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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그린디자인, 그리고 오래된 미래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 사회적 기업 social enterprise, 윤리적 소비 ethical consumerism,

녹색 성장 green growth, 그린디자인 green design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위에 나열한 말들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이 말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합니다.

왜 이런 말들이 사회전반에 유행처럼 퍼져 있는 것일까요? 아마 이런 말들의 중심에 있는 것은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 즉 '친환경'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치 어떤 절대적인 명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지구를 위한 친환경일까요? 인류를 위한 친환경일까요?

 

어쩌면 친환경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정말 자연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사회를 지속적으로 영원히 영위하기 위한, 즉 인간을 위한 이기적인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이 시스템 안에서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진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구한 것이 내일 파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선 신나게 친환경이라고 말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고, 풍력발전소를 세우고, 또 그러는 동안에 한쪽에선 기름 유출 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일으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친환경, 원론적인 얘기긴 하지만, 친환경이란 결국 행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는 많은 관계가 무너진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관계가 무너진 이 사회 속에서, 친환경이란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고,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린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은, 즉 이런 관계들을 생각하는 디자인입니다.

 

여기 자연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오래된 디자인이 있습니다.

 

 

최첨단의 발전된 기술이 인간을 풍요롭게만 만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작은 생각과 행동이 사람들을 더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만들곤 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은 최소한의 꾸밈으로 최대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만들어냅니다.

이미 몇백년 전 인디안 부족 중 하나인 아레요족들은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로 만든 의자를 사용했습니다.

자연이 주는 넝쿨 몇개를 빌려 의자를 만들었지요. ‘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 선인들이 남긴

생활의 지혜를 잘 활용하면, 단순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밀빨대를 사용했습니다. 밀은 쌀과 더불어 인류 역사 중에 가장 오래된

곡물입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중국보다 2천년 앞서 밀농사를 시작했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밀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래된 미래’ 속에 빨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한 디자이너가 바로 밀로 만든 천연빨대를 복원하였습니다. 재활용, 재사용도 가능하고 땅에 묻으면

흙과 만나 쉽게 분해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삶이 행복해지는 디자인은 높은 차원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디자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것이 아날로그적일수록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 삶을 향상시킬 수 있지요.

 

오늘날, 사람들은 그린디자인이라는 말을 많이 하면서도 아름답거나 예쁘거나 외형만을 봅니다.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린디자인은 바로 대지와 인간을 살리며,

그 관계를 회복하는 디자인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가치를 담은 디자인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해답은 이미 우리의 <오래된 미래> 속에 있습니다.

생태적 관계를 지향하는 미래지향적인 것.

 

 

"고대의 사회에서는 구체적인 생각과 노동이 구체적인 물질에 맞닿아 있었다.

노동과 노동의 소재, 그 어느 쪽도 똑같이 창조적이며 혁신적이었으며, 그리고 예술적이었다." -머레이북친