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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구전으로 내려오는 인쇄・제작 꿀팁

기록하여 전달하기에는 사소하고, 그렇다고 모르고 있기엔 치명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구전으로 내려오는 실무 팁들인데요, 저는 인쇄 기반 디자인 실무를 7년가량 해서 인쇄・제작에 관련한 자잘한 지식(?)을 조금씩 쌓았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었고, 경험(실수)으로 깨달아 왔는데요. 조금이라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서 제 경험을 기준으로 요긴했던 인쇄・제작 실무 팁들을 정리했습니다.

보통의 인쇄 경험으로 배운 팁


가로쓰기
텍스트를 세로로 바꾸려면 어느 방향으로 돌려야 할까?

가로로 쓰인 텍스트를 세로로 돌려서 배치할 때가 있죠? 가장 일반적인 상황은 책등(세네카)이나 쪽표제를 디자인할 때인데요, 시계방향으로 돌릴지 반시계방향으로 돌릴지 고민에 빠질 수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돌려도 되지만, 기본적인 법칙이 있어요. 바로,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정보를 읽을 때 시선을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려놓으면 시작점이 밑으로 가기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어요. 순간적으로 시계, 반시계 방향이 헷갈린다면 책장에 꽂힌 책들의 책등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형압, 박 인쇄는 적용 면적이 클수록 비싸다


형압, 박 인쇄는 동판을 만들어서 종이에 찍는 방식입니다. 디자인 모양에 맞춰 동판이 제작되는데, 적용 면적이 클수록 동판이 커지기 때문에 비용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전체 면적의 일부에 로고만 박 인쇄를 하면 저렴하지만, 전체 그래픽에 적용한다면 견적이 훨씬 비싸져요. 형압이나 박이 인쇄되는 결과물의 디자인 수정을 할 때는 크기를 꼭 유의해주세요! 참고로 인쇄소에서 한 번 쓴 동판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 같은 모양을 다시 사용한다면 동판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모조지 인쇄는 어두운 사진을 조심하라


저렴한 단가 덕분에 자주 사용하는 모조지! 그렇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색상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모니터로 봤던 색상보다 채도가 많이 떨어져서 나오고, 특히 어두운 사진은 더 어둡고 톤 대비가 약해져서 형태가 잘 구분되지 않게 나옵니다. 그래서 어두운 사진은 가능한 밝게하고 톤 대비를 더 줘서 보정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특성은 모조지뿐만 아니라 비슷한 재질의 무광지(광택이 없는 종이)에서 대부분 유사하게 표현되니 유의해주세요. 색상 표현이 중요한 제작물이라면 색상이 잘 나오는 유광지(비슷한 가격대는 아트지, 스노우지 등이 있음)를 선택하는 게 좋겠죠?

 


스티커 뒷면은 노란색과 흰색 중 지정할 수 있다


스티커를 제작할 때 놓칠 수 있는 부분인데요, 뒷면 색상을 노란색과 흰색 중에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작 발주할 때 뒷면 색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 보통 노란색으로 진행이 돼요. 나중에 스티커가 떼어지면 버려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좀 더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을 원한다면 흰색 뒷면을 지정하는 걸 놓치지 마세요.

 

낯선 방식의 제작 경험으로 배운 팁


같은 색상이라도 소재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주로 종이 인쇄만 하다가 색다른 소재로 제작할 땐 다소 긴장을 합니다. 왜냐하면 소재에 따라 인쇄 색상은 천차만별로 표현되기 때문이에요. 최근 광택이 있는 방수천 재질에 팬톤 컬러칩 기준으로 실크 인쇄를 했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거의 형광색처럼 인쇄가 되어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고객이 낯선 제작 방식을 요청하면, 이런 유의점을 고객에게 미리 안내해야 합니다.

 


비용이 들더라도 감리를 보거나 샘플을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


위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감리는 무조건 보는 게 좋습니다. 다만 일반 인쇄와 달리 감리를 요청하면 번거로워하는 편이어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망설이지 말고 비용을 들여서 반드시 감리를 보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감리 없이 인쇄를 진행했다간, 예상했던 색상과 다르게 결과물이 나와  전체를 다시 제작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어요. 일정상 도저히 감리를 볼 수 없다면 샘플이라도 퀵으로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제작비에 부가가치세가 빠진 함정을 조심하라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를 설명하려고 찾아보니 너무 어렵네요. 간단하게 최종 가격에 붙는 10%의 세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제작 업체에 제작비를 문의하면 단가나 총금액을 알려주는데요. 종종 별말 없이 부가세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부가세가 포함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해요. 10%면 적은 것 같지만 가격대가 높으면 생각지 못한 큰 금액이 붙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아마 해외여행 때 식당에서 겪어 본 느낌과 비슷할 거예요.

 


대부분 제작 기간이 매우 길다


보통 종이 인쇄에 비해 다른 제작 방식들은 소요 기간이 깁니다. 수량에 따라 다르지만, 느낌상 2-3주 이상은 걸리는 것 같아요. 일반 인쇄와 다르게 수작업인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작비를 알아볼 때는 일정을 함께 확인해주세요. 참고로 탁상 달력 제작 기간은 거의 한 달을 잡아야 하는데요, 삼각받침대 제작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달력 제작 성수기(10-12월)에는 주문량이 많아서 제작 업체가 바쁜 요인도 있어요. 이럴 땐 삼각받침대 디자인을 고객과 먼저 확정해서 발주해놓으면, 내지 디자인 기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답니다.


꿀팁이라고 하기엔 조금 사소한 내용이지만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도 있지요? 그래도 앞으로 제작 경험을 늘려갈 분들에겐 나름 유용할 수 있는 정보일 것 같아요. 인쇄제작 진행이 낯설고 서툴 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모든 인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그날까지 화이팅입니다!


글, 이미지 | 슬로워크 크리에이티브 사업부 디자인팀 팀장 황옥연
편집 | 슬로워크 오렌지랩 책임 디자이너 길우, 테크니컬 라이터 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