기도 하지만, 회사의 비주얼 브랜딩에도 관여합니다.
UX 디자이너
따로 UX 디자이너라는 직책은 없습니다. 다만 UX 디자인 매니저가 UX 팀의 리더로 업무를 이끕니다. 팀 리더이자, 매니저로서 총체적인 디자인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UX 설계, 반복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해야 하며 일관성있고 포괄적인 UX를 구축해야 합니다. 웹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관련 포트폴리오가 필수입니다.
페이스북 프로덕트 디자인 VP인 Julie Zhuo의 블로그
페이스북에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브레인스토밍에서 픽셀 수정까지 제품 개발의 모든 과정에 참여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비주얼 디자인 등을 모두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딩에 관여하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보다는 좀 더 프로덕트 자체의 디자인이 중심이며, 차이점은 프론트엔드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애플의 플랫폼인 iOS, OSX, 웹 앱 등의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맡습니다. 다양한 플랫폼 상의 복잡한 인터랙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테일을 볼 줄 알고, 인터랙션과 비주얼 디자인 스킬을 통합적으로 갖춰야 합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Sketch, Axure를 능숙하게 다룹니다.
요약
UX 팀 내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프로덕트 디자인 전반을 다룹니다. 그런 만큼 웹과 모바일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디자인에 익숙해야 하며,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인터랙션 디자이너
구글 인터랙션 디자이너는 전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이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디자이너, 리서처, 엔지니어 팀과 협업해야 합니다. 사용자 흐름(user flows)과 와이어프레임의 프로토타이핑이 가능해야 합니다. HTML과 자바스크립트 역량은 플러스 요인입니다.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팀의 멤버로서 맥과 iOS의 비주얼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담당합니다. 인터랙션 디자인, 비주얼 디자인 스킬을 갖춰야 합니다. 업무적으로는 UI 디자인에 가깝습니다.
요약
인터랙션 디자이너의 개념은 회사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구글 인터랙션 디자이너는 UX 디자이너의 업무와 비슷한 역량이 필요하며, 애플 인터랙션 디자인은 UI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세 기업의 디자이너 채용공고를 살펴보았는데 기업 마다 요구하는 역량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동일한 ‘비주얼 디자이너’ ‘인터랙션 디자이너’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업무 내용은 달랐습니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공통점을 찾아내어 정리를 하자면
UI 디자인, 비주얼 디자인은 주로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며 기업의 전반적 브랜딩에도 관여한다
UX, 인터랙션 디자인은 각 회사의 프로덕트 디자인을 다룬다. 웹, 앱 디자인,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프로토타이핑 툴을 다룬다
대부분 UX를 큰 틀로 두고, 각각의 디자인 팀들이 존재한다
UI, UX라는 분야가 소개 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났고, 그 경계는 흐려졌으며 많은 기업들에서 두 역량이 결합된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비주얼(그래픽) 디자이너와 UI 디자이너의 구분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특히 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미디어 기업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경계가 흐려지고 모호해지는 디자인 영역에서, 앞으로 어떤 디자인 분야에 종사할지 고민인 학생, 현재 자신의 디자인 역할에 의문이 든 디자이너는 다른 기업의 채용공고를 보면서 역량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각 기업마다 사용하는 용어에 차이가 있으며 요구하는 역량도 달랐지만, 살펴본 세 기업 모두 공통적으로 중요시한 것은 다른 팀, 디자이너와의 협업 능력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by 돼지 발자국
참고: Google Careers, Work at facebook, Jobs at Apple, Fast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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