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SPAIN (스페인을 도와주세요)"
라는 글귀가 적힌 보드판 위에 마치 돈을 달라고 벌린 손 모양의 석고상이 있습니다.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 석고상은 바로 바르셀로나의 비주얼 아티스트 Octavi Serra, Mateu Targa, Daniel Llugany and Pau Garcia 이 네명이 'Hands'라고 이름 붙인 작품들 입니다.
이들은 다양한 포즈의 손 모형을 경제위기에 처한 스페인의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끌기 위해 각기 의미있는 공공장소에 배치했습니다. 예를 들어, 'begging hands(구걸의 손)’은 'Help Spain’ 이라고 적힌 보드판 옆에 배치했고, 총을 들거나 밧줄을 손에 쥔 조각상은 현금인출기 옆에 설치했습니다.
국제 금융 위기로 인해 지난 한해 동안 수천개의 교육 및 건강 프로그램이 축소되었고, 55%를 웃돌던 25세 미만의 청년 실업률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긴축재정으로 스페인 국민들은 매일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종의 과도한 의존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통한 민간 가계의 부의 증가는 스페인 경제에 대한 과도한 낙관주의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경기 호황기가 영원히 유지될거라 믿었던 국민들 스스로의 낙관적인 의식 또한 문제였다고 하는데요.
'Hands'는 바로 이 경제 위기가 닥치기 전까지 장기간의 경제 호황기 동안 좋게만 보였던 지표들이 가리고 있던 어우둔 진실에 대한 경고를 의미하는 듯 합니다. 신랄하고 날카로운 설치물은 작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줍니다. 정부의 책임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책임에 연결되어있다는 메세지를 말입니다.
경제위기의 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한 이 설치물은 크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거리를 지나던 많은 행인들은 사진을 찍고 조각상과 함께 포즈를 취하기도 합니다. 손 위에 돈을 쥐어주고 떠나는 꼬마도 있네요.
경기불황으로 굳게 닫힌 상점의 셔터를 여는듯한 제스처를 한 모형도 있구요.
먹고살기에도 바쁜 어려운 경제 속에서 예술을 돌아볼 여력도 없었겠지요.
새해 들어 스페인의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어느정도 회복되어 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여기에는 스페인 국가의 결단력있는 긴축재정과 그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분담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과거 외환위기를 겪었던 우리나라도 이같은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어야겠습니다.
출처 : HANDS, Brooklyn Street Art
by 나무늘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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