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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Slowalk

슬로워크 법정의무교육, 이렇게 합니다 | 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우리는 장애인 구성원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을까?

법정의무교육은 올바른 직장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해요. 성희롱 예방 교육, 개인정보 보호교육,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 퇴직연금교육, 산업안전·보건교육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슬로워크에서는  지난해 법정의무교육을 '네이버 파트너 ED'를 통해서 온라인 영상강의로 진행했어요. 다 같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원격근무로 해외에서 일하는 구성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강의 내용은 알찼지만, 같은 내용을 올해에도 들을 순 없었어요. 해당 내용이 구성원에게 잘 와닿지 않는다는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올해 법정의무교육은 슬로워크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고 의미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기획에 특히 신경을 써서 진행했어요. 우리의 법정의무교육 준비 과정이 많은 조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What: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올해 법정의무교육을 담당하면서 작년 슬로워크의 교육 진행 자료를 찾아보던 중, 이 전 담당자가 남겨둔 리포트를 발견했어요. 리포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습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은 2018년에 처음 오프라인 교육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슬로워크는 일반적인 회사이지만, 인권 감수성은 어느 그룹에 견주어도 평균 이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장애인 인식개선 분야에서는 첫 교육이기 때문에 아주 기본적이고 평이하지만 매우 중요한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우리 곁에 존재함의 당연성에 대하여 "왜 우리 옆에 실제 비율만큼의 장애인들이 보이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을 테마로 하였습니다.

기존 태도에서의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점 내지 계기로서는 약 절반 정도가 도움이 되었다, 과반 정도는 평이한 내용 덕분에 행동의 적극적 변화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은 약간 아쉬움이 있다는 판단으로 추정되는 응답의 결과가 있었습니다.

더 알아보고 싶은 영역으로 '실제 IT/디자인 회사의 장애인 또는 단체를 만나거나 사례를 알면 좋겠다.', '장애인 적합직무 세계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싶다.'와 같이 장애인 인식개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된 영역에서 더 심화 학습할 수 있는 부분을 알고 싶고 실제 유사직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장애인 또는 단체를 만나보거나 간접 장애체험 등을 통한 교육을 희망하는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진행 준비와 내용에 관련한 내용은 없었지만, 결과에 대한 분석이 자료로 잘 정리되어 있었어요. 앞으로 해당 교육을 담당하게 될 담당자에게 보내는 당부의 말도 함께 적혀있었죠. 덕분에 2019년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 주제를 정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성원이 무엇을 더 알고 싶어 하는지, 우리의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강사님을 찾는 것이 저에게 남은 과제였습니다.


Who: 누구와 준비할 것인가? 
저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제대로 들어본 경험이 없었어요. 보통의 경우에는 회사에 전화나 팩스로 "우리가 법정의무교육을 무료로 진행해주겠다."고 연락 오는 곳에서 진행하고, 형식적인 기관 소개를 한 뒤에 금융상품을 홍보하는 시간으로 교육이 이루어졌거든요. 그래서 홍보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하는 곳을 어떻게 알아보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이 많았답니다.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정말 다행스럽게도, 슬로워크와 인연이 있었던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장 박원진 님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팀원이 공유해 주었습니다. 또, 교육 가능 여부도 함께 확인해주었죠. 2013년에 '에이유디 컴퍼니'의 리플릿을 슬로워크에서 디자인했었고, 이후 느슨한 관계로 연결되어 왔어요. 시간이 흘러 에이유디는 포럼이나 강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각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정보 접근을 지원(문자 통역)하는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이 되었고,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진 님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슬로워크의 고민, 구성원에게 의미 있는 교육 내용을 함께 고민했고 다음과 같이 주제와 내용을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 주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청각장애인 이해
    • 청각장애인에 대한 해부학적(병리학적), 사회학적(농 문화, 난청 문화 등), 청각장애인이 인지하는 소리 등 특징에 따른 이해
    • 실제 청각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과 사례, 추천 직무 등 공유

How: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슬로워크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현장)

원진 님은 청각장애가 있어서 보조 장치로 소리를 듣고, 상대의 입 모양과 표정 등을 관찰하여 내용을 이해합니다. 원격으로 참여하는 구성원의 음성만으로는 질문이나 답변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해당 내용을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빠띠 타운홀'을 사용하여 질문을 받아 화면에 띄워 읽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원진 님의 이야기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가급적 오프라인 참여를 안내했죠.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교육이 진행되었어요. 원진 님은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했고, 구성원들도 잘 듣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입 모양과 표정, 몸짓, 눈빛 등 모든 것을 보면서 듣기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 발음도 어느 정도 유추해 이해할 수 있었지만, 부득이하게 원격으로 참여하신 분들은 발표 화면과 마이크를 타고 전달되는 음성만 들리기 때문에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있기도 했어요. 

교육을 마치고, 원진 님이 저에게 남겨주신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정된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을 알려주려다 보니, 소개하고 싶었던 회사의 사례가 많았는데 이론 설명에 시간을 너무 많이 사용한 것 같아 아쉬워요. 내년 교육에서는 더 많은 사례뿐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체감할 수 있는 심화 과정으로 준비해서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적인 교육이 아니라 심화 내용으로 진행되어 구성원의 집중하는 모습과 적극적인 태도(질문 등)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몸이 불편한 구성원을 배려할 수 있는 원격 참여 및 타운홀 기능을 활용한 질의응답도 무척 좋았고요."

구성원이 적어주신 평가 설문지에는 "교육 주제와 관련하여 실제로 장애를 겪고 계신 분이 강의해주시니 더 와닿고 이해가 되었다",  "공감도가 높은 교육이었고, 청각장애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어 주신 점이 좋았다", "이론으로만 진행되어 아쉽다, 현장에서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방식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장애인을 구성원으로 맞이할 준비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었어요. 아직은 업무 환경이나 여러 부분에서 준비된 것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장애인도 슬로워크에서 함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나씩 준비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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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슬로워크 라이프매니저 혜룡
이미지 | 슬로워크 디자이너 길우
편집 | 슬로워크 마케팅라이터 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