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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우리 조직에 딱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19가지 질문

첫 만남에 질문이 너무 많죠? 계속 만나고 싶어서 그래요

*이 블로그 글은 6월 3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슬로워크의 온라인 세미나 제1회 오렌지라이브 '홍보의 시작, 콘텐츠 기획 101'의 기초가 되는 글입니다. 글쓴이인 콘텐츠 기획자 최지은 님이 생생한 프로젝트 예시를 통해 조직에 딱 맞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노하우를 전합니다. 이 글을 유용하게 읽어보시고 오렌지라이브도 지금 바로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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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에는 콘텐츠팀이 있습니다. 저희는 고객과의 첫 미팅에 질문을 참 많이 하곤 합니다. 그냥 고객이 해 달라는 대로 작업을 해도 될 테지만, 굳이 길고 긴 질문의 릴레이를 이어갑니다. 그 과정을 통해 고객의 진짜 생각을 짐작해 보고, 거기에 우리의 주파수를 맞춰봅니다. 콘텐츠 과업은 고객의 '생각'을 가능한 한 정확히 읽어내어 저희가 대신 최선의 방법으로 표현해 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슬로워크 콘텐츠팀이 첫 미팅에서 건네는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콘텐츠를 좀 만들어 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아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먼저 생각해 보세요. 훨씬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수 있답니다. 만약 답변을 찾기 어려운 질문이 있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답을 찾아가는 것부터 저희가 함께하니까요.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보다, '왜 만들고 싶은지'가 더 궁금해요

작업 문의를 하기 전, '무슨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는 조금이라도 윤곽을 잡아두어야 합니다. 구체적일수록 좋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왜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왜' 가 명확하면 무슨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왜'가 확실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절한 기획을 제안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산을 절약하면서 목적에 더 잘 맞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더 쉽게 만들면서 더 오래 쓰일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왜 만들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은 첫 미팅에서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뒤에 이어질 그 어떤 질문보다도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무언가를 대답하지만, "....이긴 한데...."로 끝나곤 합니다. 더 슬픈 경우도 있습니다.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요." 상사, 경쟁사, 유행이 시키니까 일단 알아보는 거죠.

그렇다면, 저 질문을 조금 쉽게 조각조각 나누어 볼까요?

- 조직/브랜드/상품/서비스의 콘셉트가 무엇인가요? (콘텐츠의 콘셉트는 묻지 않습니다)
- 비즈니스/서비스의 타깃은 누구인가요?
- 현재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고객은 누구인가요? 그들은 왜 여러분을 좋아하나요?
- 앞으로 잡고 싶은 고객은 누구인가요? 이들은 왜 아직 여러분을 좋아하지 않나요?

콘텐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비즈니스/서비스가 성공에 다가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성공'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따져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가 아니라 '65세 전후의 (예비)은퇴자가 우리 서비스를 처음 발견하고 호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와 같은 목적을 말이죠.

모두에게 사랑받기 전에, 단 한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해요

다음 질문은 '콘텐츠의 타겟'입니다. 역시 어렵죠. '왜'를 명확하게 정리했다면 답변이 조금 수월해지지만,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꽤 많은 고객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라고 대답합니다. 비슷한 답변으로 "시민 모두", "전 국민", "누구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도 천만 관객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내기 어렵습니다. 콘텐츠가 사방에서 빛처럼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지금 만들어보려고 하는 콘텐츠와 비슷한 것, 그리고 더 나은 것도 대개는 이미 있습니다. 

이 와중에 콘텐츠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는 방법은 "사람들이 좋아할 콘텐츠"를 "(특정한) 사람들이 (어느 한 포인트 때문에) 좋아할 콘텐츠"라고 작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타깃의 범위는 좁으면 좁을수록 좋습니다. 펭수는 '초등학교 5학년'이 좋아할 캐릭터로 기획되었고,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지금도 펭수 콘텐츠는 계속 '5학년'을 위해 제작되고 있습니다. 타겟이 좁으면 제작 중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기준이 뚜렷하면 전하려는 메시지도 또렷하게 표현됩니다.

"콘텐츠를 통해 누구를 만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 역시 조금 쉽게, 작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 이전에, 혹은 지금 발행해 본 콘텐츠가 있나요? 누가 주로 이용하나요? 반응은 어떤가요?
-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는 채널은 현재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나요?
- 현재 상태에서 콘텐츠를 발행할 때, 누가 콘텐츠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나요?

만난 적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것보다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기존 고객이 1순위입니다. 콘텐츠는 고객을 팬으로, 팬을 다시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제작하는 것이니까요. 잘 사용할 수 있는 채널 안에 있는 사람들을 우선 찾아가 보는 것도 효율적입니다. 어웨이보다는 홈경기가 늘 유리하죠.

- 비슷한 내용의 경쟁사 콘텐츠가 있나요? 어땠나요?
- 찾아보신 것 중에 괜찮다고 생각한 콘텐츠가 있나요?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기존 채널의 방향이 어긋나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길부터 뚫어가며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이럴 때는 위의 질문부터 시작합니다. 괜찮아 보이는 콘텐츠가 마음에 든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면 그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문장으로 정의하지 못했을 뿐, 만나고 싶은 사람은 사실 고객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아니잖아요, 그럼 어른의 이야기를 해 봅시다

'콘셉트는 무엇인지'는 질문하지 않습니다. 그건 저희가 찾는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 가면 좋을지'는 함께 상의해야 합니다. 다음 질문들은 서로가 마음 상하지 않는 견적을 산출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 콘텐츠 재료는 모여있나요? 혹은 내부에서 모아주실 수 있나요?
- 모여있다면, 온라인에서 검색과 취합이 가능한가요? 혹은 인쇄물을 일일히 검토해야 하나요?
- 
재료 수집부터 시작해야 한다면, 재료는 문서/데이터의 형태인가요?
-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인터뷰, 취재, 답사, 체험, 촬영이 필요할까요?

언제나 현실적인 제약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희는 상황과 우선순위를 파악해서 '실제로 완성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합니다. 

- 얼마나 오랫동안 콘텐츠를 발행하고 싶은가요?
- 내부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있나요?
- 
기획에 얼마나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까요?
- 
제작 일정은 어느 정도인가요? 발행 일정은 어떻게 예정되어 있나요?
- 
전체 예산은 얼마인가요? 제작 과정에서 실비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어떻게 처리될까요?
- 
발행 일정 준수, 높은 완성도, 특정 KPI(조회수, 참여 인원 등) 달성, 셋 중에 하나밖에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위 질문들은 다른 질문들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콘텐츠를 '실제로 완성'하기 위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들입니다. 답변에 따라 콘텐츠의 형태, 분량, 기획, 구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과 콘텐츠의 콘셉트는 지켜지지만요.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의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300페이지 분량의 백서 작성 문의가 왔습니다. 기간이 1개월뿐인데 특정 일자에 반드시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책 대신 가장 중요한 정보를 추려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포그래픽을 제작하고, 정의된 콘텐츠 타깃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채널을 선정한 다음, 발행과 홍보에 나머지 자원을 사용해 '타깃 그룹에 성과를 널리 알린다'는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잘 몰라서 문의를 드렸습니다만...

걱정 마세요. 이 많은 질문들은 정확한 답을 듣고자 묻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 답변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어디서부터 고민을 시작하면 좋을지 알고 싶어서 문의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이 질문들로 길을 내면서 고객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을 조금씩 찾아 들어갑니다. 표면적인 이유와 함께, 그 아래 많은 층을 내려갔을 때에야 발견할 수 있는 본질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거죠. 

"SNS 팔로워가 영 늘지 않아서, 좀 짧고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들을 만들어 올리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고객을 만납니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1만 명의 SNS 팔로워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고 감동받은 100명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짧고 재미있는 영상 시리즈 대신 세심하게 설계된 프라이빗 체험 이벤트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 고객에게 더 효과적인 콘텐츠니까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한테 잘 맞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부담없이 붙이는 작은 스티커, 매주 발송되는 이메일 뉴스레터, 축제처럼 참여하는 이벤트, 좋아요를 부르는 사진과 영상, 조회수가 올라가는 웹 포스트, 차분히 읽어봄직한 한 권의 책, 한눈에 들어오는 인포그래픽 포스터, 데이터가 축적되는 웹사이트, 전문가가 완성하는 심도 깊은 자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캠페인 등등, 콘텐츠의 외형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이 중에 최적의 선택은 가장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 가장 최신의 기술을 사용한 것, 가장 트렌디하고 힙한 것이 아닙니다.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첫 미팅에서 이어가는 질문의 릴레이는 "이번에는 그것이 무엇일지" 한 걸음씩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질문이 너무 많다고 부담갖지는 말아주세요. 슬로워크는 여러분이 진짜 원하는 것, 여러분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꼭 찾아드리고 싶습니다.


글 | 슬로워크 콘텐츠 기획자 최지은
이미지 | 슬로워크 책임 디자이너 길우
편집 | 슬로워크 브랜드 라이터 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